4-2. 김현식 가요제 – 누구를 위한 가요제였나
김현식 가요제가 끝난 지도 어언 일주일이 흘렀다. 이 글이 올라갈 때쯤이면 아마 더 지났을 수도 있겠지만.
걱정과 달리 비 오는 날씨는 김현식 가요제와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이라는 가사를 저절로 흥얼거릴 만큼.
하지만 에디터에게 있어, 김현식 가요제는 신촌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회의감이 들 정도로 굉장히 별로였다.

신촌에서 문화 행사가 최근에 많이 열리고 있지만, 신촌이 좀 더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던 신촌블루스의 엄인호씨의 말처럼 신촌의 문화행사는 양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질적으로는 썩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전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에디터가 말하고 싶은 바는 “뭘 하긴 많이 하는데, 정말 많이 하는 게 다다.” 라는 의미다.


에디터는 억지스런 행사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별로였을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억지스런 행사’는 흔히 어렸을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간 ‘○○시 특산물 축제’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는 게 이 행사의 주최 측이 서대문구청이다.
유재하 총 동문회가 주최하는 유재하 경연대회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알면서 왜 기대했니)
행사 목록에 ‘김현식 거리 선포’를 적어놓고서 당일엔 “김현식 거리를 꼭 만들겠습니다!” 라는 다소 정치적인 발언을 듣는 일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비가 와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이 외에도 유품 전달과 같이 기대했던 행사들은 다소 뜨뜻미지근하게 흘러가곤 했다.
무엇을 위해 이 행사가 진행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실력을 떠나 초대가수와 MC들도 이 행사와 얼마나 연관이 있고, 얼마나 어울리는지 의문이 들었다.

참가자들은 준비 기간이 짧았다며 아쉬운 소리를 했지만, 대부분 멋진 공연을 보여줬다.
같이 갔던 에디터는 ‘24’라는 남성듀오가 편곡한 골목길 노래가 자꾸 생각난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 가요제는 자작곡을 부르는 가요제가 아니기 때문에 ‘아티스트’라는 표현은 다소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김현식의 노래를 다시 부른다’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신진 아티스트 발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고 그 정도의 깊이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김현식 노래를 잘 부르네’ 정도였다.

짧게나마 기록하자라고 시작했던 글이 어느새 길어져버렸지만, 적어도 가을이 지나가는 때에 신촌 한복판에서 사람들과 함께 김현식을 조금이라도 떠올렸다는 점에선 이 가요제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약간은 뜨뜻미지근한 이 행사가 돈낭비 시간낭비로 흐지부지 계속되지 않으려면 깊이성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김현식 가요제뿐만이 아니라 신촌의 다양한 문화행사 자체에 대해서도 너무 성급하게 부풀리려고 들진 않았나하는 반성이 들었다.
By 지연

이번 가요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정말 그냥 그랬다.
전반부에 솔로로 노래를 부른 분들은 생각보다 노래를 정말 잘하셔서 놀랐다.
하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밴드 분들의 음악을 들으며 ‘같이 연주한지 얼마 안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급조의 스멜이 나게 된 이유는 한 달도 되지 않는 짧은 준비기간이나 참가자들의 역량부족일 수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이번 가요제의 목적이 불분명했기 때문이 아닐까. 에디터는 주최측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이 가요제를 기획했는지에 대해 찾아보려 애썼지만 이를 찾기란 힘든 일이었다.
김현식 가요제는 가요제로서의 특별한 의미보다는 신촌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 중 하나라는 느낌을 줬다.
참가자들 또한 이 가요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김현식의 노래를 ‘잘’ 부르려고 노력했고 그 이상의 느낌이나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김현식의 노래는 많이 들을 수 있었지만 신진 아티스트의 발굴에는 실패한 것 같다.(그래서인지 상금이 조금은 과분하게 느껴졌다..500만원…갖고싶다…)



김현식 가요제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뚜렷한 방향성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가요제를 조사하면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떠올랐다. 유재하 음악 장학회는 클래식 음악과 발라드를 적절히 접목하여 독창적인 음악을 만든 유재하씨를 추모하고 그의 뒤를 이을 싱어송라이터를 발굴, 지원하기위해 유재하 경연대회를 설립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작사, 작곡, 노래 모두 스스로 해야만 한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자신의 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그러한 창작의 고민들이 유희열, 스윗소로우, 김므즈씨와 같은 좋은 뮤지션들을 배출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와 같은 좋은 선례를 바탕으로 김현식 가요제도 깊이있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By 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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