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Hunch Brown
*잔치에서 가게를 대상으로 한 플레이스 취재는 거의 대부분 반드시 사장님 혹은 대표님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의 전제 하에 작성됩니다. 이번 플레이스인 <Hunch Brown> 역시 카페라는 가게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므로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플레이스는 여러분의 도움이 없으면 100% 완성될 수 없는 그런 형태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으므로 지금부터 오감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가여운 에디터를 도와 글을 완성시켜주시길 바랍니다.
신촌역에서 연대앞으로 이어지는 번화한 main road를 비껴나서, 창천교회를 옆에 끼고 구석으로 들어가면, 오밀조밀 모여있지만 어쩐지 휑한 느낌이 드는 골목길이 나타난다. 명물거리를 향해 골목을 슥슥 돌다보면, 엄청난 폰트 크기를 자랑하는 <Hunch Brown>(이하 헌치 브라운)이 드러난다. 아니 이런 구석에 이렇게 큰 카페가 있었단 말이야? 놀라서 들어가면, 신촌에서 이 카페를 모르는 사람은 너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듯 많은 사람들이 커피와 초콜렛을 음미하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밖에서 보면 이런 카페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곳인데 이토록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이유가 궁금해 오늘 밤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질문지를 잔뜩 주문해놓고 두근두근 사장님을 기다렸지만… 인터뷰보다는 손님들이 직접 방문하여 각자의 감상을 느끼기를 바라는 대표님의 아름다운 철학은 헌치 브라운의 매력을 자력으로 탐구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하여 에디터는 헌치 브라운 쪼렙이므로 하나의 질문 당 몇 개의 가설을 세워보고 헌치 브라운 고렙들의 정답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1.why 신촌?
헌치 브라운의 시작은 원래 숙명여대 앞이었다. 신촌에서 604번 버스를 타면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숙명여대에서 신촌으로 이사를 오게 된 이유와, 숙대앞과 신촌에서 가게를 운영할 때의 차이를 추측에 맡겨 보자면,
1)보다 많은 대학생이 운집해 있는 신촌에서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었다
2)여대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숙대 앞에서 지창욱을 닮은 대표님의 용모가 화제가 되어 원활한 가게 운영이 어려웠다
3)그냥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는데 때마침 좋은 조건에 신촌에서 자리가 났다
4)나는 모르지만 헌치 브라운 덕후들은 아는 소외감 드는 정답

이것은 오리지널 지창욱. 실물 사장님은 직접 방문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신촌에 위치한 다른 카페들과 헌치 브라운이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라면 헌치 브라운에는 항상 어딘가에서 영어가 들린다는 사실이다. 영어가 아니라도 프랑스어나 감도 잡히지 않는 외국어를 쓰는 외국인 손님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주변에 대학교가 많은 데다 연세대학교에는 외국어학당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촌에 외국인이 많다는 것 자체는 그렇게 특기할 만한 사항이 아니지만 확실한 건 다른 카페에 비해 헌치 브라운에는 외국인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이 곳의 어떤 점이 이 가게를 이토록 글로벌하게 만들었을까?
1)가게의 커다란 영어 폰트가 왠지 모르게 글로벌적(?) 친밀함을 준다
2)유학파 출신 사장님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 바다 건너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3)모든 메뉴를 프랑스식으로 구현한 헌치 브라운 메뉴의 현지스러운 오리지널리티(?)에 반해 한 번 오고 두 번 오고 세 번 온다
4)나는 모르지만 헌치 브라운 덕후들은 아는 소외감 드는 정답

헌치 브라운의 창가 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중세 유럽의 고딕양식이 돋보이는 창천교회.(※아닙니다)
사실 2번 질문에 대해서는 3번이 답일 것이라고 에디터는 거의 확신한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각종 디저트 제조과정과 로스팅 영상, 그리고 새로운 메뉴 소개를 보다 보면 이 곳의 사장님이 얼마나 가게의 메뉴에 자신감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 촠알못인 에디터이지만 음료를 시키면 900원에 즐길 수 있는 생초콜릿 한 알에서도 그윽하고 진하고 귀엽고 발랄한 초콜릿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무슨 패기인지 몰라도 생초콜릿과 클라식 쇼콜라를 함께 시켜서 온 몸을 초코초코니…아니 당도당도하게 만들었는데 생초콜릿과 클라식 쇼콜라의 초콜렛 맛이 확연히 구분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던 점.

생초콜릿. 어마어마하게 맛있다. 잘못 베어물면 앞니에 갈색 파운데이션이 묻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클래식 쇼콜라. 초콜렛 케잌에 초콜렛을 찍어 먹을 수 있어 초콜렛이 두 배가 돼 두 두배 두배 두.
낭낭한 콘센트 갯수와 아이스와 핫의 가격 차이가 없다는 것도 소소한 헌치 브라운의 매력. 덕분에 시험 시즌이 되면 신촌의 각 대학 등지에서 몰려든 가련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겹게 시험 공부를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사장님이 무려 공부할 때 좋은 제품이라며 추천하시는 “스플리터 트리플”도 준비되어 있으니 학생 손님에 대한 사장님의 애정이 담긴 견과류 오독오독 바수며 학업에 매진하도록 하자.

내가 스플리터 트리플을 먹는 이유는 공부를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지 다른 데에 이유가 있지 않습니다
(사진 출처 : Hunch Brown 페이스북)
인터뷰는 반기지 않는 사장님이지만 손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든 환영. 서비스로 생초콜릿을 톡톡 건네주기도 하고 원두와 카카오를 조금씩 주며 맛보라고 권하시기도 하고, 메뉴를 갖다 주시면서 초콜릿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말씀해주시기도 한다. 커다란 로스팅 기계가 주는 전문적인 매력(?)과 bgm처럼 깔리는 외국어와 잔잔한 분위기도 좋지만, 역시 초콜릿과 커피와 베이커리와 가게와 손님에 대한 애정이 이 외진 곳의 카페에 활력을 불어주는 가장 큰 매력요소가 아닐까.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45-6 (1층 헌치브라운)
영업 시간 : 11:00 am ~ 12:00 pm
문의 : 02-711-2728
페이스북 주소 : https://www.facebook.com/cafehunchbrown/?fre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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