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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6 · 01 · 27

30. 뉴욕B&C

Editor 은정정

– 번복 끝에 결정된 이 주의 플레이스

원래 가려던 곳은 여기가 아니었으나, 다른 잔치꾼들의 적극 추천으로 막판에 플레이스를 변경하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좋은 곳이라며 추천을 하면서도, 못내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여기 분위기 조용하고 괜찮아서 많이 알려지면 안 되는데.. ‘ 그렇다. 나만 알고 싶은 밴드 혁오… 아니. 나만 알고 싶은 플레이스, 뉴욕 비앤씨로 가 보았다.

 

– 브런치 카페? 식당? 빵집? 식료품점?

뉴욕B&C에서 B와 C는 각각 브랜드와 케이틀린 Bakery와 Cafe의 앞 글자를 따 온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는 베이커리 겸 카페구나! 라고 속단하기엔 섭섭하다. 이 가게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그로서런트(Grocerant)라는 신조어가 존재하기 때문. Grocery와 Restaurant의 합성어인데, 커피, 밥, 술, 빵, 그리고 식료품점까지 모든 것을 한 큐에 해결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오면 오른편에 왕빵 큰 옥수수캔과 파스타면 등이 진열된 식료품코너가 있다.

베이커리라면 빵을 파는 것이 인지상정. 오늘 구운 빵! 이라는데 그새 다 나갔다. 충정로 우유식빵 인기상품인 듯.. 맛있겠다.

 


– 혼자가 아니에요

언제나 나 혼자 탐방하고 나 혼자 이널뷰하고 오늘도 나 혼자 후우우우 우우우우…. 였는데 이번엔 미식가이자 대식가인 동네 친구 김동친과 함께했다.

I’m not alone

 

조용하다고 하기엔 생각보다 수다 떨며 식사중인 사람들이 꽤 있었다. 아마 한시에 도착해서인듯.

손님들을 쭉 훑어보니 음.. 자칫 파이홀*을 보는 듯했다. 모든 손님들이 여자(특히 여자 둘 구성)이었다. 물론, 우리도 그러했다.   (*연대 인근의 아담한 커피전문점. 달콤한 메뉴와 달달한 분위기로 여성 고객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 날은 보통 추운 날이 아니었다. 무려 5년만에 서울에 한파경보가 발령된 날이었다. 은혜롭게도 가게 내부는 천장 유리를 통해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어 몸을 녹일 수 있었다.

 

가장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았는데 아마 겨울철 명당이 아닐까 싶다.

 

*카페 팁*
메뉴판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커피 한 잔만 주문해도 OK.
커피 한 잔의 여유... 혹은 정당한 자릿세와 함께 노트북과 교재를 펼쳐 공부할 공간이 필요해서 이 곳을 방문했다면, 뉴욕비앤씨는 훌륭한 스터디 카페가 된다.
물과 앞접시를 셀프로 챙길 수 있는 선반 옆에는 다소 어두컴컴한 자리가 있는데, *멀티탭*이 있다. 충전이 필요할 땐 그쪽 자리를 사수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주문 후 기다리고 있는데 커플이 와서 멀티탭 자리에 앉았다. (이 가게 들어온 이후 첫 남자손님 입성..!) 식사 후 그 자리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포기했다. 커플들은 할 이야기가 뭐 그렇게 많은지 한 번 들어온 이상 웬만해선 금세 자리를 내어 주지 않는다.

사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을 땐 베이커리백반이 가장 많이 언급되어 있었다. 베이커리 백반은 수제 빵, 샐러드, 사이드메뉴로 구성되어 있는데, 매우 합리적인 가격 5천 원에 판매중이다. 빵과 샐러드 사이드메뉴의 종류는 그날그날 다르므로 오늘은 또 어떤 색다른 베이커리백반을 맛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가도 좋다. 이렇게 한껏 베이커리백반에 대해 열띤 언급을 했지만 정작 에디터는 그냥 본인이 먹고 싶은 거 먹고 글 썼지롱.

 

동친: 너 수제버거 리뷰 쓴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럼 나도 버거를 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

에디터: 아 그런 게 어딨냐. 잔치에 올릴 글 때문에 마음대로 메뉴를 못 고르게 하는 것은 인권 침해다.

 

 

 

- 주문내역 -
동친: 퀸즈팩 = 두부스테이크 + 샐러드 + 빵 + 콘샐러드 + 닭가슴살 토마토 토핑(선택가능하다)
그리고 오늘의 커피 추가
나: 뉴욕오리지널팩 = 크로켓 패티가 든 수제버거 + 샐러드 + 콘샐러드 + 감자튀김
그리고 (친구따라)오늘의 커피 추가
*레스토랑 팁*
'팩'은 말하자면 정식과 같은 개념이다. 한식당도 아닌데 반찬거리가 섭섭하지 않게 나온다. 그리고 천 원을 추가하면 한 끼 식사에 약간의 행복을 더 얹을 수 있다. 여기서 밥 먹고 바로 공부모드(혹은 수다모드)로 바꿀 계획이라면, 커피 사 마시러 굳이 딴 데 나갈 필요 없이 여기 엉덩이를 붙이는 것을 권한다.

사이드메뉴 종류: 에그스크램블, 달걀후라이, 소세지 1개, 밥 한 공기, 베이컨 두 줄, 오늘의 빵 4쪽, 콜라, 사이다, 오늘의 커피(드립커피), 쥬스(오렌지 or 포도)

잠시 후 이 사진은 동친의 인스타그램에 올라가게 된다.

 

퀸즈팩 두부스테이크에 두부가 적어도 반 모는 들어간 듯하다는 그녀의 평. 샐러드팩은 좀.. 몸에 유난떠는 사람도 아닌데 굳이 이걸 고를 이유가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닭가슴살 토핑으로 한껏 단백질량을 높이자 든든하고 건강한 한 끼가 되었다.

빵 위에 갖은 재료들을 얹어 먹으면 천국에 다녀올 수 있다.

 

사실 지난주 인바디를 재 보고 매우 충격을 받았었는데 요리 나오고 나니

가치관이 바뀌었다.

 

패티는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아니고 크로켓이다. 사실 이거 주문할 때 망설였던 것이 크로켓 (일본패치를 달면 고로케라 불리는 그것)을 내가 그닥 안 좋아할 것 같아서였는데, 2016년 들어 가장 쓸모 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반으로 쪽! 가르면 이렇게 됩니다. 크로켓이 매우 바삭바삭했음.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 다 배고파져라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동친의 평: 생각보다 배부르다. 행복하다.

에디터 평: 별 다섯 개 중 여섯 개 드릴게요. 넘치는 한 개는 팁이니 넣어둬.

 

잘 먹었습니다!

 

– 브런치 카페? 식당? 빵집? 식료품점?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 곳을 무어라 소개할 수 있을까? 정답은 이 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달려 있다고 한다. 그저 다양한 플랫폼을 가진 장르 짬뽕 가게가 아니라, 머무르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는 것이다. 이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산적인 고민을 한다니, 여기를 들를 때에는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뉴욕비앤씨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12길 39 (창천동 2-78번지)

영업 시간: 11:30 am ~ 1:00 am (일,월요일에는 오후 10시에 닫음)

문의: 070-7556-9863

페이스북 주소 : https://www.facebook.com/newyorkbnc

은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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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합니다

COMMENTS

댓글 2

    1. 은정정
      은정정 2016.01.29 10:38

      이런ㅠㅠㅠ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식사에 별 문제가 없었어서 큰 어려움 없이 플레이스를 선정하고 글을 작성했는데, 잔치가 소개한 가게의 샐러드에서 벌레가 나왔다니 저도 굉장히 당황스럽군요! 물론 과거에 벌레와 조우했던 그 곳(?)을 좋게 평가한 글이 올라온 걸 보신 댓글 작성자님이 더 당황스러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솔직하게 피드백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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