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신촌공항
신촌에서 인적 드문 곳을 찾으라면 바로 이 학교 뒤편이고, 그곳이 바로 신촌 공항이 있는 곳이다. 여섯시에도 대낮처럼 환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지만, 문이 잠겨있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두드려도 대답은 없었고, 결국 따로 연락을 드려야 했다. 30초도 채 되지 않아 문은 너무나 쉽게 열렸다. 정말 100% 예약제인 녹음실이기 때문에 예약시간이 다 되어서야 문을 연다고.
‘그냥 가봐야지. 내가 갈 때는 사람 없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찾아가서는 안 되는 곳이다. 솔직히 말해, 나도 두 번째로 방문한 거였다.

녹음실의 이름이 공항이라니 특이한 거 같아요.
보통 녹음실은 아무리 저렴해도 15만원은 들고, 몇십만원 대까지 올라가는 곳이 많아요. 저는 원래 보컬 전공이었는데, 주변에 녹음실에 자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꿈을 찾아 날아간다, 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그 사람들을 비행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녹음실이 그 사람들을 날려보내줄 수 있는 공항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하. 혹시 사장님도 아직 음악 쪽으로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그렇죠. 말씀드렸다시피 보컬을 전공한 것도 그렇고, 밴드도 계속 해왔죠. 그렇지만 지금, 2-3년 정도는 녹음실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이래저래 안 풀린 것들도 많았고, 여기에 흥미를 붙이기도 했구요.
녹음실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지 궁금해요.
2014년 9월이요. 그 전까지는 제가 보컬을 전공하기도 했고, 음악 쪽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죠.
얼마 안 되었네요. 지금은 녹음실의 사장님인데, 어떻게 녹음실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과거 제가 음악 쪽에서 활동했을 때는 이런 곳이 정말 없었어요. 제가 중학생 때인가, 안산에서 하나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까만 계란곽이 둘러진 곳이었는데, 사실 방음이 잘 되는 건 아니죠. 그래도 저렴해서 중학생이 찾아갈 만한 곳이었어요. 저는 그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나도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만들었죠. 지금은 시간당 2만원을 받고 녹음을 진행해드리고 있어요.
노파심일 수 있는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신촌공항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 자리가 저희 할머니께서 사시는 곳이에요. 그래서 월세 대신 용돈 드리는 걸로 유지하고 있어요. 먹고 사는 문제야 뭐.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싶은 거 가끔 할 수 있는 정도. 저는 그 정도만 되어도 충분한데요(웃음).

지금은 꿈을 이루신 거죠. 아마 본인이 녹음할 때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많이 다르죠. 지금은 주로 녹음 후에 그걸 만지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으니까. 하면서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 손님들도 영상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들르시기도 하구요. 제가 처음 손님을 받았을 때 그랬어요. 그 친구들은 굉장히 재미있게 자기들끼리 영상 촬영도 하고 노래도 하고 하더라구요.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시는지 궁금해요.
말했다시피 제가 이 곳을 차린 것은 음악에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였어요. 그렇지만 대부분은 이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분께 선물하려고 많이 오시구요. 또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본인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오는 분들도 많죠.
기억에 남는 특이한 손님도 있을 거 같아요.
일단 저는 거의 대부분의 손님을 기억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굳이 꼽자면, 처음 오신 손님과 또 전주에서 올라오신 손님을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두 팀 다 학생들이었거든요. 대학 입학 전 자기들끼리 추억 만드려 했던 거죠. 굉장히 발랄하고 재미있었던 친구들이었어요. 그분들처럼 그냥 아무 거리낌없이 와도 될 만한 곳인 거 같아요, 이 곳은.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열려 있고싶은 공간이기도 하구요.

신촌은 서울 중에서도 꽤 ‘비싼 자리’다. 어쩌면 그만큼 상업적인 측면이 강할 수밖에 없다. 상업적인 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간들에 대한 기록이 모여 문화가 된다는 취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곳을 발견하고 또 이런 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은 만든 사람과 만들어진 공간이 경계를 지을 수 없을 만큼 닿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촌공항 역시 그렇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그런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주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공간이다.
주소 : 서대문구 신촌로 11길 35-6
Open : 11:00 – 23:00
연락처 : 070-8291-7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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