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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16 · 11 · 04

26-3. 안코드와 영감들 (INTERVIEW)

Editor 누리

범상치 않아보인다. 이 세 남자.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코드(이하 ): 저는 안코드예요. 세계 여행하는 음악가 안코드.

탁보늬(이하 보늬): 저는 바이올린 연주하는 탁보늬라고 해요. 한국인! 한국인입니다. (강조)

Tebogo(이하 ): I’m Tebogo the SaxJunkie.

 

안코드씨가 직접 탁보늬씨와 Tebogo씨를 버스킹 메이트로 섭외했다고 들었어요. 두 분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 보늬는 버스킹을 아니까. 보늬랑 계속 버스킹 하면서 버스킹 친구가 돼버렸고. 음악이 맞으니까 만나자 만나자 하고, 이렇게 계속 하자하자 하다가 된거지. 음악적으로 보늬는 날 이해하고, 나도 보늬를 이해해. 음악은 섹스랑 똑같이 오래 만날수록 좋아져. 얘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나도 그걸 알지.

Tebogo는 내가 세계 여행하면서 만난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야.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표도 보늬랑 같이 돈 모아서 얘 걸 내줬어. 물론 갚아달라고 할 거지만 . (단호)

 

옛날에 탁보늬씨도 음악은 귀로하는 섹스라고 했던 것 같은데. 두 분이 비슷하네요?

: 같이 섹스 하니까 우리.

S..sorry?

보늬: 음악적으로 같이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뭐 비슷해요 사실.

: 음악을 하는 사람은 클래식 연주자 아니면 똑같이 말할 걸? 클래식 연주자는 자기 표현보단 하라는 대로 해야되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현해야되잖아. 그래서 음악을 하는 이유가 다른 거지. 즉흥적인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은 거의 다 섹스랑 음악을 비교할 거라고 생각해.

 

아이컨택 (꺄)

 

안코드씨의 첫인상 어땠나요?

: Um. Yeah. 그냥 이모습. Gypsy 그 자체였어. 사람이 자유로워 보였지.

보늬: 난 정말 무서웠어요. 지하철에서 버스킹 하고 있는데 어떤 외국인이 “움(힘빡!)” 이러면서 와가지고 갑자기 기타통을 딱 열더라구요. 보니까 내 바이올린 케이스 안에 있는 돈보다 많은 거예요. 그래서 ‘뭐지 저 새끼는?’ 하고 생각하는데, 나한테 같이 뭔가를 하재요. 저는 “아 싫다고. 난 싫다고 싫다고” 그랬더니 얘가 번호만 달래요. 그렇게 첫만남은 번호만 주고 헤어졌죠.

: 한번은 얘한테 어떤 공연 마지막 곡만 같이 해달라고 할까 해서 전화했지. 근데 얘가 잘 모르겠대. 그래서 “한곡만 해줘. 5만원 줄게.” 하니까 오더라.

 

자유분방한 버스킹 현장

 

11월 4일 금요일. 어마무시한 공연을 준비중이라고 들었어요. 저번 공연과 어떻게 다른가요?

: 일단 모든 게 두 배야. 오는 관객, 우리의 실력, 티켓 값, 장소 크기까지 모두 두 배지. 이만큼 뭔가를 열심히 기획한 게  평생 없어. 우리가 지금 버스킹을 하면서 표를 팔고 있는데, 하루에 30~50장 팔려. 하루에! 그게 말도 안되는 거지.

 

이번 공연은 어떤 컨셉으로 진행되는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해요.  

: 사람들이 콘서트 언제 다시 하냐고 물어보잖아. “You wanted another one.” 해서 <WANTED>라는 단어로 제목을 정한거지.

보늬: 아 그런 컨셉이었어? 난 이제 알았어.

: 또 내 여행에서 아주 소중했던 보물 같은 존재들을 보여주고 싶었지.

 

공연의 또 다른 타이틀이 <안코드와 영감들>이잖아요. 저는 처음에 영감들이 the old men인가? 했었는데, inspiration이더라구요. ‘영감’이란 단어에 담겨있는 의미는 뭔가요?

: 처음엔 그냥 안코드였는데, 밴드랑 같이 리허설 하면서 내 혼자 힘으로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했어. 안코드 콘서트는 맞지만, ‘안코드와 something’ 이렇게 가야할 것 같았지. <안코드와 친구들> 뻔하다. <안코드와 얼굴들> 뻔하다. <안코드와 썅놈들> 음. 어떻게 뭘 해도, 나보다 아래 같은 느낌인거지. 안코드가 위에 있잖아. 그러다 역발상으로 <안코드와 안코드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을 생각해낸거야. 기획자분한테 말씀드렸더니 영감이 무슨 뜻인지 아냐고, old men이라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야 형!” 대답했지. 근데 뭐 이중적인 의미로 가도 괜찮겠다 싶어서 <안코드와 영감들>이 탄생하게 된거야.

 

보통 공연은 5시에서 8시 사이에 시작하잖아요. <안코드와 영감들> 공연은 9시에 시작하는 게 특이한 것 같아요.

: 그때가 제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대라고 생각해. 또 직장 다니는 관객들은 퇴근하고 봐야 마음이 놓이잖아. 난 관객들이 음악에 완전히 빠졌으면 좋겠어. 또 막차도 태워야 하고. 그래서 기획하는 도중에 팬들한테도 물어봤지.

“몇시가 좋을까. 8시 반?”

“아 나 8시 반 퇴근인데.”

“그럼 9시에 해주겠어.”

“진짜?”

“어, 너를 위해.”

 

너를 위해~ 예~

 

세 분 모두 즉흥적이고 또 자유분방한 것 같아요. 함께 공연을 하고 지내다 보면 재밌는 일들도 많겠지만, 그만큼 힘든 일들도 있을 것 같은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 음. 우리는 여러 가지 공통점들을 공유하고 있어. 일단 다 방랑자들이야. 자유롭지. 우리는 누군가에게 구속되는 걸 싫어해. 또 혼자 독립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지. 그러니까 우리가 같이 생각을 나눈다는 건 우리 스스로에게 도전이 될 수도 있어. 감정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더 크게 보면서 서로의 다른 점들을 견뎌내는 거지. 그렇게 책임감을 얻는거고. 더 큰 그림을 보면서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거야.

 

거리에서 하는 버스킹과 공연장에서 하는 콘서트는 다르잖아요. 공연할 때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지 궁금해요.

: 버스킹이 더 재밌지. 내가 원하는 걸 연주하고. 시작하고 싶을 때 시작하면 돼. 또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해도 되는 거야. 원하는 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거지. 내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훨씬 더 재밌달까.

보늬: 그냥 너무 달라요. 다 세팅되어있는 공연장에서 짜여진 공연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 계속하면 또 찌드는 것 같아요. 버스킹은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즐길 수 있으니까. 나한테 더 집중할 수 있죠.

: 보늬의 말에 다 동의해.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건, 버스킹은 관객이 안보고 싶으면 안봐도 돼. 콘서트장으로 공연을 보러가면 예의상 끝까지 보잖아. 그런데 사람들이 버스킹 볼 땐 그렇지 않아. 보고 싶으면 보고, 안보고 싶으면 가지. 그런 순수하고 솔직한 관객이니까. 우리도 음악을 거기다 맞춰줘야 돼. 사람들이 보다가 깜짝 놀랄만한 게 있어야 한단 말이야. 보다가 ‘괜찮네? 나 어디 가고 있었더라? 아 맞다 가야 되네!’ 이런 생각 할 시간을 주면 안돼.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더 재밌게 만드는 거고, 우리도 더 즐기게 되는 거지.

 

내가 바로 탁보늬다!

 

그렇다면 이번 콘서트는 안코드씨의 버스킹을 지켜봐주고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선물같은 건가요?

: 맞는데 달라. 이번 콘서트가 버스킹과 다른 점은, 거의 다 내 곡들이라는 거야. 그 곡들을 다양하게 편곡하면서 준비하고 있지. 클래식한 요소들이 보늬랑 뎁한테 많이 있어. 어떤 부분은 편곡하다가 “야 보늬 너 이거 할래? 빈 공간 좀 채워봐” 해서 보늬가 연주를 해. 그러면 내가 그걸 듣고 “좋아. 그걸로 해줘!”하면서 밴드랑 같이 곡을 만드는 거야. 내가 곡의 뿌리야. 그래서 여기서 나오는 나뭇잎들은 밴드들인 거지. 뎁도 내 곡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 멜로디 라인들을 같이 짰거든. 원래 brass section이 있잖아. 그 부분을 색소폰이랑 바이올린 둘이서 이끄는 거지. 아무튼 이번 공연은 달라. 이렇게 한 적도 없고, 나한테 지금까지로서는 음악적으로 제일 소중한 무대니까, 내 음악이나 우리 팀을 좋아한다면 와. 이번 공연 놓치면 나중에 영상 보고 땅을 치며 후회할 걸.

 

여러분만의 버스킹 전략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나요? 특히 관중을 끌어모으는 노하우!

: 내가 살던 도시에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버스킹 장소가 없어. 그래서 내가 살던 곳과 여기에서의 버스킹은 많이 다르지.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진 않아.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눈 감고 연주하는 거야. 그러다 눈을 떴을 때 케이스에 돈이 차있는 걸 확인하고. 6~7명의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있어. ‘와우!’ 정말 멋진 순간이지.

: 응, 뎁은 전략이 없대. 그냥 느끼는 대로 하는 거래. 근데 나는 있어. 다른 버스커한테도 말하고 싶어. 보늬 네가 말할래?

보늬: (당황) 나, 나는 알잖아! 저는 별로 신경을 안 쓰거든요. 누가 있든 없든 상관 안하는 편인데. 얘는 그거에 대해서 열심히 전략을 짜요. 얘가 얘기할 거예요. 전 몰라요. (단호)

: 보늬랑 뎁은 역할이 비슷해. 음악을 듣고 음악적으로 반응하는 거지. 내가 음악을 깔아줘. 둘이 반응을 해. 내가 중간에서 뿌리 역할을 하면, 얘네들이 멜로디를 만드는 거야. 같이 하는 느낌으로 내가 뭔가를 시작해. 그러면 둘이 알아서 반응을 하지. 곡 선택이나 박자, 속도, 관객과의 호흡은 다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사람들의 시선이 다 나한테 오니까.

이건 모든 버스커들에게 추천만 하고 싶어. 추천만. (강조) 맞고 틀린 방법은 없다는 거지. 내 전략은, 처음에 관심 끌기용 노래를 해. 이건 준비해도 되고 즉흥으로 해도 돼. 근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센 노래 3~4곡은 숨겨 놓고 관심끌기엔 절대 쓰면 안돼. 절대! 버스킹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이 다 모일까 말까인데, 센 곡을 날려버리면 나중에 다시 못하거든. 그래서 관심을 끌고 나면 제일 도박스러운거. 연습하고 있는 노래나 자신 없는 노래 같은 걸 하고, 그 다음에 센거 하나를 던져줘. 사람들이 “야 이거 끝까지 봐야겠다!”하는 마음을 줄 수 있는 곡을 하는 거지. 그리고 “앞으로 오세요!” 하는 거야. 왜냐. 사람들이 멀리 있으면 의미 없잖아. 뭔가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주는 거지.

근데 중요한 건 버스킹이니까 분위기가 내려가면 안돼. 더 세져야 돼. 그래서 발라드는 약간 도박이지. 한번 물어봐. “발라드 해도 될까요 에블바뤼?” 그러면 다들 갑자기 “쉰나는거어!” 할 때가 있어. 그러면 발라드 안해. 그리고 항상 “마지막 곡입니다” 하고 그게 거짓말이어야 돼. “한 곡 더 해도 될까요?” 물어보는 거지. 그래야 사람들이 ‘끝까지 봐야겠다!’ 마음을 먹지.  

중간에 한 명이 가면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보고 가. 또 중간에 한 명이 팁을 넣으면 다 그 사람을 보고 팁을 넣어. 반대로 중간에 아무도 팁을 안넣으면 아무도 팁을 안 넣지. 유튜브에 촛불하나 유명한 거 있잖아. 3000원 받았어. 사람 확 모였거든? 팁 아무도 안줬어. 왜? 아무도 안줬으니까. ‘내가 처음으로 하기는 싫어’ 한국은 이런 눈치의 사회야. 뭔지 알지? 그래서 팁에 대해서 가끔 얘기해. 한국에 팁 문화 없는 거 아는데. “팁이라는건 그냥 마음이 느끼는 대로 주시고 아무것도 안느끼셨으면 아무것도 안 넣어도 돼요” 라고 하면서 사람들한테 인식을 줘. 우리는 이게 직업이기도 하니까 중요해. 당신의 천원 덕분에 우리가 이걸 계속 할 수 있는 거고, 콘서트 기획까지 할 수 있는 인생이 된거잖아.  ol만큼 당신들이 줘도 우리한텐 OIOI만큼이고, 큰거를 바라는 게 아니라는 걸 얘기해주는 거지.  그리고 사람들이 팁을 주면 “감사합니다” 무조건. 공연 중에도 무조건. 사람들이 계속 나를 보고 있잖아. ‘노래하는데 왜 갑자기 감사합니다 하지. 아 누군가 팁을 줬네. 아 팁? 우리도 팁 줄까?’ 이런 인식을 줘야 돼. 에브뤼띵 이건 다 연결되어 있어. 사람을 조종하는 전략이 아니라. “우리는 이걸 원한다. 가까이 와서 같이 노래를 불러줘!” 얘기하는 거지.

 

열정적인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는 뎁

 

세 분이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 콘서트 매진. (꿈은 이루어진다)

보니: 전 없어요. 진짜 없어요. 그냥. 오늘 재밌게 살자.

: Umm. 내 목표. 예얍. 가장 인정받는 색소폰 연주자이자 뮤지션이 되고 싶어.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잔치의 공식 질문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신촌이란?

: 유노우? 난 신촌이 너무 좋아. 버스킹하기의 최고의 장소지. 에너지도 충만하고. 대학생들의 성지인 것 같아. 정말 멋져.

보늬: 당신들 만난 곳이요.

: 나도 뎁이랑 똑같아. 에너지 충만한 버스킹하기 최고의 장소. 그래서 이사왔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 버스커를 보면 이해해야 될 게 있어. 하나. 길거리에 나와서 노래 부르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대단하니까, 그것만으로도 천원을 받아야 돼. 잘하든 말든 그건 상관없어. 왜냐. 못한다고 안하는 것보다 “나는 해보겠어!”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자체에 우리는 고마워 해야 돼. 버스킹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도시들도 있거든. 그런 도시에서 살고싶어, 아니면 못하든 잘하든 음악가들이 자유롭게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도시에서 살고싶어. 그걸 우리가 고맙게 생각하면서 서포트 해줘야지. 왜냐면 아무도 안쳐다봐주고 돈도 받지 못하면 다시 안하겠다는 친구들도 있어. 그것 때문에 마음이 아파. 우리는 다 거절당했었어. 돈 못버는 날도 있었고. 그걸 다 거쳐 왔기 때문에 이 말을 하는 거지.

 


<안코드와 영감들>

11월 4일 금요일  저녁 9시. 안코드와 영감들의 어마무시한 공연.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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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옆동네 잔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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