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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16 · 11 · 09

잔치마당 시네마당 # 벨빌의 세 쌍둥이

Editor 누리

매력적인 포스터는 좋은 영화 선정 기준이 되곤 한다. 포스터에 담긴 느낌과 색감이 영화에 대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잔치마당 시네마당의 영화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포스터 두 개를 보았다. <네온 데몬>과 <라우더 댄 밤즈>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였다. <네온 데몬> 포스터 같은 경우 분홍분홍한 엘르 패닝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열아홉살의 나이에 이런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게 놀라웠다. 선명한 분홍빛이 도드라지는 포스터는 에디터로 하여금 영화의 영상미 마저 기대하게 했다. <라우더 댄 밤즈> 포스터는 잔잔한 색감을 띠고 있었지만 한편으론 역동적인 느낌이었다. 이 느낌은 포스터 속 점프하고 있는 여인 때문이었는데, 그녀의 포즈가 어디서 어떻게 나온건지, 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지 괜시리 상상하게 됐다.

 

영화 <네온데몬>과 <라우더 댄 밤즈>의  포스터

 

에디터가 예쁜 포스터에 이끌려 저 두 영화를 봤을 것 같지만, 사실 훼이크다. 알바의 노예인 에디터에게 독립영화 한 편 감상은 사치였기 때문이다. 두 영화와 스케줄 맞추기를 실패하고 다른 상영작들을 찾아보던 중, 어떤 느낌이라고 단정 짓기 힘든 애니메이션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빌의 세 쌍둥이>이라는 제목의 유럽 애니메이션이었다.

 

 

<벨빌의 세 쌍둥이>는 우리나라에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영화 감독 실뱅 쇼메의 작품이다. 과거 디즈니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지만, 디즈니가 영화가 아닌 ‘상품’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받아 4개월만에 퇴사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그의 영화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챔피언의 유년시절. 수줍은 두 손이 깜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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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즈그룹 <벨빌의 세 쌍둥이>의 노래와 함께 시작한다. 불어 특유의 옹~옹~ 사운드와 세 쌍둥이의 익살스러운 표정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던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에디터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애니메이션’하면 디즈니와 지브리 스튜디오를 떠올릴 듯 하다. 이 두 영화사가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대체적으로 예쁘거나 멋있고, 동심을 지켜주는 수호신 마냥 올바르다. 하지만 <벨빌의 세 쌍둥이>에선 우리가 흔히 알던 예쁜 캐릭터 대신 과장되고, 우울하거나 익살스러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Swinging Belleville rendez-v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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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벨빌의 세 쌍둥이>지만 영화의 주요 사건은 챔피언과 챔피언의 할머니 수자, 그리고 애완견 브루노 총 세 인물들에 의해 흘러간다. 챔피언은 부모님 없이 할머니 수자와 함께 자라는데,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자전거로 꿈을 키워나간다. 할머니는 하나뿐인 손자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챔피언은 매해 7월에 열리는 프랑스의 사이클 경기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게 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경기 도중 챔피언은 프랑스 마피아에게 납치당하고, 할머니와 애완견 브루노는 챔피언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챔피언을 찾아 벨빌이라는 이름의 도시에 다다른 수자와 브루노는 바로 이 곳에서 ‘벨빌의 세 쌍둥이’를 만나 챔피언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된다.

 

챔피언을 찾아 떠난 수자 할머니와 브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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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빌의 세 쌍둥이>의 가장 큰 특징은 과장된 그림체이다. 어깨빵에 최적화된 몸을 가진 마피아,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심각하게 발달된 청년기의 챔피언, 2등신 수자 할머니, 고도비만견 브루노까지, 모든 캐릭터가 외적으로 엄청나다. 캐릭터 뿐만 아니라 도시의 모습도 극적이다. 벨빌의 고층빌딩들은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선박은 마치 빌딩인양 비정상적으로 높게 솟아있다. 할머니와 브루노가 도시에 들어서면서 자유의 여신상의 모습도 화면에 보이는데, 이 여인의 손에는 아이스크림과 햄버거가 쥐어져 있다. 발달된 도시 벨빌의 거리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살이 뒤룩뒤룩 쪄있고 탐욕스러워 보인다. 이 모습은 챔피언과 수자 할머니가 살던 교외의 주택가와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

차례대로 마피아, 챔피언, 수자, 브루노

“아이스크림과 햄버거는 소중하다.” – 자유의 여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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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후반쯤에는 마피아를 위해 일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이게 쥐인가 사람인가 헷갈리게 만드는 남자의 외모는 마치 미키마우스를 패러디 한 것처럼 보인다. 이 남자의 소지품에서 할리우드와 디즈니 랜드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두 장이 나오는데, 수자 할머니와 세 쌍둥이 할머니는 이 사진을 보곤 폭소를 금치 못한다. 이렇듯 보다보면 감독이 영화 전반에 깔아놓은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를 발견할 수 있다.

 

쥐행시 (쥐 아저씨의 행복한 시간)

극적인 시각적 이미지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음악이다. 실뱅 쇼메 감독은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을 직접 작곡했는데, 스톰프 음악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스톰프 음악이란 악기 대신 실생활에서 쓰는 물건으로 음악을 만드는 형식으로, 극중에서 세 쌍둥이와 수자 할머니가 신문지, 냉장고, 진공청소기, 그리고 자전거 바퀴로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독이 벨빌의 세 쌍둥이란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과 이들의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까지 쓴 이유는, 그만큼 음악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가 아닐까.

 

스톰프 음악을 선보이는 벨빌의 세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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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0]

할머니 수자가 어린 챔피언에게 말한다.

“챔피언, 영화가 끝난거니?

할머니에게 말해주지 않으련?”

 

[1:15:27]

노인이 된 챔피언의 옆에 할머니는 더이상 없다.

챔피언은 그제서야 말한다.

“끝났어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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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빌의 세 쌍둥이> Les Triplettes De Belleville, The Triplets Of Belleville, 2003

개요 애니메이션 I 프랑스, 벨기에, 라트비아 I 75분 I 2016.10.27 개봉

감독 실뱅 쇼메

출연 미쉘 코크투(목소리), 장-클로드 돈다(목소리), 미쉘 로빈(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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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옆동네 잔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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