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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16 · 11 · 18

27-2. 작곡가 지혜정(INTERVIEW)

Editor 오뎅

 알록달록한 낙엽이 내려앉은 신촌 거리, 항상 활기찬 신촌도 이 때 만큼은 조금 차분해 지는듯 하다. 신촌 번화가의 끝자락, 조용하게 자리잡은 칵테일바 ‘르뱅(LeBain)’에서 오늘의 아티스트를 만났다. 칵테일바의 분위기와 그 곳에서 나즈막히 들려오는 작곡가 지혜정씨의 음악은 마치, 신촌에 찾아온 가을과 한껏 닮아있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웃음) 저는 25살, 현대음악 작곡가 지혜정입니다. (박수)

 

페이스북과 블로그 둘 다 ‘모던 아르뜨(Mordern Art)’라는 로고를 사용하시던데 혹시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이제 막 만든 로고에요. 제가 피아노 학원 다닐 때 선생님이 ‘아트’를 ‘아르뜨’라고 하시더라고요. 모던 아트란 뜻 그대로 현대적인 색깔을 가진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만들었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표현해주는 로고에요.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음악을 되게 좋아하셨어요. 엄마가 합창단 하셨는데 같이 옆에 앉아서 듣다보니까… 특히 그 중에서도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은거 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좋아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TV에서 나온 겨울연가 OST있잖아요? 그런 곡 처럼 TV나 주변에서 나오는 유명한 곡들을 따라 쳐보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음악을 전공으로 선택하겠다는 결심은 언제 하셨나요?

음악에 대한 애정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 같아요.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피아노도 계속 치게 됐고요. 또, 영화나 광고를 볼 때 내용보다는 음악에 딱 꽂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다보니 배경음악과 영화음악 등에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됐죠. 결국 고등학교 때 결정했어요. ‘아, 음악 쪽으로 가야겠다. 저런 곳에 내 음악이 나왔으면 좋겠다.’ 라고요.

 

많은 장르 중에서도 현대음악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음… 먼저 현대음악 이라고 하면 불협화음, 조성이 없는 음악, 소위 이야기하는 난해한 요소가 첨가된 음악들이 많아요. 저도 처음에는 거부감이 좀 들었어요. 그런데 대학교 들어 간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음악사 수업을 듣는데 교수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지금은 현대니까 현대음악을 해야 한다!(웃음)” 그래서 ‘아 그런가보구나~’ 하고 현대음악회도 다니고 열심히 듣기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현대 음악도 좀 더 대중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구요.

“행복한 모습으로 연주하고 싶어요.(웃음)”

 

좋아하는 작곡가나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전 ‘정재형’씨 좋아해요! 현대음악만 공부하다가 정재형씨가 무한도전에 나와서 드뷔시의 ‘달빛’을 연주하셨는데, 너무 행복해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알아봤는데, 영화음악도 하시고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시는걸 알게 됐어요. ‘저도 저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연주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신 분이에요.

 

가장 최근에 들은 플레이리스트 알려주세요.

(수줍어하며) 민망한데, 최근엔 제 음악밖에 없어요. (웃음) 평상시엔 ‘제이레빗’ 노래도 종종 들어요. 음악으로 행복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요.

 

오늘 들려주신 곡은 어떤 곡인가요?

네, 첫 곡 Falling leaves는 사계절을 그린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이고, 요즘 같은 계절에 카페에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그려보면서 쓰게 된 곡이에요.

두 번째 곡인 Fantasy in C major 는 현대적인 느낌의 사운드와 화음을 사용한 곡이에요. 첫 번째 곡이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작곡한 ‘Falling leaves’

 

1집과 2집에 수록된 곡들의 느낌이 좀 다르던데, 어떤 차이를 두신건가요?

1집은 사계절의 변화를 담은 앨범이에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모습, 꽃이 휘날리는 모습, 얼었던 시냇물이 녹는 모습 같이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담았고 타이틀곡은 조금 다르게‘마지막 순간’에 대해 담아봤어요.

마지막 순간이… 설마 삶의 마지막 순간인가요?

음… 그럴 수도 있겠죠? (웃음) 만났다가 헤어지는 순간, 계절이 끝나는 순간, 사람마다 다르게 상상 할 수 있게 쓰고 싶었어요.

그리고 2집은 딱 들었을 때 꿈꾸는 것 같고, 몽환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쓰고 싶었어요. 불협화음도 들어가 있고, Time travel 이라는 곡처럼 시간여행의 이미지를 구성과 속도의 변화로 표현해 본 곡도 있어요.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요소를 조금 더 첨가한 게 1집과 다른 점이에요.

 

곡을 쓰실 때 보통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해요.

가사가 있는 곡은 보통 시를 읽고, 되뇌다보면 멜로디가 나오는 경우가 많고요. 피아노곡을 쓸 때는 피아노 앞에 앉아서 어떤 장면을 생각하고, 그 장면의 느낌을 그대로 쳐보면서 녹음 해봐요. 그 다음 그걸 다시 듣고 형식적으로 좀 수정해서 악보에 옮겨서 곡을 완성시켜요.

 

혹시 신촌에서 영감을 받은 곡도 있나요?

제가 연세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1집에서 사계절의 모습을 그릴 때 캠퍼스 모습을 많이 떠올린 것 같아요.

 

신촌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에요?

두 곳 있어요! 유플렉스 앞에 빨간 거울 있죠? 사람들도 많고 저도 약속 잡을 때 ‘빨간 거울 앞에서 보자.’ 라고 많이 하는 편이에요. 트레이드 마크랄까?

그리고 홍익문고 앞 달려라 피아노도 좋아해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연주하는 것 같아요. 외국인도 치고, 할아버지도 치고.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참 좋아하는 곳이에요.

그러면 혹시 달려라 피아노에서도 연주해보셨어요?

아니요. 안 해봤어요. 거기서 연주하려면 화려한 곡을 연주해야 될 것 같아서, 좀 걱정되더라고요. 언젠가 한번 해보지 않을까요?

 

본인의 음악에 담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제가 곡에 담는 이미지가 참 다양해요. 보통은 밝은 느낌의 곡을 쓰지만, 써보고 싶은 게 많아요. 예를 들면 종종 전쟁에 대해 써보고 싶다거나….. 어쨌든, 저는 음악을 통해 ‘말’을 하고 싶어요.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좀 어렵네요.(웃음) 전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기보단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듣고, 곡마다 담긴 다양한 이야기에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졸업 연주회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박수 짝짝짝)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2월에 졸업하고 박사과정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어학공부를 계획하고 있고요. 현대음악을 계속 공부하면서 아카데믹한 곡도 계속 쓰고, 좀 기분 좋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밝은 곡도 같이 쓰고 싶어요. 다음 앨범은 ‘힐링 음악’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졸업이라니… 학교 다니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재밌었던 일 있으세요?

(깊은 한숨) 힘들었던 기억밖에 안 나네요. 현대음악은 논리, 형식, 소재까지 다 생각하면서 써야 해서 힘들 때가 많았거든요.

아참! 1학년 때 작곡과 학생들이랑 한 테마로 곡을 나눠서 썼던 적이 있어요. 저희는 동화 ‘햇님달님’을 주제로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호랑이가 쫒아오는 장면, 도망가는 장면, 동아줄이 내려오는 장면, 학생들마다 표현한 장면이 다 제각각이었지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고 장면을 곡으로 표현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

 

자! 그럼 마지막으로 지혜정씨에게 신촌이란?

신촌에 살기 시작한지는 2년밖에 안되었는데 고향같은 느낌이 있어요. 달려라 피아노 지나갈 때 반갑고, 거리 연주도 많이 하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랄까?

 

 

아직 연주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 가을 향기를 한껏 풍기며 시작된 인터뷰는 어느샌가 화기애애한 대화의 장이 되어있었다. 음악으로 말하고 싶다는 지혜정씨의 말처럼 많은 작곡가들은 본인의 메세지를 음악에 담곤 한다. ‘행복한 모습으로 연주하고 싶다.’는 그녀의 음악에는 앞으로 어떤 메세지가 담기게 될까.

오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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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신촌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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