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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2017 · 06 · 14

잔치 @ 신촌 에너지 愛 빠지다

Editor 이메진

 작년 여름의 무더위가 기억나는가? 에디터의 집은 환경 문제에 유난스럽게 구는 엄마 덕분에 항상 에어컨 없이 여름을 버텨왔다. 하지만 극한의 혹서기는 그토록 완고하던 엄마마저 항복시키고야 말았다. 온 가족이 말 그대로 쪄 죽어버릴 뻔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거실 한 켠에는 크고 번쩍거리는 새 친구가 들어서게 됐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느꼈던 쾌감과 죄책감의 묘한 조합이란. 덕분에 에디터는 작년 여름의 더위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올해 여름 또한 더하면 더했지, 결코 선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번 여름에는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에디터는 지난 10일 연세로에서 열린 ‘신촌 에너지 愛 빠지다’에 참여했다. ‘신촌 에너지 愛 빠지다’는 여름철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기 위한 거리 문화 행사다.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날의 생생한 모습을 에디터 이메진과 함께 둘러보자.

 

축제하면 빠질 수 없는 댄스! 넘치는 에너지로 완전히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미래의 샌액희들, 안녕? ( ͡° ͜ʖ ͡°)

 

 이날 행사에는 어느 때보다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많이 보였다. 에너제틱(energetic)한 공연뿐만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행사들도 많았던 덕분이다. 전기차 시승 이벤트부터 시민 노래방 코너까지, 폭넓은 컨텐츠들이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연세로를 가득 채운 사람들 중 유독 눈에 띈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총천연색 모자와 초록 티셔츠를 입은 네 명의 학생들이었다.

 

노란 모자가 인상적이었던 순환도전 멤버들. (시계 방향으로 박건하, 남상우, 하종석, 김성윤)

 

 오늘 축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저희는 서대문구 안에 있는 신연중학교 학생들인데, 오늘 축제에는 봉사활동하러 왔어요. 옆에 휴지심으로 연필통 만드는 활동 보이시죠? 그 부스에서 어린 친구들이 필통 만드는 걸 도와주고 있어요. 이제 봉사 시간이 끝나서 저희도 돌아다니면서 축제를 즐기려구요.

 

 순환도전이라고 써진 티셔츠가 인상적인데,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자연순환연대와 환경부가 주최하는 청소년 자원순환 리더십 프로젝트 이름이에요. 환경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거죠. 오늘 봉사활동도 그 일환으로 나온 거구요. ‘순환도전’은 자원순환에서 따온 말이에요. 물건을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들을 그냥 버리면 폐기물이 되지만, 재활용 할 수도 있죠. 휴지심으로 연필통을 만드는 것처럼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재활용을 한다면, 그게 모두 모여서 자연에는 큰 힘이 될 거예요.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보여준 신연중학교의 학생들. 어린 나이지만 환경과 지구에 대한 뚜렷한 생각은 결코 어리지 않아 보였다. 소비의 중심인 서울 시내에서 휴지심을 재활용하는 행사라니. 마지막으로 그런 종류의 재활용을 했던 것이 언제인지 떠올려보니, 초등학생 때쯤 되는 까마득한 과거였다. 어릴 땐 우유곽으로 화분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말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어쩌면 물건을 너무 쉽게 사고 버리는 게 아닐까, 뜨끔한 마음이 들었다.

 

 짧은 반성의 시간을 가진 후, 에디터는 한국로하스협회에서 진행하는 부스를 방문했다. 로하스(LOHAS)라는 단어가 생소할 독자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이는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뜻한다. 로하스가 중시하는 것은 생태와 경제, 그리고 개인 삶의 조화다. 자신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좋다.

 수익금이 소방관들에게 기부되는 ‘착한’ 이벤트이기 때문일까. 한국로하스협회의 부스에는 긴 줄이 생길 만큼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부스에서는 에너지와 관련된 귀여운 타투 스티커를 판매 중이었고, 타투를 붙이고 즉석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었다. 에디터는 행사가 끝나갈 때쯤 협회의 박기연 이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낼 이들을 위하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박기연 이사님.)

 

누군가의 추억이 될 멋스러운 사진들.

 

 오늘 거리 문화 축제에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알리기 위해 나왔어요. 한국로하스협회의 사무실이 신촌에 있기도 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에너지라는 이슈가 시민들에게 그렇게 막 재미있는 소재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타투 스티커와 사진 촬영이라는 체험형 컨텐츠를 새롭게 시도해봤어요. 좀더 친근하고 흥미롭게 어필을 하려고요. 시민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바쁘지만 즐거운 하루였네요.

 

 그렇군요. 사무실이 신촌에 있다면, 신촌에서의 에너지 절약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겠어요.

네, 사무실을 이대역 근처로 옮겨온 지 올해로 벌써 4년째네요. 정부의 에너지 사업은 서울 내에서 유독 신촌에 집중되어 있어요. 신촌은 소비의 도시잖아요. 상가들의 수가 많은 만큼 에너지 소비도 굉장히 많아요. 이런 축제나 운동이 활발해지면 이곳의 상가들도 에너지 절약에 더욱 노력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멀지 않은 미래에 신촌이 에너지 절약의 랜드마크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요.

 

선뜻 타투를 하겠다며 나선 에디터 주디. 진정한 스웨그란 이런 것.

 

 우리에게 소위 선진국으로 인식되는 유럽의 국가들에서 로하스는 이미 따로 명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국민의 삶 속 깊이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국민 가방인 ‘프라이탁(Freitag)’ 제품들은 트럭 방수포와 같은 산업 폐기물로 만들어진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은 지속가능성을 최대의 목표로 두고 수많은 친환경 프로젝트들을 시행 중이다. 아직 이렇다 할 대중적인 친환경 브랜드가 없는 한국에게 이런 사례들은 좋은 모범이 된다.

 

올 여름도 잘 부탁해, 지구야!

 

 몇 주 전만 해도,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인해 전국민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했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자 바람도 바뀌었고, 그와 함께 민심도 바뀐 듯 싶다.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가 미세먼지였던 적이 있었기나 한 건지 의심될 정도다. 물론 봄철 미세먼지는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국제적 차원의 공조가 필요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특히 돋보였던 이번 에너지 거리 축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끝나지 않은 과제가 하나 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생활 속 실천이다. 집주인 앞에서 집을 부수는 세입자를 상상할 수 있는가? 환경은 거대한 룸메이트이자 집주인이다. 공존하려면 최소한의 규칙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 공존이 행복하고 지속적인 것이 되려면 환경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다.  

 

/ 취재 에디터 : 오뎅, 주디, 고온, 이메진


신촌 에너지 愛 빠지다 ::

6월 10일, 신촌 연세로

이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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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진

상상하고 그리는 잔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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