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난입자
연세로 한 신발 가게 앞은 흡사 클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크게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앞에서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거니 했더니, 세 분이 아예 춤을 추고 계셨다.

(우측에 있는 분이 오늘의 신초너. 스스로를 이렇게 칭했다.) 난입자
오! ‘공씨책방’은 잔치와 인연이 있는 곳인데요, 예전에 저희가 인터뷰 한 적이 있었죠. 저희 기억하시나요?
‘공씨책방’ 덕분에 지금 알게 됐어요. 전 사실 주인도, 단골도 아니에요. 예전에 학교 다니면서 한 번씩 들리던 책방의 손님이었을 뿐이죠.
*잔치와 ‘공씨책방’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주황글씨를 눌러주세요 :-)
그래도 특별한 인연이 있기에 이곳에서 춤을 추고 계신 거 아닌가요?
책 살 때 이야기 나눈 것 말곤 인연이 없는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추억이 있다면, 어릴 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도 했지만 책방에 가서 둘러보다가 마음에 맞는 책을 만나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런 공간이 ‘공씨책방’이었고 길거리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굉장히 즐겁습니다.
아, 정말 ‘공씨책방’ 홍보차 오신 게 아니라 지나가다 이렇게 춤을 추시는 거라고요?
네, 약간 그렇습니다. 오늘 난입해서 춤추러 왔고요. 전 거리에서 춤추는 활동을 ‘도시행동가들’이라는 춤 써클을 통해 하고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광화문이나 서촌에서 춤을 주로 추는데요. 오늘은 오랜만에 신촌에 왔는데 모처럼 이렇게 차도도 비어 있고 굉장히 즐거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다니면서 이 공기를 느껴보려고 생각 중 입니다.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으세요, 춤에 대한 원칙이 있으신가요?
춤은 아무나 출 수 있고,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유롭게 어디서나 마음이 땡길 때 추면 돼요.(찡긋)
본인은 항상 자유로운가요?
삶은? 글쎄요, 발가락만 움직여도 자유로운 것 같은데요.

♬뚠뚠♬ ♬뚜루♬ ♬룬!♬
우어어어어어. 마지막 인터뷰이의 답변을 듣고 에디터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물론 사오정처럼 나방까진 안 나왔다. 아나운서 같은 정직한 말투에 결의에 찬 표정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갖춘 그녀는 태도까지 멋있었다. 나는 언제 춤을 자유롭게 춰봤을까, 회색빛깔 뇌에서 신호가 퍼뜩 떠오른 건 바야흐로 2007년이었다. 원더걸스의 ‘Tell me’다. 또.로.롱 또.로.로.로.롱! 나름 댄싱머신이었던 에디터 몸이 녹슨 지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사심없이 흥에 취해 춤추던 시절보다 부장님 앞에서 ‘무조건 ♬’ 부를 날이 더 가까워진 것 같긴 하지만, 오랜만에 몸에 기름칠을 하기위해 그 노래를 다시 재생했다. 난입자덕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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