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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7 · 11 · 09

78. 동교동과 창천동 사이

Editor 이메진

* 사이 : 한 곳에서 다른 곳까지의 거리나 공간, 또는 서로 맺은 관계

 

 

“안녕, 잘 지내? 안 바쁘면 잠깐 얘기나 할까 해서 전화 했어.”

“아, 난 지금 동교동이랑 창천동 사잇길이야. 통닭집 있고 호떡 파는 노점상들 있는 그 길, 알지?

오늘 날씨가 좋아서 잠깐 산책이나 하려고.”

“별 일은 없는데, 그냥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엄청 오랜만이잖아.”

“나? 그냥 바빴지, 뭐. 너도 잘 지냈다니 다행이다. 그나저나 우리 알게 된 지도 올해로 벌써 사 년 째네.”

“근데 사실 처음엔 너랑 나 되게 안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엄청 시끄럽고 놀기 좋아하는 애인줄로만 알았어. 근데 난 조용하고 혼자 있는 거 좋아하니까…”

“근데 그냥 몇 년간 알고 지내다 보니 보이더라구, 여러 다른 모습들이.

물론 아직도 너에 대해 완전히 잘 안다고 할 순 없겠지만, 이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어, 말로 직접 해주긴 좀 민망한데, 살짝 의외의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깜짝 놀랄 만큼 어른스러운 면도 있고, 사회 문제 같은 것도 알게 모르게 많이 고민하고.”

“아참, 그리고 내가 밤 늦게 집 갈 때마다 별말 없이 항상 같이 가주는 거, 그게 진짜 고마워.

같이 조용히 연세로 걸으면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또 위로도 받는 거 같아.”

“물론 본질적으론 역시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걸 좋아하는 애인 것 같지만. 놀리는 거 아냐! 정말로 너랑 있으면 편하고 재밌는걸.”

“넌 되게 이것저것 재밌는 거 많이 하잖아. 요새 난 진짜 학교 수업만 듣기도 벅찬데, 

너가 공연도 하고, 플리마켓 같은 거도 참여하고…그런 거 가끔 보면서 대리만족한달까.”

“그냥 오랜만에 말해주고 싶었어. 나랑 친구 해줘서 고맙다고. 솔직히 너랑 내가 맨날 사이 좋게만

지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일들 같이 겪으면서 많이 친해진 것 같아서…”

“나? 난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중이야. 가서 과제나 좀 해야지.

그래, 언제 한 번 신촌에서 밥이나 먹자. 응, 그때까지 잘 지내구. 또 연락 할게. 안녕.”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116-18, 신촌로

이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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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진

상상하고 그리는 잔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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