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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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8 · 01 · 19

192. 이수빈

Editor 조청

어느 쪽이 페코포코일까요~?

이수빈(2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이수빈입니다. 잔치 플레이스팀에서 에디터 ‘빙봉’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에디터 명 ‘빙봉’이 인사이드아웃에 나온 ‘빙봉’이 맞나요?

맞아요.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겼던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친구가 제 이름인 이수빈과 빙봉을 합쳐 ‘이수빙봉’이라고 불렀었어요. 그때 다 같이 그걸 부르면서 낄낄댔던 기억이 나요. 그때부터 저의 많은 별명 중 ‘빙봉’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별명이 되었답니다.

2018년이에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저는 정신 차려보니 학과 회장직을 맡게 돼서 오티나 새터 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굉장히 미비하지만요.(웃음) 그리고 2019년에 떠나기로 마음먹은 교환학생을 위해서 토플 공부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하고 있답니다.

2017년 잔치에서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돌이켜 보면 저는 수능을 치르고 대학에 오기 직전까지 굉장히 기고만장해 있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해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을 때가 있었죠. 하지만 이내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저보다 똑똑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잔치도 그러한 경험의 하나였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다양한 학교와 전공, 진로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보니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전념하는 모습들이 멋졌어요. 결국은 잔치꾼들을 만나게 된 것, 그 자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그리고 제가 취재한 모든 플레이스가 다 기억에 남아요. 특히 가장 처음으로 인터뷰했던 ‘가미’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해요. 취재를 위해 가미에 방문 했을 때, 첫 번째 취재다 보니 어리벙벙하게 있다가 제대로된 사진도 못 건지고 인터뷰도 못 했었거든요. 결국 웹진에 실을 사진을 찍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 넘게 다시 방문해서 그 초가을에 1인 1빙수를 했었죠. 송도에서 살 때라서 아주 고된 일이었어요. 그때 매일 가지각색의 빙수를 주문하는 저를 바라보던 가미 직원분들의 눈빛이 아직 선하네요.

2018년에 수빈씨에게 가장 기대되는 일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저는 2018년 저의 플레이스가 될 신촌을 고대하고 있어요. 이미 잔치에서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작년에는 송도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다니고 있었어서 완전한 신촌러가 아니었거든요. 저는 신촌에 대한 로망이 충만한 사람인데 송도에 1년 동안 갇혀 있었으니 정말 불만이 많았어요. 그래서 올해는 공강시간에 학생회관도 가고 신촌에 즐비한 맛집도 탐방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이해가 안 되실지도 모르지만 전 2018년에 배우게 될 전공수업을 고대하고 있답니다. 저는 제 학과에 대해 만족도가 꽤나 높은 편이거든요. 물론 개강과 함께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요.

 

 

전공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데 수빈씨가 생각하는 ‘문화인류학과’의 매력은 뭔가요?

전공과목을 하나밖에 들어보지 않은 새내기지만 제가 일 년동안 느낀 문화인류학의 매력은 주류의 의견이 틀릴 수 있고 비주류의 의견이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학문이라는 점이에요. 수많은 다양성을 인정하지만 틀린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그것이 그르다’고 지적할 수 있는 학문이죠. 전공과목으로 여성주의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는데 그러한 점을 굉장히 깊이 느꼈어요. 저의 근간을 이루는 것들을 해체하는 시간도 있어 불편할 때가 더러 있긴 했지만 어떤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문화인류학이 저에게 정말 잘 맞는 과목이라고 느껴요.

신촌에 대한 기대도 많은 것 같은데 수빈씨에게 신촌은 어떤 공간인가요?

신촌은 저에게 네버랜드같아요. 사실 저희 부모님의 대학 생활 대부분이 신촌과 관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어렸을 적부터 늘 신촌의 다양한 장소에서 있었던 엄마아빠의 데이트, 그 속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신촌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아빠가 스무 살 때부터 있었을 건물들, 예를 들면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와 ‘독수리다방’, 신촌역 2호선 등을 걸을 땐 제가 꿈꿔왔던 환상 속을 걷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첫 번째 글인 ‘가미’에도 썼듯이 저는 어릴 적 신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네버랜드에 대해 꿈을 꾸는 웬디가 된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

또 신촌은 ‘평범한’ 매력을 가진 곳이에요.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말일수도 있지만 신촌은 평범하고 낡은 건물들이 유독 즐비해있어 분명히 높은 빌딩들이 곳곳에 있지만 정감을 주거든요. 신촌이 가진 평범함, 그리고 그 평범함으로써 완성되는 특별함을 다시 보게 되면서 제 유년시절의 기억과는 별개로 신촌을 다시금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2018년에 소망이나 바람이 있나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단순한 소망이죠. 이루어질 거라고 기대하진 않지만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되게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속으로 늘 곪아가고 있거든요. 좋게 말하면 제가 욕심이 많아요. 어떠한 상황에도 만족을 잘 하지 못하다 보니 결과물은 좋을지 몰라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는 편이에요. 좋은 결과물도 결국은 제 자신을 으스러뜨려서 만든 결과물인 셈이죠. 사실 이 고질병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생겼어요. 스무 살이 되고  학점, 대외활동, 대인관계 등 제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새해에는 칭찬 노트를 적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어떤 일이 있어도 제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 칭찬 노트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인연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워낙 평소에 표현을 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저에게 깊게 뿌리를 내린 몇몇 사람들이 저를 떠나면 어쩌지 고민해요. 제가 문자메시지, 편지로는 제 마음을 모두 표현하지만 말로는 낯간지럽다는 이유로 그런 것들을 피하게 되더라고요. 소중한 사람들과 계속 이어지기 위해선 앞으로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그래서 앞으로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수고했습니다’를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껏 말하고 싶어요.

 

 

올해 잔치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저만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작년 한 학기 동안 잔치에서 글을 쓰면서 늘 들었던 고민이  ‘어떻게 하면 특색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였거든요. 워낙 정형화된 틀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일정 부분 정형화되었다고 느껴지는 플레이스 팀의 글 형식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고민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새롭게 꾸려질 잔치에서 제가 유의미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지난번에 잔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앞으로 잔치가 성취해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 성취해야 할 것들로 나아가는 그 과정에서 제가 의미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LOVE MYSELF ! LOVE YOURSELF!

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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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청

말의 온도가 같은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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