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발카롱
소확행(小確幸),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2018년의 가장 핫한 트렌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사건들 속에서 사소한 행복을 찾는 것. 20대로서 트렌디한(?) 삶을 살고 있는 나 역시 최근 들어 ‘행복한 삶’에 관심을 갖고 소확행을 실현하는 매일을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내 행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마카롱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직접 찾은 마카롱 가게에서 직접 공수한 마카롱의 달콤함을 음미하는 것이 나의 소확행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 마카롱 가게를 나만 알고 있다면 더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지만, 나처럼 마카롱을 통해 소확행을 꿈꿀 누군가를 위해 지금부터 내 행복을 그대들에게 공유하려 한다.

좀만 더 가면 발카롱 마카롱 작업실이지롱~
내 행복의 근원지는 연희맛로에 위치해 있다. 화려한 불빛을 뽐내는 신촌 명물거리의 골목과 달리 대체로 낮은 건물이 많은 연희맛로의 골목은 소박하고 정겹다. 정겨운 골목 골목을 지나다보면 ‘발카롱 마카롱 작업실’이라고 쓰인 귀여운 손글씨의 조그마한 흰색 팻말 등장! 여기서부터 첫번째 행복이 시작된다. 미로 같은 골목을 뚫고 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뜻이니까, 몇 걸음만 더 가면 사랑스러운 마카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발카롱 넌 어쩜… 겉모습까지도 이렇게나 사랑스럽니…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
그렇게 몇 걸음을 더 걸어 발카롱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바로 HER!(헐!)이라는 감탄사다. 첫번째 HER!은 핑크핑크하고 아기자기한 가게 내부 인테리어를 향한 감탄사. 이곳이 과연 장난감 가게일까, 마카롱 가게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매장은 예쁘고 귀여운 인형과 장식품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일반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인테리어가 이랬다면 살짝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달콤한 마카롱을 판매하는 발카롱에는 정말 찰떡이었다. 가게의 분위기가 마카롱의 달콤함을 두 배, 세 배로 증가시켜주는 느낌이랄까?

발카롱과 함께라면 오늘 하루도 HAPPY DAY!
발카롱이 유발하는 두번째 HER!은 바로 발카롱의 주인공, 마카롱이다. 이렇게나 예쁜 가게의 주인공인만큼 발카롱의 마카롱들은 모든 종류를 만나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오픈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마카롱이 소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라도 가게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라오는 품절 소식을 확인하지 못하면 텅 비어 있는 매장의 진열대를 보고 탄식의 HER!을 외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발카롱의 12제자. 우리를 영접한 너는 머지않아 성스러움을 만끽하게 될지어다 .
– 마카롱전서 4장 12절
만약 당신이 외친 HER!이 위와 같은 탄식이 아니라면, 당신은 소소한 행복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왜냐하면 그 감탄사는 마카롱의 비주얼과 그 비주얼을 뛰어넘는 맛을 향한 감탄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발카롱의 마카롱을 단 하나라도 사수한 당신은 일류이자, 마카롱계의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발카롱이 마카롱 맛집으로 꽤 유명해지게 된 데에는 이곳의 인테리어만큼 귀여움 뿜뿜한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마카롱 때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처럼 마카롱의 인기에 있어 디자인도 매우 큰 역할을 하는데, 실제로 사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시바견과 메타몽 모양의 마카롱이 제일 빨리 품절된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을 때 행복을 느낀다면,
나는 속이 꽉 찬 뚱카롱을 칼로 쪼갤 때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 ‘진정한 마카롱 맛집이라면 정말 맛으로 승부해야지! 감히 귀여운 비주얼만으로는 내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수는 없을걸?’ 이라고 생각하는 마슐랭(마카롱 미슐랭)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결국 발카롱에게 3점 만점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을 발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순히 마카롱의 비주얼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솔티연유오레오, 초코솔티카라멜, 산딸기무화과쇼콜라 같이 진한 달콤함을 내는 맛부터 흑임자, 인절미팥쑥콩, 베이컨콘치즈 등 평소 마카롱으로는 접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맛까지, 정말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했다. 나아가 꼬끄 사이를 가득 채운 두꺼운 필링까지. 그 누가 한 입을 베어 물고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카롱만큼이나 귀여우신 사장님의 취향. 사장님, 나중에 저희 집도 인테리어 부탁드려요 :)
발카롱의 마지막 HER!은 바로 발카롱의 사장님이다. 집에 아기가 있어 주중에는 육아에 전념하느라 주말에만 오픈하는 발카롱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는 사장님. 평소 핑크색과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가게에 듬뿍 담았다고 한다. 꽤 많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귀찮으셨을 법도 한데, 정성스러운 답변 하나하나가 마카롱에 무한한 사랑을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실제로 사장님에게 있어 마카롱의 의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삶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카롱을 만들며 우울함도 치료하고, 바쁜 생활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었어요.
지금도 마카롱에 그림을 그릴 때마다 생명을 불어넣는 기분이 들어 너무 행복합니다.”
삶의 원동력과 행복이라는 사장님의 답변은 내가 지금 이곳, 발카롱에 와 있는 이유를 더 확실하게 만들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다. 사실 ‘소확행’ 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한번에 그 의미를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행복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확실하게 보장된 행복이 얼마나 없으면,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으로 살아가라고 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문득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의 정답을 말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행복이란 타인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닌, 오직 나 자신만이 정의할 수 있는 것.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 또한 행복의 정의를 위한 하나의 경험인 것이다. 매일 행복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매일 있다며 달콤한 꿀에서 그 행복을 찾는 곰돌이 푸처럼, 나 또한 달콤한 마카롱과 함께 일상 속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작은 발걸음을 디딜 것이다.
Happy Everyday in our Routines!
*Her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 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이달의 ‘H’는 바로 ’Her’입니다. Let’s find “HER”!
발카롱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31-10
영업시간 : 매주 토요일, 일요일 12:00 – 18:00 (제품 소진 시 마감)
인스타그램 : @miaowcaron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 발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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