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오프 더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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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더
레 코 드
창천교회에서 이대 쪽으로
걸어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보이는]
이 층의 술집. [오래 된 노래 제목이 가득]
적힌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술집이 등장한다.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길 바라는 비밀들’ 이라는 뜻을
지닌 언론 용어가 술집 상호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곳.
다만 이 모든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오프더레코드의 유일무이함(ONLY)을 모른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유의미한 것들이 있다. 세상 모두가 부질없는 것이라고,
지금이라도 그만두라고 종용하더라도 기꺼이, 그리고 기어코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모든 것이 화폐가치로 환산되는 이 사회에서 오프더레코드는 가치를 잃었다고 평가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은 신촌이 손아귀에서 놓쳐버린 기억들을 모두 움켜쥐고 있다. 옛 신촌이
어떤 모습을 띄고 있었는지 기억하는 오프더레코드는 그래서 옛 노래를 내내 재생하고 [영화 포스터] 와
잡지를 진열하고 [삐삐를 가게 한 귀퉁이에 대롱대롱] 매달고 있다. 그 옆에서 사람들은 눈에 익은 책을
들춰보기도 하고 영화 포스터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크게 따라 부르기도 한다.
그 렇 게 기 억 이 공 유 되 는 장 면 을 목 격 하 는 것 은 늘 의 미 있 는 일 일 수 밖 에 없 다.
오프더레코드의 유일무이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프더레코드는 나름의 원칙을 지닌 채 숨 쉬고 있다.
첫 번째 원칙, 가장 값이 싼 레드락과 가장 비싼 구스IPA는 모두 똑같은 마진을 달고 팔린다. 메뉴마다
마진이 다르게 남는 가게 사장님은 마진이 많이 남는 메뉴를 팔아주는 손님을 만날 때더 기쁠 수밖에 없다.
불가피하게 소모되는 그 감정의 연쇄가 싫어 오프더레코드는 모두 [같은 마진]을 남기면서 술을 판다.
그러니 이곳에 발걸음하는 모든 이를 사랑할 수밖에. 두 번째 원칙, 안주를 튀기다가 기름이 더러워지면
오프더레코드는 손님에게 안주를 팔지 않는다. 기름을 통째로 갈기는 귀찮고 더러운 기름으로
튀긴 안주를 팔긴 싫고. 그러니 안주를 더 시키려는 이에게 손사래를 치며 무상 제공되는 팝콘 안주를 건넨다.
팝콘 그릇 위, 따끈따끈한 팝콘을 수북이 쏟아주면서. [“안주 더 안 먹어도 되잖아.”] 시니컬한 어투로.
이렇게 오프더레코드는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OFF THE RECORD를 지니고 있다.
당신의 아지트가 되길 염원하면서. 살면서 어느 한 공간을 온전히 점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장소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 역시. 그런 느낌이 고프다면 오프더레코드로 발걸음하자.
가게 안이 가득 차도록 울리는 옛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그때그때 사장님의 feel에 따라 맛이 다른 깔루아밀크]를
홀짝인다면 그보다 더한 낙원이
없을 것이다.
*O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5월엔 ‘O’가 팀별로 다.르.다! Match ‘O’ you want……………….and CLICK👍🏻

오프 더 레코드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12길 30 2층
영업시간: 오후 7:00~오전 12:00 (하지만 사장님 마음대로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nseiro12gil30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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