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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8 · 04 · 05

87. 맥도날드 신촌점

Editor 서노

신촌역 3, 4번 출구 근처. 지하철역에서도 바로 들어갈 수 있고 1층에도 입구가 있음. 지난 20년간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옴. 이곳은 어디일까요? 딩동댕! 바로 맥도날드 신촌점입니다!

 

이 글을 시작하기 전 미리 알릴게요. 이 글은 ‘맥도날드 메뉴에 대한 고찰 – 한국에는 콘파이가 왜 없는가를 중심으로’와 같은 주제도 아니고 맥도날드가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적는 것도 아니에요. 이 소식을 들으면 제 주위 사람들 모두 ‘her!’이란 반응을 보여주던데, 이 글을 보는 신초너 당신도 그런 반응일까요? 안타깝게도 신촌점 맥도날드가 4월 11일에 폐점한다고 해요. 이 소식을 잔치에서 다루지 않으면 누가 다루겠나라는 생각으로 맥도날드를 찾아갔어요.

 

#맥도날드_신촌점_폐점 #4월_11일 #눈물

 

보통 플레이스 팀의 글을 보면 새로운 메뉴 소개나 신촌에만 있는 특색있는 공간에 대해 글을 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맥도날드는 폐점 소식을 접하고야 취재할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맥도날드는 어디에나 있고 또 신촌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그리 특별한 가게 아니잖아요? 물론 한 자리에 20년 동안 있어 그 상징성은 크지만요.

 

최근 맥도날드는 강남점, 서울대입구점, 부산 서면점 등도 폐점했다고 해요. 특히 강남점은 신촌점과 마찬가지로 맥도날드를 알리고 그 도시에서 상징적인 기능을 했던 매장인데 폐점하게 되었죠.

 

이쯤 되면 신촌점 맥도날드는 왜 폐점을 하는지 궁금하실 텐데,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 인상 때문이에요. 올해 초 최저임금의 인상과 더불어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겠다고 판단한 맥도날드는 결국 신촌점 철수를 결정한 거죠. 올해 월세에 대한 협의에 실패해 이렇게 되었다고 하네요.

 

대형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가 임대료 때문에 철수라니! 조금 놀랍지 않나요? 프랜차이즈도 버티지 못하는 곳에 앞으로 어떤 종류의 가게들이 들어올지, 또 얼마나 버틸지 궁금해지네요. 하나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 자리에 절대 자영업자의 가게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거죠. 실제로 맥도날드가 폐점한 이후에는 드럭스토어인 ‘boots’가 들어온다니까 제 예측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겠죠?

 

끼니를 놓치지 않으면 뭐하니…… 널 놓쳤는데……. 맥도날드 가지마….

 

조금 아쉽긴 해요. 넓은 공간, 누구나 잘 아는 메뉴 그리고 상징적인 기능까지 했던 맥도날드가 사라진다니.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약 130석의 규모의 자리들이 있는데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먹을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거든요.

 

옆에 있는 학원에서 공부하다가 지친 수강생들에게, 오늘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메뉴 실패로 돈 날리기 싫은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낯선 신촌에서 익숙한 메뉴와 함께 한숨 고르려던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맥도날드는 편하고 좋은 가게이자 쉼터였을 거에요.

 

나중에 산타의 선물처럼 다시 나타나줘

 

지하철역에서 바로 들어와 주문을 하고 메뉴가 나오기까지 기다릴 때의 그 설렘이란! 다 아는 맛, 그 메뉴인데도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며 하염없이 자신의 번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마음과도 비슷하죠.  산타할아버지를 믿지 않고 지금은 다 컸다고 말하는 우리도 이곳에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카페 못지않게 넓은 좌석, 푹신푹신한 좌석, 칸막이식 좌석, 그리고 음식을 먹으며 창밖을 구경할 수 있는 좌석. 학교 열람실이 너무 조용해서, 의자가 딱딱해서 집중을 못한다는 변명도 맥도날드에서는 통하지 않았죠. 또한 군데군데 콘센트도 있어서 주문한 음식을 먹으면서 과제를 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하기에도 참 좋았어요.

 

빨간잠만경처럼 신초너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맥도날드. 전화로 “신촌역 3, 4번 출구로 나와 맥도날드 앞에 있을게” 이렇게 말을 하고 친구를 기다리던 순간 길거리에 있는 피아노를 누군가 연주하는 소리와 함께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어요. 요즘과 같이 꽃이 피어 흩날리면 더욱더 그랬죠.

 

이제 이런 광경들은 못 보겠네요. 사실 맥도날드를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냥 지나가며 ‘응, 여전히 있네’ 이 정도? 그런데 섭섭함과 아쉬움의 감정이 드는건 왜일까요? 아마 더운 어느 날은 시원한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누군갈 기다리기도 했고, 갑자기 감자튀김이 먹고 싶은 날에는 충동적으로 맥도날드 문을 열고 들어가기도 했던 추억들 때문인가봐요.

 

이 소식을 처음 듣고 ‘her?’이란 반응을 보인 신초너 당신! 4월 11일 이후로 맥도날드는 그 자리에 없답니다. 만약 그곳에 당신의 추억이 있다면 잠깐 들려서 눈으로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느 때 처럼 길을 가다 없어진 맥도날드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남기기 보단,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보내주는 거죠. 당신의 마지막 인사를 맥도날드는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깐요. 마치 2016년 사라진 우리은행ATM 기기처럼요.

 

*Her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 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이달의 ‘H’는 바로 ’Her’입니다. Let’s find “HER”!

 


맥도날드 신촌점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99

영업시간 및 일정 : 4월 11일까지 00:00 – 24:00, 그 이후에는 당신의 기억 속에서!

전화번호 : 070-70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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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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