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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8 · 05 · 25

11-4. 이니스프리 떡볶이 사장님

Editor 리라

COMMUNITY – 포장마차 특집

  1. 이니스프리 떡볶이 사장님

 

한국인 소울 푸드(Soul Food)가 떡볶이라는데. 그래서인가? 이젠 떡볶이 체인점도 많아지고 집에서도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편한 세상에도 서서 먹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계속 찾아가게 되는 떡볶이 포장마차가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이대 거리와 함께한 ‘이니스프리 떡볶이’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대 앞에서 떡볶이를 팔고 있는 할머니에요.

 

언제부터 장사를 하신 거예요?

장사한지 20년 넘어. 이대 앞에서만 계속 20년을 했어. 그 동안 이 주변이 많이 변했지. 건물도 들어서고 말이야.

 

이 가게 첫 모습은 어땠어요? 처음부터 떡볶이를 파신 건가요?

사실 옛날에는 두 번째 골목 건물에 세를 내서 밥집을 했었어. 그러다가 그 건물 주인이 옷가게를 들이겠다고 해서 화장품 가게 뒤에 와플 집 있는 건물로 옮겼지. 그러다가 갑작스레 남편이 돌아가시면서 나 혼자서 장사를 하기 힘들어졌어. 보다못한 부동산 사장이랑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서 수레를 사주겠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그 마차를 끌고 다니면서 떡볶이, 오뎅, 튀김을 팔게 된 거야.

 

도움을 주신 동네 분들께 특별한 마음이 크시겠어요.

그럼. 예전에 우리 남편이 동네 사람들 궂은 일도 도와주고 그랬거든. 그게 고마워서 못 잊고 있다가 나를 도와준거니까 서로 고마운 마음이 참 커. 그러니까 하지 혼자서는 이렇게 나와서 장사하기가 쉽지 않잖아. 지금도 그 사람들 덕분에 장사 하는 것 같아. 동네 사람들이 언니는 계속 이 자리에서 장사 해야 한다고 그러던 걸.

 

원조의 떡볶이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지

 

학생들 사이에서 떡볶이 맛집으로 유명한데, 알고 계세요? 인기가 정말 많아요.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학생들이 여기저기 먹어보고 가장 맛있는 여기로 마지막에 온 거겠지? 옛날에는 장사가 잘 안 됐어. 학생들이 그냥 지나가면서 ‘아유 떡볶이가 맛있겠다.’ 이러기만 하고 사먹지는  않더라고. 그래서 ‘2인분 같은 1인분 줄게, 먹고 가.’ 그랬더니 일단 준다니까 먹어. 그러다 맛있었는지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나 봐.(웃음)

 

떡볶이의 진가가 이제라도 드러나서 다행이에요. 어떤 재료를 쓰시는 지 궁금해요. 집에서는  이런 맛이 안 나거든요.

우리는 그냥 똑같은데. 고춧가루 보여줄 게. 야채집에서 파는 고춧가루인데 맛 내기에 참 좋아. 그리고 다시다는 들어가긴 하지만 미원은 안 쓰고 조미료를 많이 안 넣어. 그것 말고는 딱히 특별한 건 없는데?

 

특별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저 고춧가루의 비밀은 뭐길래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가

 

사장님, 학생들이 여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응, 그럼 알지. 이니스프리 앞에 있는 포장마차라고 해서 ‘이니스프리 떡볶이’라고 하잖아.

 

‘이니스프리 떡볶이’ 말고 원래 상호명은 뭐였어요?

옛날에 가게 할 때는 ‘풍년 떡’이라고 했어. 지금도 가스통 운반해 주는 사람은 여기를 ‘풍년 떡’이라고 불러.

 

그럼 여기를 앞으로 풍년 떡이라고 부를게요!

아이, 그런 건 상관 없어.(웃음) 그냥 떡볶이 파는 할머니가 있다는 것만 잊지 말고 손녀 손자 같은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거지.

 

그동안 이곳에서 장사하시면서 학생들이랑 추억도 많이 쌓이셨겠어요.

그렇지. 계속 뭔가 바뀌고 새로운 곳이지만 그래도 떠나기 아쉬워. 이제 기차역 앞 박스퀘어로 포장마차들 이전하라고 하더라고. 근데 가고 싶지는 않아.

 

맞아요, 안 그래도 여쭤보고 싶었는데 기차역 앞으로 이전하고 싶지 않으시다고요?

일단 여기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장사하기 힘든데 거기는 더 없을 거 아니야. 그리고 늦은 밤에 변함없이 이 곳을 찾아주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냥 이 자리에 계속 있고 싶어.

 

여기서 장사를 20년 동안 하셨다고 했는데 앞으로도 오래 하실 거죠?

나도 누가 나가라고 하지 않는 이상 여기서 오래오래 계속 떡볶이 팔고 싶어. 학생들한테 떡볶이 맛있게 해 주는 할머니로 기억되고 싶지. 어쩌다 내가 안 나오는 날에는 학생들이 다음날 와서 ‘할머니 아프지 마시고 오래 장사해주세요.’ 그래. 내가 아파서 안나온게 아닌데 말이야.(웃음)

 

편리함을 외치는 요즘 날에도 포장마차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원하면서도 과거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책이 발명되면서 종이책은 사라질 것이라 외쳤던 목소리들이 무색해진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전우애가 때로는 세상의 발전을 위한 한 걸음을 걸고 넘어진다. 더 편히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굳이 포장마차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마도 ‘많이 먹고 공부 열심히 해!’ 하는 푸근한 정을 먹기 위한 걸테다. 한 달 간의 이대 앞 포장마차 커뮤니티 취재를 마치며 이 세상 거리에 포장마차가 사라질 날이 올까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몇몇 이대 앞 포장마차들이 입주할 예정인 박스퀘어는 신촌 기차역 앞에 위치, 오는 2018년 6월 완공 예정이다.

 

*O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5월엔 ‘O’가 팀별로 다.르.다! Match ‘O’ you want……………….and CLICK👍🏻

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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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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