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최승리

최승리 (22)
자기소개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재학중인 최승리입니다. 아트팀에서 노을로 활동하고 있어요.
잔치와 함께한 한 학기, 어땠나요?
이때까지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지원했는데 실제로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우선 뭔가 내 글을 공개적인 플랫폼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설렜고요. 두 번 밖에 글을 쓰지 못했지만, 제 글에 대해서 많은 피드백을 받는 것도 처음이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아무리 퇴고를 한다고 해도 결국 자기 글이기 때문에 죽었다 깨어나도 안 보이는 결점들이 있잖아요.(웃음) 다른 사람들이 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걸 들으면서 다시 생각하고 그러면서 겸허해진 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이 이렇게 많고 다양한 시각이 있구나 하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게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대학에 들어와서는 학과 동아리나 교내 중앙 동아리만 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을 만나는 게 새로웠거든요. 술게임도 많이 배웠네요. 삼오십오 오삼십오 지화자 좋다! 제가 구구단을 그렇게 못하는지도 처음 알았고요.
잔치 덕분에 알게 된 새로운 신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로 딱 집어서 이거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게 신촌의 매력이 아닐까요? 신촌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면 신촌이라는 곳이 너무 익숙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잔치를 통해 내가 신촌이라는 곳에 대해서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잔치꾼으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거지만 잔치의 팀 구성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 아트, 피플, 플레이스로 이어지잖아요. 그냥 대학가가 아니라, 그 안에서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움직임들이 있고 ‘오늘 신촌 사람 진짜 많네’라는 말로는 담아낼 수 없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색다른 목소리들이 있고. 우리가 늘 익숙하게 여기는 장소에도 다시 돌아볼 이야기들을 담아내니까요.
방학했는데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설렁설렁 보내는 중이에요. 학기 중에는 정말 열심히, 바쁘게 이것저것 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저는 느릿느릿하고 여유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밥 먹고 뒹굴뒹굴하고 있어요. 음악 듣고 책 보고.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 하면서 글도 쓰고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서 보내는 시간들이 에너지가 되는 전형적인 집돌이거든요. 요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중입니다. 콸콸콸!
아 참, 승리 씨는 책을 좋아하는 문학 BOY잖아요. 책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기본적으로 활자랑 글을 좋아해요. 읽는 걸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요새 트렌드는 글보다는 영상 매체잖아요? 그래서인지 요즘 더 강하게 드는 생각인데, 저는 영상 매체를 잘 못 다루고 저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슬프지만 트렌드를 못따라가는 사람이죠. 영상을 찍는 것도 잘 못하고요. 그리고 영상 매체만이 가진 특성이 어딘가 아쉽더라고요. 저도 유튜브를 자주 보지만, 영상 매체들은 한참 빠져들어서 보다가 끝났을 때 묘한 허무함이 느껴져요.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사람이 만드는 대로 쫓아가다가 끝나면 뚝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반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상상하는 것도 내 몫이고, 읽다가 잠깐 멈춰서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쉽고요. 한 영화를 매일 30분씩 끊어 본다는 건 어딘가 이상하고 몰입도 어렵지만 책은 그렇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아니고요. 그냥 표지가 예뻐서요!”
글 읽고 쓰는 걸 좋아한다면 자신의 글이 어떤지도 잘 알겠네요? 승리 씨 글만이 가진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글쎄요. 제 글이다 보니까 어떤 ‘매력’이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글이든 쓰고 나서 잘 썼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뭔가 조금 모자란 것 같고 전하려고 하는 걸 잘 못 담아낸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신경쓰는 부분은 있어요. 물론 글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의 감정이나 느낌이 드러나는 글을 쓸 때에는 단어 하나가 주는 어감을 신경쓰면서 천천히 쓰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시인들은 단어 하나하나 감각을 곤두세워서 쓰잖아요. 그런 글을 읽으면서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말들이 이런 울림을 줄 수도 있구나 감탄한 적이 많아요. 그래서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쓰고는 있는데 읽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네요.
노르웨이로 교환학생을 간다고 들었어요. 연어의 나라! 왜 노르웨이를 선택하게 됐나요?
북유럽에 가 보고 싶었어요. 우리가 흔히 복지국가라고 하는 곳들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던 게 컸던 것 같아요. 노르웨이로 교환 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으니까 다들 조금 놀라요. 노르웨이로도 교환을 가? 네, 제가 갑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기대되는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유럽을 처음 가 보는 거라서 여기저기 여행 다니고 싶어요. 그리고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북유럽 사회의 모습을 배울 수 있다는 점 역시 기대돼요. 실제로 그런 수업들을 들을 계획이기도 하고요. 전혀 다른 사회에서, 짧은 여행이 아니라 반년 간 ‘생활’을 해본다는 게 저한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렇지만 생각만큼 막 ‘기대된다! 설렌다!’ 이런 마음보다는 이제 담담해진 것 같아요. 주위에서 교환을 다녀온 친구들한테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힘들었던 이야기도 많이 듣기도 해서요. 교환학생에 대한 환상을 미리 와장창 깨고 가는 느낌?(웃음) 그렇지만 이러다가 출국 하루 전 쯤 되면 막 긴장되고 두근두근 잠도 못자고 그럴 거예요. 뻔하다 뻔해.

“제가 연대 서문 근처에 살았는데 애증의 공간이었어요.
그래도 어찌됐든 일년 반 동안 살면서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
이제 교환학생을 가니까 방학 시작할 때 방을 뺐는데
가끔 이 사진 보면 일년 반 신촌 생활이 촤르르륵 생각이 나요.
오밀조밀 모여있는 원룸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
또 다른 신촌의 모습.”
에디터 명 ‘노을’은 무슨 뜻인가요?
노을은 하루의 마무리잖아요. 그렇지만 하루가 진다는 건 또 다른 하루를 기약한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노을은 마무리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노을이라고 지었어요. 그래서 제 에디터 한줄 소개도 ‘또 하나의 시작’이고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사실 다 나중에 갖다 붙인 거예요. 그냥 말이 예뻐서 어느날 문득 떠올라서 지었어요. 예쁜 말 최고!
그럼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또 하나의 시작’을 하고 싶어요?
목표요? 음… 삶 전체의 목표는 잘 모르겠어요. 이동진 평론가가 한 말 중에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지금은 관심사도 많고 해 보고 싶은 것도 이것저것 다양해서, 어떤 명확한 삶의 목표가 있다기 보다는 지금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다보면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삶이 풀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10년 전의 저는 지금의 제가 이런 삶을 살고 있을지 생각도 못 했을 것 같거든요.
다만 뭘 하든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해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삶의 경험이 생기면 자기가 봐 온 것만을 보고 믿으면서 막혀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언제나 내가 못 보는 세상이 있다는 걸 잊지 않고 겸허하게 배우면서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교환학생 다녀와서 잔치 계속 할거죠?! (강요)
(웃음) ‘함께’ 벌입시다,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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