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이연우

이연우(23)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재학 중인 이연우입니다. 사실 잔치에서는 아트팀 와얀이라는 자기소개가 더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웃음)
지난 한 학기동안의 잔치꾼 생활, 어땠나요?
새로웠어요! 대학을 2~3년동안 다니다 보면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이 어딘가 모르게 굳어지잖아요. 하지만 잔치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또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 바운더리를 잔치가 자꾸 쿡쿡 찌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에 대해서 ‘넌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나는 이런 시각으로 이걸 바라봤는데 너의 생각은 어때?’라며 서로 질문을 주고받고 글로 표현하는 과정들이 너무 좋았어요. 자려고 누웠는데 다음 번에 쓸 글의 소재나 방식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잠 못 이루는 일도 정말 처음이었어요. 제 글에서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장점을 찾아주는 것도 고마웠고요. 음, 아무튼 잔치는 제가 안 해본 일과 따뜻한 사람들 투성이였습니다. 덕분에 잔치에서 쓴 제 글들을 아끼게 된 것 같아요.
특별히 애착이 가는 글이 있나요?
마지막으로 썼던 이선 인터뷰(#36. 영화와 철학을 공부하는 이선)요! 누군가를 인터뷰해보는 게 처음이었기도 하고, 캐릭터가 강한 친구라 글로 풀어내는 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새삼 피플팀이 대단하다고 느끼게 되었던 좋은 계기였습니다.(웃음) 걱정했던 것보다 잔치꾼들의 반응도 좋았고,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을 해줘서 뿌듯했어요. 그 친구가 나중에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었을 때 처음 인터뷰한 사람은 나라고 자랑하고 다니고 싶네요.
연우씨가 느끼는 아트팀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트 안에 플레이스, 피플이 모두 담길 수 있다는 점이요. 이 예술이 어떤 장르이든 간에 창작자의 의도나 만들어진 배경, 상황에 따라서 여러가지가 담길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플레이스, 피플뿐만 아니라 히스토리가 담길 수도 있겠고, 심리학이 담길 수도 있겠고.. 그래서 제가 문화예술을 너무 사랑합니다! 평생 이걸로 먹고 살고 싶어요!

그럼 문화예술 중에서도 어떤 분야를 가장 좋아하나요?
언제나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중학생 때부터 삶의 일부였던 뮤지컬이지만, 근래에는 전시나 무용에도 흥미가 가요. 뮤지컬은 처음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고 이 방향으로 진로를 정하게 해 줘서 항상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제가 문화예술 분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분야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 때문이에요. 음악과 연극을 결합하여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시작된 것처럼, 문화예술에서는 각기 다른 분야들이 서로 융화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한 분야를 정해놓고 진로를 확고하게 정하기 보단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공연장에서 일해볼 수도 있는 거고, 기회가 되면 전시기획도 해보고 싶고. 그러려면 제가 그 다방면을 수용할 만큼 넓고 풍부한 사람이 되어야겠죠? (웃음)
미래에는 어떤 분야의 문화예술에서 일하고 싶나요?
요즘은 계속 문화예술분야의 국제교류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해외의 좋은 문화예술을 한국에 도입하고 또 한국의 좋은 문화예술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니 저랑은 딱 맞는 직업 같지만, 막상 또 취직할 때가 되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모르니 확신은 못해요!
‘와얀’이라는 에디터명이 인상깊어요. 와얀이라는 이름도 문화예술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작년에 인도네시아 예술문화장학생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서 문화예술을 공부하며 4개월동안 발리에서 지냈어요. 우리가 발리하면 생각하는 그런 에메랄드 빛 바다가 있는 관광지가 아니라 진짜 발리인들이 사는 곳에서요. 발리인들은 이름을 특별하게 짓는 문화가 있는데, 태어난 순서에 따라서 이름을 지어요. 첫째면 무조건 와얀(wayan)이나 뿌뚜(putu), 둘째면 끄뚯(ketut) 뭐 이런 식으로요. 뒤에 가족끼리 쓰는 이름을 성처럼 붙이면 이름만 들어도 이 사람이 어떤 집의 첫째고, 누구의 딸이라는걸 다 알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저는 따로 영어 이름을 두지 않고 그냥 제 한국이름 ‘연우’에서 ‘연(yeon)’이라고 따서 썼어요. 그런데 이게 발음이 어려우니까 발리인들이 저를 ‘얀(yan)’이라고 부르다가, ‘그렇다면 너도 와얀이구나!’ 하고 저를 와얀이라 부르기 시작한거죠. 외국에서 혼자 오래 있으면 되게 외로운데, 와얀이라고 불리니까 마치 그 공동체에 속한 기분이 들었어요. 저한테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라 에디터명을 생각했을 때 이것밖에 떠오르지가 않더라구요.

와얀의 어느 하루
와, 너무 신기해요! 그럼 저는 발리식 이름으로 끄뚯이 되는 거네요.(웃음) 그나저나 에디터명 아래의 짧은 소개글이 ‘나를 말하는 사람’이잖아요. 글에서 담고 싶었던 연우씨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예쁘게 꾸며서 글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예전에 SNS에 본 영화나 여행지에 대한 기록들을 짧은 글로 남겼을 때가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제 생각이 아닌데 마치 제가 생각한 것처럼 포장해서 글을 쓰고 있더라구요. 그 때부터 SNS에 글쓰기는 접었죠.(웃음) 그냥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어요. 저도 신촌의 소리를 담았던 글(사운드 오브 신촌, 혹은 당신의 발걸음 사이)처럼 감성이 가득한 글을 한번쯤 써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워요. 저는 기쁨이나 신남은 정말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사람이지만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은 다른 사람이 못 보게 꽁꽁 숨겨놓는 편이거든요. 아마 그래서 감성적인 글을 쓰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참고로 이 소개글은 제 최애(最愛) 뮤지컬 ‘레드북’의 노래 가사를 따 온 건데, 이 뮤지컬은 인생 살면서 안 보면 정말 후회할 극이므로 모든 잔치꾼과 잔치 독자 여러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학기는 아쉽게도 잔치와 함께하지 못한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사실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잔치에 들어오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너무 지겨워’ 라고 찡찡댔던 게 새삼 기억이 나네요.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니까 제 자신마저도 똑같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때로는 팜므파탈처럼 살아보고 싶고, 막 때로는 톰보이처럼 살아보고 싶기도 한데 말이죠. 그래서 새로움을 얻으려고 잔치에 들어왔고,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잔치가 아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새로운 연우를 찾아보려해요. 다음 학기는 새로운 연우를 찾는 준비 기간이 되겠죠? 아, 이렇게 말하면 ‘쟤는 새로움만 추구하는 이상한 애’ 이런 느낌인데, 저는 정착된 것도 무척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놀랍게도 집순이에요!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다들 한 번씩 인생에 권태기가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 순간들을 새로움으로 극복하려는 연우씨가 멋진 것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다음에 만날 새로운 연우에게 미리 한 마디 해주세요!
어디에서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