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배진성

배진성(25)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신촌에 거주하는 25살 에디터 진진입니다!
이번학기 마지막 회의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마지막 회의 이후 기말고사 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던 게 생각이 나네요. 어찌됐든 시간은 흘러갔고 시험을 보고 레포트를 제출하면서 종강을 맞이했습니다! 사실 군을 전역하고 사회로 다시 나온 첫 학기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 크리스마스나 새해가 좀 더 특별하고 새롭게 느껴지기도 해요. 덕분인지 다른 이유인지 여느때보다 가장 행복하게 연말을 보냈습니다. 요가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저는 입대해본 적이 없으니 단언할 순 없지만, 아마 사회인이 되어 행복한 게 맞지 않을까요? 저라면 해방감에 방탕한(?) 삶을 즐기기 바빴을 거 같은데, 잔치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입대하기 직전, 잔치에서 활동하던 학교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바로 지원해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벌써 2년도 더 된 이야기인지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 대화가 있고난 후 무의식적으로 전역하면 해야할 일 첫번째가 잔치 지원하기가 됐어요. 이를 실천함으로써 잔치에 들어오게 된 거고요.
생각보다 지인을 통해 들어오는 잔꾼이 많네요. 어쩌면 무의식이 이끌어줬다고도 할 수 있는 잔치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OT에 가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다들 나이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는데요.(웃음) 제가 24살이었는데 동갑인 친구없이 최고령자였으니까요. 조금은 속상하기도 하고, 세월을 실감하기도 하고… 뭐 그런 느낌이었죠. 그 외에는 활발한 에디터 몇몇과 즐거운 뒤풀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발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맞아요. 잔치의 꽃은 감히 뒤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케줄에 쫓겨 한 번도 못 간 제가 밉네요. 그렇다면 뒤풀이 말고도! 잔치에 들어와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첫 글을 업로드하기 직전 팀원 피드백을 받을 때 였던 것 같아요. 제가 오롯이 혼자서 작성한 글에 여러 명이 달려들어 문장과 어휘를 꼼꼼히 검토해준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묘한 감동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쉬운 경험은 아니니까요.
듣고보니 저도 첫 글에 쏟아진 폭풍 피드백을 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던 때가 생각나요. 물론 더 기분이 복잡했던 건 에디터 명을 정해야한다고 했을 때고요.(웃음) 이쯤에서 에디터명 ‘진진’ 의 기원이 궁금해지는데요?
앞서, 제 이름은 진성입니다. (다들 트루스타로 알고 계실까 봐 첨언해요!) 사실 저는 제 이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23년동안 가지고 살아온 이름이지만, 아직도 ‘진성아’, ‘진성이 형’ 등으로 불리는게 너무나 어색할 정도로요. 그러면서도, 제가 제 이름의 뜻은 참 좋아하거든요. 이름에 쓰이는 한자가 ‘참 진’ 에 ‘별 성’ 자를 써요. ‘별 성’ 자 자체로는 잘 모르겠는데, ‘참 진’ 자와 합쳐지면서 만들어지는 뜻이 너무 좋더라고요. 또, 살면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친근한 한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색한 이름 대신 써야 할 닉네임이라면 제가 좋아하는 글자를 두 번 사용해서 지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제 에디터명은 진진이 되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구린 것 같아요.

말과는 달리 남의집 간판에도 진출
원래 자기 것이 제일 나빠보이는 게 사람 심리랄까요. 저도 제 이름, 제 에디터명, 제 글이 제일 못나보이는 게 사실이에요. 잔치에 들어와서 다른 에디터들의 글을 읽으며 항상 감탄하기 바빴는데, 진진님은 혹시 이번학기 가장 좋았던 글이 있나요?
연락병 에디터의 첫 글인 ‘혁, 스물 셋의 숲길’을 가장 좋아해요. 피플팀의 일원으로서 조금 민망하지만 아트팀의 글을 전반적으로 전부 좋아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연락병 에디터의 저 글 같은 경우는 담담한 문체에 친구에 대한 애정이 겹겹이 녹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읽으면서 무뚝뚝한 따뜻함이랄까, 하여튼 역설적인 무엇이 많이 느껴졌어요. 함께 삽입된 그림도 너무 좋았고요.
맞아요! 저도 읽으면서 오지 않은 스물셋의 기억을 조작당한 기분이었어요. 물론 진진님의 ‘단면신촌: 주변인의 이야기’을 읽으면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도 잊지 못 하고요. 제가 잔치에 몸담고 처음으로 봤던 신촌의 어두운 면이었는데,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꾸준히 잔치의 글을 읽어온 독자로서 눈에 띄었던 점은, 잔치가 신촌이라는 지역의 정기적인 후원을 받아 광고를 대행해주는 웹진도 아닌데 너무 즐거운 얘기만 그득한 것 같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전 재밌는 글을 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알고 있지만 외면해온 신촌의 부정적인 단면들을 글감으로 사용하면 좋을 거 같았어요.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단면신촌의 1편이었고요.
저는 저도 모르게 당연히 긍정적인 부분만 담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단면신촌 1편은 그 편견을 깨는 것 같아 무척 좋았어요. 그런데 그에 반해 ‘단면신촌(2): 주변에서 아우름으로’ 는 제법 상반된 분위기였는데요.
일단 두 글의 분위기를 상반되게 하려고 처음부터 작정하고 시리즈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애초에 시리즈로 쓸 생각도 없었고요. 그런데 우연히 이번 학기에 단골이 된 카페의 운영방식을 보면서, 제가 앞서 작성한 글의 단면을 구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2편을 기획하게 됐고, 결과적으로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언으로 나아가는 형태의 시리즈를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의도된 이야기들은 아니에요!
의도되진 않았지만 마치 의도한 것 처럼 깔끔한 구성이었던 거 같아요. 그보다 피플팀으로서 가장 큰 고충은 아무래도 인터뷰 대상자를 섭외해야 글이 나온다는 부분인데요. 이번학기 활동하면서 고충이 있었다면요?
사실 한 학기에 쓰는 글이 두 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고충이라고까지 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제 첫 글의 인터뷰이는 제 친한 친구였고요.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하게끔 도와주신 파티션의 사장님은 인스타그램으로 부탁을 드렸을때 너무나 흔쾌히 수락해주셨답니다.
저와는 상반된 마인드를 갖고 계시네요. 저는 섭외의 유연함과는 무관하게, 그 자체로 부담을 갖고 보름 전부터 시름시름 앓았거든요. 글을 며칠 전부터 수없이 다듬어도 마음에 들지 않아 걱정만 늘었었고요. 혹시 진진님은 어땠나요? 진진님이 본 자신의 글이요!
이번 학기 잔치에서 활동하면서 가졌던 목표는, 기존의 클리셰를 벗어난 글을 쓰자 라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쉽고 밝은 이야기를 벗어나 지금까지 사람들이 집중하지 못 했던 분야에 집중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학기 제가 작성한 글들을 되새겨보면 글감과 소재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지만, 이야기가 너무 가라앉아 재미없게 읽히는 글들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글감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했었어요. 그런데 글을 한 번에 저의 말로 주욱 늘여놓았다가 제대로 된 퇴고없이 업로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달까요. 어휘나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거 같아요. 잔치라는 웹진의 특성을 조금 더 생각하고, 글을 다듬는데 좀 더 시간을 할애했다면 더 좋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부분이 살짝 아쉽습니다.
잔치는 에디터 각자 개성이 뚜렷한 문화예술 웹진인만큼, 자신만의 말로 늘여놓는 것도 좋은 부분이라 생각해요. 글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게, 어휘나 문장의 영감은 어디서 얻게 되나요?
영감이라고 한다면 너무 대단한 말처럼 느껴져 조금 머쓱하지만, 저는 주로 책에서 표현하는 방법들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전공이 문학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많은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라든지 ‘이런 표현은 나도 꼭 써먹어봐야 겠다.’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고 머리 속에 담아두곤 합니다. 실제로 이번 학기 잔치에 올라간 글에도 많이 반영이 되었고요!
역시 에디터에게 책만한 연료는 없는 거 같아요. 저는 근래에 계속 독서를 소홀히 했는데, 이번 기회에 반성하고 다독을 목표로 삼아야겠어요. 진진님도 다음학기 목표가 있겠죠?
다소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조금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글로 옮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잔치에 처음 들어올 때부터 저희 학교의 교수님들을 인터뷰하는 것을 필살기로 꼽았었는데요. 꼭 다음 학기에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꼭 사람만 인터뷰하란 법 있나요
교수님 인터뷰, 잊지 않고 꼭 기다릴 거예요.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한 마디 해주세요!
인터뷰를 하고나니 잔치와 함께한지 한 학기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네요. 비록 이제 한 학기 되었지만,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다음 학기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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