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EOPLE 2019 · 10 · 29

253. 웃음을 전시하는 사람들- 더테이블갤러리

Editor 손님

에디터는 작년까지만 해도 신촌에 대해 전혀 몰랐다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잔치에 들어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다른 에디터들이 만난 신초너들을 보며, 나름 신초너의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 어쨌든 신초너 다수는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라는 생각이었다. 취준으로 고민하는 대학생, 알바가 힘든 대학생, 자취하는 신초너가 있는가하면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장님과 직장인, 혹은 청년창업등 다 조금씩은 퍽퍽한 부분이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이러한 신초너들 사이에서 웃음과 행복을 나누고 싶은 신초너를 톺아보기로 했다. 신촌의 웃음을 책임져 줄 ‘더테이블갤러리’의 공민지 기획자님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톺아보다: 샅샅이 자세하게 살피다.

 

안녕하세요 기획자님! 구성원들을 대표해서 더테이블갤러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더테이블갤러리는 이름에서 유추 가능하다시피, 식당 주변공간을 활용하여 전시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우리동네 갤러리’ 라는 개념으로, 친숙한 동네식당이나 비어있는 공간 등을 우리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바꾸어보자는 당찬 취지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동네 식당에 청년 작가들의 그림을 걸고, 더 나아가 다양한 기부활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동네식당에서 밥도 먹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어떤 계기로 기획을 결심하게 되셨나요?

초기 기획자인 저는 직장 4년차인 여느 20대 청년인데요. 회사를 다니다보니 일상이 점점 단조로워지는 과정을 경험했어요. 대학생활을 기점으로 넓어지던 세상이, 입사하면서 어느새 무채색으로 바뀌어가는 듯 했거든요. 저 포함 주변 친구들 모두가 칙칙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때마침 사진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전시를 준비하다보니 저보다 사진이나 그림에 재능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구색을 갖춘 전시회장에 작품을 거는 것도 멋지지만, 단골 식당에 걸려있는 친구들의 작품을 마주치게 되는 일도 재밌을 거 같아 더테이블 갤러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상상해본 적도 없는 엄청난 용기네요. 물론 행복하기 위해 기획한 일이지만, 본업이 있다보니 한계를 느끼실 때도 있을 거 같아요.

그럼요.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시간적인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 본업으로 삼고 했다면 3일가량 소요될 일이 3~4주까지도 걸려요. 최악의 경우 마무리를 못 할 때도 있고요. 팀원들도 자주 보기 힘들죠. 이러한 시간적 제약이 아쉬울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전적으로 본업 덕분이니, 감수하고 이겨내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덕분에 회사를 정말 열심히 다니고 있답니다.

이렇게 기획자님의 출근까지 부추길만큼 더테이블갤러리가 선사하는 즐거움은 무엇일까요?

추억과 사람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예전과는 다른 색깔의 추억이 생겨요. 고등학교 선배 언니와 전시 포스터를 만들고, 뱃지를 디자인했어요. 신촌 거리축제를 한다고 수많은 친구들이 와서 못질을 하고 이젤을 펴고 시민들을 맞이했고요. 결과적으로 동아리에, 대학교에, 해외봉사 팀원들에, 가족, 러닝크루, 친구들까지… 다같이 설치하고 운영한 셈이죠. 어떤 것과도 바꿀 수없는 추억이에요. 그리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잦아져요. 작가님들과 기획자, 수많은 대표님들과 예술가, 관계자분들이 되겠네요. 함께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현실화를 위해  고민하다보면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게 느껴져요. 회사와 집밖에 없던 제 삶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게 무척 행복하달까요. 그리고 그들이 더 재밌게 무언가를 펼칠 수 있도록 더테이블갤러리가 판을 제공할 때의 보람은 형용할 수가 없어요!

 

 

깜깜한 밤이 될 때까지 함께하고픈-

 

 

그 분들에게 있어 기획자님도 분명 멋진사람일 거라 확신해요! 이렇게 멋진사람들이 가득한 더테이블 갤러리 내부 구성이 궁금한데요. 구성원에 직책이나 기수가 존재하나요?

구성원들에겐 직책과 기수 모두 있는데요. 우선 기수는 반년 단위이고, 원하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구조예요. 개인적으로 평생 하고자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지칠 때는 쉬었다가 하고싶을 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중이고요. 또한 직책은 각자가 원하는 대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님도 있고, 수석 디자이너에 아나운서까지요. 우리가 재밌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저는 여기서 기획자를 맡고 있는 셈이죠.

직책이 원하는대로라니, 화끈한데요? 어떻게 하면 더테이블갤러리 일원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요!

다음 기수는 1월에 다시 모을 예정이고, 그 전에 어떤 경로로든 알게 되어 흥미가 생긴 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하고 싶은 걸 먼저 고민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구성원과 작가를 조금 구분하자면, 작가는 시기와 공간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되도록 많은 작가분들이 시기와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하시는 분 대부분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듣다보니 ‘더테이블갤러리’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 기부활동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올해 ‘서대문구 청년축제’ 에서 쌀 20kg씩 기부하셨다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접했어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번에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 20kg 쌀 20포대, 총 400kg을 기부했습니다. 서대문구 청년축제에 ‘우리 모두는 작가다’는 주제로 참여해서, 시민분들 핸드폰 속 사진을 인화해드렸어요. 이번에는 저희 작가님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취지를 설명하며 받은 모금액 말고도, 기부플랫폼 ‘돌고’에서 함께해주셔서 400kg라는 큰 금액과 의미있는 전달이 가능했어요. 자그마치 서대문구청 사회적경제과장님까지 참여해주시고, 감사하게 기사까지 났네요!

 

 

행복을 주면서 행복을 받는 사람들

 

 

스케일이 남다르네요! 기부대상이 노인복지관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제가 20살부터 인연을 맺어오고있는 복지기관이었어요.  오랜만에 또 좋은 의미로 찾아가 인사드리고, 인연을 지속하게 되서 즐거웠습니다. 결국 ‘동네’라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스무살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스무살에 그저 봉사하고 싶은 마음에 주변 언니오빠들과 봉사 소모임을 만들었고, 그 첫 시작이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이었거든요.1년동안 저소득층 어르신 중에서 사회적 활동이 없으신 분들의 댁을 찾아가 말벗과 방한,청소 등을 해드리는 봉사였어요. 전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터라, 한달에 두 번씩 어르신들을 찾아뵈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마음의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제게는 저희 어르신들이 계신 서대문노인복지관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었고, 실제로 그 이후에 제가 작게나마 기부할 수 있을때면 가장 먼저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을 떠올리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복지관 어르신들이 사회적으로 훌쩍 성장한 기획자님께 감동받았겠어요. 그런데 기부활동까지 하려면 가끔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세요? 선뜻 자기 것을 내놓는 다는 게 쉬운일은 아니잖아요.

밥 먹으러 오신 분들이 그림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 기분 좋은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밥을 선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건 ‘동네식당x기부전시’ 프로젝트가 된 겁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죠.

마음에 여유가 있는 분들을 보면 항상 존경스러워요. 그나저나 지금껏 더테이블갤러리가 한 프로젝트나 활동들의 규모가 작지 않은데요, 준비과정이 궁금해요. 특히 전시가 아닌 ‘라디오 식당편’을 진행하셨던 게 인상깊어서요.

오히려 가장 먼저 시작한 게 라디오였어요.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들을 어떻게 담아낼까 고민하다가, 저희 갤러리 일원인 이윤서 아나운서가 생각났어요. 목소리에 이토록 재능있는 분을 통해 저희 주변의 이야기들이 전해지면 최고잖아요. 우선 제가 식당 사장님을 찾아뵈어 인터뷰를 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하면 이윤서 아나운서께서 녹음을 해주십니다. 그러면 김태래 영상 디렉터께서 편집을 해주시고요. 음악과 싱크, 전체적인 아우트라인과 분위기를 만들다보면 어느새 한 편이 마무리돼요. 라디오식당편은 이렇게 진행됐었죠.

다른 전시활동들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짧게나마 소개해주세요.

이 외의 활동들은 작가 분들을 모집하고, 그 작품들로 식당 사장님과 함께 어떤 작품을 걸지 논의해요. 전시의 컨셉을 정하고, 디스플레이를 진행합니다. 작가분들의 디지털파일 작품을 실체화하는 과정은 쉽지않은데요, 그러면서도 가장 설레는 과정 중 하나예요. 여러 작가분들이 저희에게 선물처럼 보내주신 작품을, 각 식당과 공간에 전달하는 산타가 된 듯한 기분이 드니까요.

전시가 마친 작품들은 또 다음 전시를 기다리게 된답니다.

 

 

 

우리들만의 작은세계로 초대합니다

 

 

저는 갤러리 활동을 주로 SNS를 통해 접했었는데요, 작가님들을 소개하는 방식이 특색있는 거 같아요.

SNS컨텐츠는 마케팅을 담당해주시는 김민혜 마케터께서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로고에서도 사용하는 사각틀로 홍보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고, 곧바로 적용하였죠. 홈페이지에는 원본 그대로를 올리고, 인스타그램은 보다 통일된 양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도안 자체를 그려준건 수석디자이너를 맡아주고 계신 김지은 디자이너께서 해주셨답니다.

이렇게 더테이블갤러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손길로 이뤄지고 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각오 부탁드려요.

제가 더테이블갤러리 첫 기획서에 첫줄로 적어놓은 글입니다. 

‘더 함께 많이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 중심엔 우리 팀원들입니다. 우리가 재밌어야 계속 해나갈수 있으니까요!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이, 그 사람들의 가치관과 능력에는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존재한다. 확실한 건 그렇게 다른 서로가 있기에 각자의 특성이 모여 조화를 이루고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신촌은 대학가이고, 누군가에게는 일터고, 누군가에게는 노는 곳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나누는 장소가 된다. 이렇듯 여러 자아가 공존하는 신촌은, 두려울 것 없이 아름답다.

 


더테이블갤러리 공식 홈페이지 (현재 작업중)

https://www.the-table-gallery.com/

더테이블갤러리 공식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the.table.gallery?igshid=1nn3wrmgxjy6t

연세로 청년축제 쌀400kg 기부관련 기사

https://m.blog.naver.com/jk20202/221670632446

손님
AUTHOR PROFILE
손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