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 이보경

이보경(24)
보경씨, 잔치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 학기 동안 플레이스팀에서 활동한 에디터 보구밍, 이보경이라고 합니다.
에디터명이 너무 귀여워요. 무슨 뜻인가요?
다소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먼 훗날 제가 보고 싶어 할 곳들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평소에 친한 사람들에게 자주 쓰던 말이기도 했고요. 의미도 들어맞고, 제 이름이랑 초성도 똑같아서 보구밍이 되었습니다!
너무 잘 어울리네요. 종강한 지 벌써 한 달 정도 됐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철학과 윤리’라는 계절학기 수업을 수강했는데 다양한 철학 딜레마에 대해서 심도 있는 토론을 무려 80분 동안 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연극 동아리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달 말에 공연이 있어서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 일주일에 4번, 4시간 동안 연습하고 있고, 지금도 연습하다 왔어요.
우와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게요!
‘소년룸펜’이라는 연극이에요. 한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한 창작극이고 모두의 이야기인데 장면 적으로 독특한 연출을 많이 시도해보고 있어요. 30일, 31일 8시에 연세대학교 학생회관에서 합니다. 많이 보러 와주세요!

무대 위에서 빛나는, 무대를 빛나게 하는.
기회가 되면 보러 가고 싶어요! 남은 방학 동안은 쉴 예정인가요?
남은 방학 동안은 새로운 연극에 스태프로 참여해요. 좋아하는 선배들과 함께 준비하는 연극이어서 더 기대돼요. 그리고 이제 졸업 학기를 앞두고 있고 아마도 대학원 진학을 할 거 같아서 공부도 좀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많이 쉬고, 본가인 부산에도 여유롭게 갔다 올 예정이에요.
원래 연극에 관심이 있었나요?
고등학교 때 예술제에서 한번 해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대학 가면 한 번쯤 해봐야지, 라고 생각만 하다가 2학년 1학기 때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너무 즐겁고 정이 들어서 정말 꾸준히 활동 중이에요. 혜화에서도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인생의 평생 자랑거리입니다.(웃음) 제가 원래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걸 잘못해요. 평소에 팀플 할 때도 발표하는 걸 꺼리는 편인데 연극 동아리에서 무대에 설 때는 안 떨려요. 좋아서 하는 취미 활동이니까 잘해도 좋고 못 해도 좋고 어설퍼도 좋거든요. 연습해 온 시간이 있고 같이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 덕분인 거 같아요.
연극 동아리를 향한 애정이 대단하네요. 졸업 후에도 꾸준히 활동하기를 응원합니다. 졸업 학기를 앞둔 소감은 어때요?
저는 아직 사회에 나갈 준비가 안 됐는데 학교가 자꾸 저를 뱉어내려고 하네요. 너무 당황스럽고… 그렇습니다.(웃음)
졸업 후에도 신촌 종종 놀러 오세요! 제가 있답니다. 보구밍에게 신촌은 어떤 의미인가요?
신촌은 제가 직접 선택한 저의 첫 고향 같은 느낌이에요.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선택한 이유 중에도 신촌에 위치한다는 점이 있었어요. 신촌 하면 서울의 중심에 있는 대학가라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데 직접 마주한 신촌은 단순한 대학가 이상의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밤마다 연희동, 연남동 쪽에서 산책을 하는데 아직도 새로운 곳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지난 3년 동안 신촌에 애착이 정말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신촌이라는 곳을 알아 가기에 3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좋아하는 신촌에 조금 더 머물러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대 대학원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있답니다. 대학원 갈 거면 무조건 자대 대학원으로 갈 거에요.
신초너 생활이 아직 많이 남았군요. 그나저나 밤 산책이라니, 자취 중이신가 봐요!
원래 학교 서문 쪽에서 2년 동안 자취를 했는데 얼마 전에 연희동과 연남동 근처로 이사 왔어요. 대학교에 와서 자취를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는 생활을 해와서 혼자 있다는 게 많이 무섭고 외로웠어요. 근데 점점 그게 편해지고 이제는 나만의 공간에 있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그리고 자취하면서 깨달은 건데 제가 집에 친구들을 데려오는 걸 엄청 좋아해요. 자취방에서 편한 잠옷을 입고 간단한 요리와 술 한잔 씩 하면서 밤새 수다 떠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하루의 마무리
자취 부러워요. 저도 초대해 주세요! 이제 잔치 이야기를 해볼게요. 잔치를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이야기의 시작은 3학년 2학기. 그 당시에 제가 인생을 불태운(?) ‘꽃잎’이라는 술집이 있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술도 많이 마신 시기였는데, 꽃잎에는 친한 사람들과 일주일에 서너 번은 간 것 같아요. 거기에 정말 많은 시간과 돈을 쓴 만큼 수많은 사람들과의 추억도 쌓여 있었는데, 갑자기 그 가게가 사라진 거에요! 길가다가 거기 공사하는 걸 보고 그 자리에서 무슨 실연당한 사람처럼 펑펑 울었어요. 너무 좋아하던 공간이었는데, 막상 보니까 그 공간에 대한 사진이나 기록이 전혀 없었어요. 그렇게 공간이 사라져버리니까 거기에서 보낸 한 학기가 통째로 없어진 거 같아서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대해서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던 찰나에 운명적으로 잔치 플레이스팀 모집 글을 봤어요. 그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술집 관련 글이 한가득하겠군요. 바람직해요! 그럼 그전에는 글을 거의 안 써본 건가요?
저는 살아오면서 학교 레포트 말고는 일기도 안 쓰는 사람이라서 정말 줄글이라고는 써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기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도 차라리 영상이나 사진을 떠올렸지 글이라는 매개체는 고려하지도 않았어요. 당연히 자신도 없었고요. 그래도 해봐야 늘지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잔치에 들어왔고 제 인생 첫 번째와 두 번째 줄글을 쓰게 되었답니다.
저는 보구밍 글 읽고 당연히 글쟁이일 줄 알았어요! 지금까지 쓴 두 개의 글 중 더 애착이 가는 글이 있나요?
‘메시에’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공간이어서 의미가 있다면, ‘연희동 동네 술집’은 공간도 당연히 좋지만 제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 애착이 가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제가 처음으로 제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썼다는 게 인상적이거든요. 둘 중 하나만 고르는 건 너무 힘드네요. 공간은 메시에가, 내용은 동네 술집이! 아, 그리고 메시에는 꼭 가보세요! ‘레인’이라고 사장님만의 비율로 맥주와 와인을 섞은 술이 있는데 되게 묘한 맛이에요. 한 잔쯤 마셔볼 만해요.
이번 학기 중으로 꼭 먹어볼게요. 혹시 생각해둔 다음 글 주제가 있나요?
제일 쓰고 싶었던 곳들은 이미 다 써서 아직 확실히 정하진 못했어요. 다음 후보로 ‘대명 꼬기’도 생각하고 있고요, 제 신촌 엄마가 계신 곳이거든요.(웃음) 저랑 같이 가면 서비스를 끝없이 받을 수 있어요~ 아니면 아직 많이 안 가봤지만 산책하면서 발굴한 공간들을 펼쳐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학기 동안의 잔치 활동을 마무리한 소감이 어때요?
글을 쓰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인 거 같아요.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서 감사해요. 언어가 한 사람이 가진 세계의 범위를 나타낸다는 말이 있잖아요. 직접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다 보니까 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좋은 사람이 쓰는 좋은 글
글은 쓸수록 는다고 해요! 새해가 밝았는데 올해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이번 한해는요, 졸업 학기인 만큼 당연히 미래를 위한 준비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다하고 싶어요. 미련도 후회도 없게요. 작년의 새로운 도전이 잔치에 들어와서 글 쓰는 거였는데 그런 도전을 또 하면서 끝없이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서 아는 사람의 범주가 넓은데 이제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을 조금 더 챙기고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1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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