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박소정

소정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잔치의 플레이스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소정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데, 수료를 신청한 상태라 지금은 재학생이지만 놀고 있는 백수에요.
소정님 에디터명이 귀여웠던 것 같은데, 에디터 명과 뜻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 에디터 명은 빡쏘에요. ‘빡쏘’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별명이에요. 딱 봐도 초등학생 별명 같죠?(웃음) 제가 초등학교 때 한 반에 ‘소’자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여러 명 있었어서 다 빡쏘, 한쏘, 문쏘 이렇게 불렀거든요. 지금은 빡쏘라고 부르는 친구들이 없지만 가끔 옛날 친구들 만나면 들리는 ‘빡쏘’라는 말이 너무 편해요. 옛날 생각도 나고요. 그래서 에디터 명을 빡쏘라고 정하면 에디터 명을 볼 때마다 또 추억에 젖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그렇게 지었어요.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때는 다들 그렇게 불렀던 것 같네요. 정말 추억이에요. 저희 방학이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일단 임용을 올해까지는 준비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께 선언을 하고, 이전에는 조금씩 몰래 준비하던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어디든 신입으로 들어가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는데, 가능하다면 마케팅이나 영어교육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력서가 문제에요. 쓸 게 너무 없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임용을 준비할 것이라 생각해서 준비해둔 것이 없거든요. 정말 후회가 되지만…그래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 최근에 너무 답답해서 여행을 다녀왔어요. 가족이랑은 인천을 가고, 그 다음에 바로 친구들이랑 보성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어요. 날씨도 좋고, 사람이 없는 곳 위주로 다니니까 조용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보성 정말 추천해요. 보성에 원래 율포 해변이 있어요. 예전에 가보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여행지를 보성으로 정한 것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기한 폐장이더라고요. 그래서 차밭에서만 놀았는데 그래도 좋았어요. 이 코로나 난리 속에서 깨끗한 자연을 만끽하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여행가서도 마스크 끼고 계속 소독해야 해서 좀 답답하긴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저도 요즘 여행이 정말 가고 싶어요. 보성, 기억해뒀다가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그럼 남은 방학동안은 어떻게 보내실 생각이신가요?
경력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아서 어디든 비슷한 분야면 일단 들어가려고요. 8월내에 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에요. 제가 마음이 좀 급한 것 같아요. 제 주변 동기들이 다 빠르게 졸업하고 취업해서 지금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극과 극인게 주변에 동아리로 친해졌던 언니, 오빠들은 다들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준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로워요. 제가 막 취업 준비에 시달리고 있으니까 아직 어리다, 괜찮다 이렇게 말해주더라고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가 절대 젊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뭐든 빠르게 하기를 원하시는 눈치여서 8월내에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 중이에요. 그래서 최근에 오픽도 보고, 토익도 보고, 중국어도 신청해 둔 상태에요. 대외 활동을 지금 하기에는 시간이 없으니까 시험이라도 봐야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준비하고 있어요.
역시 다들 취업 준비하느라 바쁜 것 같아요, 그래도 잔치에서는 그런 걱정들 다 잊을 수 있어서 좋은데…아직 한 학기밖에 안했지만 너무 즐거웠어요. 잔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나요?
술 마신 기억이 계속 떠오르네요. 분명 글 쓰는 동아리인데… 이상하네.(웃음) 힘들었던 일은 확실히 글을 쓰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글을 이렇게 각 잡고 쓰는 것이 저는 거의 처음이에요. 그래서 첫 글을 쓸 때는 어색하기도 했고, 아쉬움도 많이 남았어요. 계속 미루다가 급하게 쓴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두 번째 글은 많은 것을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더 부족한 글이 나오더라고요.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쳐버린 것 같아서 많이 아쉽고 아까워요. 그래도 좋은 점은 사람들이 다 좋아서 재밌어요. 글에 대해 다들 엄청 열심히 읽고 진심어린 피드백을 주잖아요. 이런 모습을 볼 때 글을 쓸 맛이 나는 것 같아요. 1학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이번 학기부터는 더 재밌고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 기대 중이에요!
당연하죠. 분명 그럴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아쉬움이라뇨. 소정님 글 모두 재밌게 읽었어요. 피드백도 다들 좋지 않았나요? 아, 플레이스에 대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요. 신촌에 플레이스가 정말 많은데 어떻게 그 중에서 두 가지를 선정하셨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첫 번째 글은 코로나 때문에 어디를 가서 쓰기는 애매하기도 했고, 4년 동안 신촌에서 살면서 나만의 힐링 플레이스가 되었던 장소를 선정해서 썼어요. 그 곳은 꼭 가야겠다거나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갔다기보다는 어느새 보니까 가있는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장소에 대해 제 생각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어요. 아, 이름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쓰면서 알게 된 곳도 있어요. 첫 번째 글은 그렇게 여기 저기 다니면서 재밌게 썼어요. 두 번째 글은 ‘브롱스’ 맥주 집을 썼는데, 그 장소는 제가 생각하고 선정했다기보다는 떠오른 주제가 있었는데 그 주제에 브롱스가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선정했어요. 요즘 누구를 만나면 취업 준비 얘기를 계속 하게 되니까 분위기가 무거워지는데 ‘아, 좀 가벼워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유 있고 편하게 대화를 하고 싶었어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브롱스’가 떠올라서 사실 좀 끼워 맞춘 것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쓰다 보니까 그 장소에 대해 애정이 더 생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브롱스’를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쓰다보니까 제가 엄청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글을 쓰면서 몰랐던 마음도 정리를 해볼 수 있고 없었던 마음도 생기는 그런 부분이 재밌는 것 같아요.

맞아요. 글은 또 그런 재미가 있죠. 요즘 무거운 얘기만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무거운 것도, 가벼운 것도 모두 괜찮아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저는 자연 속에서 살거나 그럴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기 위해서는 일단 돈이 많아야 해요. 또 당연히 행복한 돈을 벌고 싶어요. 제 자신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넣어서 힘들게 버는 그런 돈이 아니라 행복하게 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이루고 싶은 다른 것은 부모님께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는 것이에요. 부모님 두 분 다 저의 취업 준비를 반대하시는 이유가 제가 경쟁력이 별로 없어서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지금 경쟁력은 없죠, 인정! 그렇지만 취업을 통해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찾아서 보란 듯이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취업해서 부모님께 용돈도 챙겨드리고 이것저것 해드릴 수 있는 그런 자식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말하다보니 이게 결국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말이네요?(웃음) 자, 세속적이지 않은 것을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음… 아, 하나 있어요! 제가 인스타그램의 부계정에 포토샵으로 작업한 아트워크를 올리고 있는데 이 계정을 키워보고 싶어요. 저는 항상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재밌는 것 같아요. 포토샵을 배운 이유는 임용을 준비하면 틀에 박힌 공부를 해야 하니까 나만의 것을 창작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었어요. 예전에 알았던 포토샵을 다시 배우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만들었는데, 이 취미를 조금 더 발전시켜서 조금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스스로 만족하는 그런 작품이요. 뭐…이 일로 돈 벌면 좋고요!
역시 돈이 중요하죠. 취준생의 마인드 훌륭해요. 이제 신촌과 잔치에 대한 질문이에요. 소정님에게 신촌 혹은 잔치란 어떤 의미인가요?
우선 신촌은 좀 식상하긴 한데 동네의 중심상가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수원에서 살았는데, 제가 살았던 동네에는 동네에 중심상가가 있어요. 그런데 수원에는 다 이사 가고 해서 동네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술집이나 맛집이 있어도 같이 갈 친구가 없어서 슬펐는데, 신촌은 같이 갈 친구가 많잖아요. 수원보다 더 즐길 수 있어요. 신촌을 자주는 가는데 또 집 바로 옆은 아니어서 더 제2의 동네 중심상가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잔치는 저를 새내기처럼 느끼게 해주는 곳이에요. 제가 새내기 때 토론 동아리를 했어요. 그 동아리가 3시간 동안 열심히 토론을 하고 끝나면 뒤풀이를 재밌게 했었는데, 딱 잔치랑 분위기가 비슷해요. 새내기 때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놀 때는 또… 요즘 술을 하도 늦게까지 마셔서 정말 새내기가 된 것 같아요. 문제는 다음날 제 몸은 새내기가 아니더라고요. 아무튼 잔치의 뭔가 설렘 가득하고 부정적인 느낌이 없는, 마치 새내기스러운 분위기가 좋아요. 또 글을 쓰면서 신촌의 여러 장소들을 되짚다보니까 새내기 시절이 생각나는 것도 있어요. 신촌에 처음 왔을 때 막 술 마시고 했던 그런 기억들이요. 아, 또 술에 대한 얘기네요. 신촌에 술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밥집도 많고요, 게임 이런 것도 있고…그런데 신촌은 술을 뺄 수가 없어요(웃음)

새내기의 설렘과 술이 공존하는 잔치라니… 부정할 수는 없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글 쓰고 마시고 해봅시다.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 해주세요!
피플팀 들어와줘요….사람 가득한 피플팀을 보고 싶어요. 정말 재밌어요. 이렇게 재밌는 동아리를 사람들이 더 알고 관심도 가져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같이 잔치에서 재밌게 글쓰고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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