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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 · 11 · 11

187. 이 세계에서는 플레이스팀 에디터였던 내가 눈 떠보니 게임 속 랭커?

Editor 홍

이 세계에서는 플레이스팀 에디터였던 내가 눈 떠보니 게임 속 랭커?

 

BGM (***)

 

#000000

 전 세 시, 충혈된 눈으로 과제를, 게임을, 마감글을 쓰고 있던 플레이스팀의 에디터 홍, 파인, 해안, 로스, 별 다섯명은 오늘 평생을 주어도 못할 경험을 하게 됩니다. 타자를 신명나게 치고 있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럽더니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어딘가에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다섯명의 에디터!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며,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이들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눈을 뜨니 몸이 짜리몽땅해졌습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어쩐지 각자의 캐릭터가 잔뜩 담겨 있는 듯한 짜리몽땅한 몸들로 만난 플레이스팀 에디터들. 분명 몇시간 전 신촌에서 정기회의를 하고 인사를 나눴는데, 왜 지금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된 것인지, 어리둥절해 보이기만 합니다. 서로의 몸과 도트로 변해버린 눈앞의 신촌 거리에, 에디터들은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 이게 무슨 일인지에 대해 말해보려 하지만, 입을 열자마자 공중에 부웅, 하고는 채팅창이 떠버립니다. 

 

[홍] : 아니 이게 진짜 뭔데요? 왜 이러는 거예요? 나 직전까지 과제하고 있었다고! ****

[SYSTEM] : 반복된 욕설/비속어는 채팅 금지 처리 될 수 있습니다.

[별] : 이게뭐야? 저 왜 납작해진거에요!!

[로스] : 우와 !! 찾아라 비밀의 열쇠 !!

[파인] : ?!? 아니 여러분들이 왜 여기서 나와?!

[해안]  :  여러분 저기 촌스러워 보이는 미션지가 있어요.

 

     ━━━━━━ ꧁❤︎꧂━━━━━━

 

신촌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MISSION :: [SYSTEM]  흰 바통을 들고 각자의 신촌 물감 한 방울씩을 담아오세요!

실패시 마감 일주일 축소권시험기간 휴회 금지권 / 일주일 밤새기권이 지급됩니다!

플레이스팀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기강을 보여주세요!

<게임하러가기! GO!>

(수락 / 한다 )

 

[홍] : 뭔 또라이 같은 소리야? 애초에 거절이 없잖아

 [SYSTEM] : 반복된 욕설/비속어는 채팅 금지 처리 될 수 있습니다.

[해안]  : 그러면 아무것도 누르지 말고 가만히 있어볼까?

 

( 미선택시 5초 후에 자동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

 

[로스]  : 한다! 한다! 무조건 한다!!

 

5…

4……..

3………

[별]  : 뭐야? 우리 수락한거에요???

2…..

[파인]  : 안돼 잠깐만 이것만 좀 하고…!!

 

1

.

.

.

.

게임이 시작됩니다! 행운(을)를 빌어요!

 ━━━━━━━━━ ꧁❤︎꧂━━━━━━━━

 

물통에 물감을 채워 미션을 완수해라! 

[SYSTEM]  조건

  1. 겹치지 않는 색을 담아오세요!
  2. 반드시 신촌 내부의 구성물들을 활용하세요!
  3. 각자 카테고리를 하나씩 선택해, 색을 담아오세요. 

하늘 / 식물 / 랜드마크 / 건물 / 간판

채팅을 통해 자유로운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홍] : 랜드마크요. 제가 선점할게요. 오늘도 민첩한 하루 되세요^^

[로스] : 이 구역의 ‘간판’은 나다.

[해안] : 하늘 가져갈게요. 나머지 두 분 원만한 합의 이루시길 바라요.

[별] : 흠…  식물이랑 건물 두개 남았네.. 그럼 건물 한번 해 볼까?

[파인] : 뭐야? 이거 고르는 거였어?!?

 

이들은 과연 신촌랜드 안의 색들을 무사히 담아올 수 있을까요?

 

 

POV. EDITOR 홍

-대체 뭘 어쩌라고!

 

은 처음부터 기분이 언짢습니다. 가뜩이나 짜리몽땅한 몸이 더 짜리몽땅해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팀원들은 귀엽기라도 한데 제 몸은 어째 다시 유치원생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펄럭펄럭이는 종잇장 같은 몸은 또 뭐구요! 그래도 생각보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건 빨라보이는 입니다. 왜냐면 벌써 신발끈을 질끈 묶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절대로 마감 일주일 축소권/시험기간 휴회 금지권 /일주일 밤새기권  따위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건 이미 이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허공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면 채팅으로 넘어가는 시스템을 벌써 파악했는지 배에 힘을 주고 입에 두 손을 모아 소리치려는 것 같습니다.

 

 랜드마크요. 제가 선점할게요. 오늘도 민첩한 하루 되세요 ! ! !-

 

성공적인 것 같네요.

[SYSTEM] : [홍] 님께 랜드마크 색상 수집권이 주어집니다.

라는 문구가 떴거든요. 

 

 랜드마크… 랜드마크… 중얼거리던 이 문득 매일 오가던 현실의 신촌 거리를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한 오브제를 떠올립니다. 이 처음 ‘잔치’ 미션글을 썼을 때도 갔던, ‘빨간 잠망경’ 입니다. 애초에 ‘빨간’이 이름에 들어가 있을 만큼 커다랗고, 거대한 그것 말입니다. 신촌에서 약속을 잡는 이들이라면 대개 이곳에서 만나자고 한다는, 그 빨간 잠망경으로 달려가기로 합니다.

 

젠장 이것까지 이렇게 게임같을 일이야?

 

 빨잠 앞은 이미 저처럼 캐릭터화된 온갖 신촌러들로 복작복작합니다. 대체 왜 다들 나보다 길다랗게 생긴건데 빨잠 앞으로 가서 손을 가져다대니 눈앞에 맵 안내문이 커다랗게 펼쳐집니다.

 

[빨간 잠망경] : RED

신촌 유플렉스 앞, 육근병 작가의 작품 <생존은 역사다> 이다.

4m의 커다란 조형물로 2009년 현대백화점의 후원으로 설치되었다. 거울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담아내려고 한 이 작품은, ‘빨잠’이라고 더 많이 불린다.

이 이름은 고객 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등대처럼 유플렉스 앞을 지킨다.   

현재의 빨잠은 웬만한 사람들의 ‘약속장소’로서의 랜드마크 기능을 한다.

 

허공에 띄워진 안내문을 읽던 이 멍하니 중얼거립니다. 

 

-… 원래 이름이 있는 거였어?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린 이 손을 휘적거리며 안내문을 닫습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색을 모으라는 건지 당최 알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이 주변을 둘러보다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얄리얄리얄라셩?

 

당연하게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네요. 이딴 면에서 국문학도인 걸 티냈나 싶어 고구마처럼 얼굴이 시뻘개진 알로호모라’, ‘아바다케다브라’, 이건 살인주문이잖아 ‘열려라 참깨’ 등 고전적인 주문 몇 개를 외쳐 보다 다시 비속어를 외칩니다. 다시 시스템의 경고를 먹고 나서는 씩씩대던 이 설마 하며 한 문장을 내뱉어봅니다.

 

 

….. 함벌잔?(함께 벌입시다 , 잔치*)

*함벌잔 : ‘함께 벌입시다, 잔치’의 줄임말로 ‘잔치’의 고유 캐치 프레이즈. 주로 회식의 건배사로 쓰인다

 

 그러자 엄청난 빛과 함께 의 손에 들려있던 무지개색 삼단봉에서 파란 불이 쏟아져나오더니, 허공에 다시 시스템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떴습니다.

 

[SYSTEM] : SUCCESS! [홍] 님이 [빨간 잠망경] 에서 [빨강] 을 획득하셨습니다!

 

-…. 진짜 미친 거 아니야?

 

 

***

 

 사실 랜드마크 하면, 그 지역의 지하철역부터 떠오르는 게 당연합니다. 심지어 신촌은, 2호선 중에서도 대학생 유동인구가 어마어마한 곳이 아닌가요. 창천교회로 향하려던 은, 이 이미 색깔을 수집하고 있는 걸 보고는 발걸음을 돌려 신촌역으로 향합니다. 아까 무인양품 앞에서 주문을 알려준 게 언제인데 벌써 와 있다니. 한발 늦었습니다. 역시 젊은 게 좋은지, 민첩한 하루가 되어야 하는 듯 싶다며 중얼거리는 입니다. 이미 빨잠에서 창천교회까지 걸은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다시 창천교회에서 신촌역까지 가라니! 무슨 놈의 게임이 마을 귀환권도 없고, 텔레포트 스킬도 없냐며 다시 허공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하는 입니다. 

 

[SYSTEM] : 게임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은 HPhealth point 감소의 원인이 됩니다.

[홍] 님의 HP가 40% 깎입니다. 

/system/ ‘1교시 등교 연세로의 저주’가 [홍]님의 체력을 40% 감소시켰습니다!

 

-뭐 이런 개 똥 같은…. 

 

시스템의 알림이 뜨자마자 급격히 느려지는 발걸음과, 뻘뻘 흐르는 땀에 이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신촌역으로 향합니다.

 

 

 게임 속에서 보는 신촌역은 여전히 2호선이네요.  짧둥한 NPC가 가방을 메고 열심히 달리는 걸 보니, 수업에 늦은 NPC인가 봅니다. 지하철 통학을 하지 않는 은 신촌역에 올 일이 별로 없지만 근데 이제 연예인 광고 보러 오는 신촌역은 언제나 바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신촌역은 그런 곳입니다. 엄청나게 바쁜 청춘들이 오가면서도, 엄청나게 게으른 청춘들을 만들어내는 곳 말입니다. 오늘도 신촌의 어느 술집에서 막잔을 들이키며 막차를 탈까, 밤을 샐까 고민하는 여러분, 저 NPC들처럼 걸음을 재촉하고 있나요? 은 신촌랜드 내부에서도 제 배우의 생일 광고를 찾으려 드네요. 어쩜 도트로 표현해도 잘생길수가 한참을 광고판 앞에서 넋을 잃은 채 있던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얼른 색을 모으려고 합니다. 2호선의 대표 상징인, 연두색을 뽑으려나 보네요.

 

 

 한번이 어렵지 두 번이 어렵나요. 

 

-함벌잔!… 하… 해도해도 적응이 안 되네.

 

 어려운 것이었나 봅니다. 다시 주문을 외쳐도 얼굴이 다시 시뻘개진 이 마른 세수를 하며 시스템 문구가 뜨기를 기다립니다. 

 

[SYSTEM] : SUCCESS! [홍] 님이 [신촌역] 에서 [연두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

 

 달리지도 않던 몸뚱아리를 갑자기 놀려서인지, 진짜 HP 포인트가 깎여서 이런건지, 대체 왜 게임인데 체력은 그대로인건데 지친 채로 한참을 멍하니 서있다 고개를 도리도리 돌려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뺨을 몇 번 두드린 은 바로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킹  데크로 향합니다. 게임 속이지만, 기타와 마이크를 쥔 NPC들이 자리를 깔고 버스킹을 하고 있는 모습은 그대로인 듯합니다. 어쩐지 기괴한 게임의 전자음으로 들리는 배경음악이지만, 이 두리번거리다 앉을 만한 나무 데크를 발견합니다.

 

[홍](이)는 편안히 앉아 쉴만한 데크를 발견했다!

 

 앉자마자 오른쪽 하단에 희미하게 띄워져있던 HPHealth Point 칸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는 게 보이네요. 역시 모든 일은 휴식을 취하면서 쉬엄쉬엄하라는 이치일까요? 네가 원하는 걸 말하지 말고 한참을 지쳐있었던 게 맞는지 HP가 채워지자마자 왜인지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입니다. 

 얼른 끝내버리고 싶은 생각에 냅다 –함벌잔!!!! 을 외쳐보지만, 이상하게 무지개색 삼단봉에서 빛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이 망할 시스템이 또 왜 이러나 싶어 무지개봉을 두드려도 보고 바닥에 쳐도 보고, 부러뜨린다고 협박도 해보지만, 변하는 건 없습니다. 이미 꺼진 빛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나요. 씩씩대며 주위를 둘러본 의 눈 앞에, ‘태양광 유,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가 들어옵니다.

 

 

설마 하며 잠깐 무지개봉을 위에 올려놓자마자어디서 많이 들어본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무지개봉에서 빛이 나며 충전이 되는 모습입니다. 대체 이 태양광 유무선 스마트폰 충전기가 왜 있나 했더니, 이런 용도였군요. 현실 세계 사람들은 부디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세요. 은 참 별 그지같은 걸 다 현실반영해놨다며 무지개봉을 다시 충전기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기다렸나, HP는 앉아있던 덕에 풀차지가 되었고, 무지개 봉도 다 죽어가던 빛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 심호흡을 후- 하고는 뱃심으로 다시 외칩니다.

 

 

함벌잔!! 

 

 하여튼 더럽게 비싸게 구네….

 그제야 빛이 나오는 무지개색 삼단봉을 보며 혀를 끌끌차던 홍의 유언같은 마지막 말과 함께 퀘스트 완료 창이 뜨며, 동시에 지직거리며 의 화면이 멈춥니다.

 

[SYSTEM] : SUCCESS! [홍] 님이 [명물거리 버스킹 데크] 에서 [고동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파티퀘스트 진행 상태(3/N)  [홍](이)가 빨간색, 연두색, 고동색을 획득하였습니다.

#NOW

 


POV. EDITOR 파인

– 이게 뭐지?

 

파인은 생각했습니다. 아, 내가 결국 미쳐버렸구나. 지옥 같은 과제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 기어코 정신줄을 놓아버린 것이 분명하구나-, 라고 말이죠.

미쳤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건 왜일까요? 파인은 눈앞에 펼쳐진 이 비현실적인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구요! 이름에 걸맞게 귀여운 파인애플로 변한 본인을 바라보며 꽤나 만족스러워하는 파인입니다.

 

[SYSTEM] : 현재 남은 색상 수집권은 단 하나입니다. [파인] 님은 자동으로 식물 색상 수집권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어라라? 귀여운 본인에 심취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 색상 수집권을 다 양보한 꼴이 되어버렸군요.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사방이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걸요!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입니다. 평소 대학병원에 갈 일이 없는 파인은 이참에 한 번 가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암병원 옆으로 아름드리 핀 은행나무를 보며, 파인은 찬찬히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우왓- 병원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나?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던 파인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붓모양의 요술봉을 무작정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이이이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아아아악?!?!

 

하지만 아무리 휘둘러도 팔만 아플 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색을 수집할 수 있는 주문이 따로 있는 걸까요? 

 

[SYSTEM] : 가장 마지막으로 [색상 수집권] 을 획득한 [파인] 님을 위한 BONUS HINT! 색상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주문] 이 필요합니다. [주문] 에 들어갈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잔치], [함께], [벌입시다]

 

-…응? 힌트 맞아? 다 줬는데?

 

힌트 치고는 꽤나 직관적이던 키워드 덕에, 파인은 손쉽게 주문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외칩니다.

 

 

-함께 벌입시다, 잔치! 함벌잔!~

 

[SYSTEM] : SUCCESS! [파인] 님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에서 [노란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노란색을 수집한 파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연세대 교정입니다. 홍대생 파인은 연세대가 낯섭니다. 평소에는 감히 들어갈 엄두도 내지 않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까짓 거, 이때 아니고서는 언제 또 와보겠어–.

 

-그래, 연세대의 가을이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산책 한 번 해줘야지!

 

그렇게 파인은 당당히 백양로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리고 파인은 그 자리에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빨갛게, 노랗게 물든 세상… 세상에… 캠퍼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고요? 문득 매일 이곳을 거니는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부러워졌습니다. 

 

-매일… 이렇게 예쁜 캠퍼스를 거닐면 시험기간이어도 행복할 듯…

 

[SYSTEM] : 해당 발언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5분 간 발언권이 중지됩니다.

 

파인은 조용히 캠퍼스를 감상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한낮의 연세대는 이렇게 여유롭군요. 시원한 공기와 알록달록 아름다운 식물들… 파인은 이대로 청명한 가을 햇살에 바짝 타버려 말린 파인애플이 되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참을 거닐던 파인, 오묘한 주황빛을 내는 단풍나무 앞에 걸음을 멈춥니다.

 

 

-…

 

발언권이 중지된 탓에 단풍나무에 대한 감탄은 속으로만 묻어둘 수 밖에요. 파인은 묵묵히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립니다.

 

 

(ㅎ…ㅏ…ㅁ) 자아아안 !!!!!!!

 

[SYSTEM] : SUCCESS! [파인] 님이 [연세대 캠퍼스] 에서 [빨간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색상 수집에 성공한 파인입니다. 색상 수집에는 성공했지만, 왠지 이대로 가기에는 너무 아쉽습니다. 파인은 연세대 교정을 좀 더 거닐기로 마음먹습니다. 코가 찡할 정도로 추워진 날씨에 놀라는 한편, 게임 속임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느낄 수 있음에 한 번 더 놀라는 파인입니다. 

그 뒤로도 한참을 사유하던 파인,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파인은 서둘러 연세대를 빠져나왔습니다.

 

-젠장… 역시 가을의 연세대는 위험하다니까. 하마터면 연세대의 망령이 될 뻔 했지 뭐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무작정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마땅히 생각나는 목적지가 없는 파인. 한참을 고민하다 일단 번화가로 가기로 마음먹습니다. 파인에게 있어 번화가란, 신촌 현대백화점 앞 뿐입니다. 왜 그러하냐고요? 신촌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빨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랜드마크를 선점하고 홀연히 사라진 이 생각나는 파인입니다. 랜드마크라… 당연히 빨잠이 빠질 수 없겠지? 파인은 가는 김에 이 남기고 간 흔적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어라? 여기 빨간 물감이 한 방울 떨어져 있어.

 

의외로 쉽게 찾은 의 흔적, 파인은 왠지 모를 반가움이 샘솟습니다. 아차차,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빨리 마지막 식물을 채집해야 해! 땅거미가 진 신촌의 하늘을 바라보며 파인은 저 멀리 밝은 빛을 내뿜고 있는 신촌 현대백화점 쪽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어라? 저 멀리 금빛이 반짝거리는군요. 금빛을 향해 달려가는 파인,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

.

.

 

-때 이른 크리스마스 트리…?

 

아직 겨울이 오기도 전이지만 연말 분위기를 뿜어내는 크리스마스 트리 덕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을에 느끼는 크리스마스라니–. 동심으로 돌아간 듯 알전구의 빛을 한참동안 눈에 담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과연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늘 그렇듯, 아무 일도 없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기대하는군요. 평범하게 지나갈 줄 알았던 오늘 하루도 이렇게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게임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처럼, 이번 크리스마스도 분명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가 될 것만 같아. 그렇게 파인은 기대와 희망으로 마음 속을 따스히 밝힙니다. 

 

 

-자, 그러면 앞으로 다가올 행복한 연말을 위해, 함벌잔!

 

[SYSTEM] : SUCCESS! [파인] 님이 [신촌 현대백화점 앞] 에서 [초록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파티퀘스트 진행 상태(3/N) [파인](이)가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을 획득하였습니다.

 

#NOW

 

 


POV. EDITOR 별

[SYSTEM] : [별] 님께 건물 색상 수집권이 주어집니다.

 

-오 나쁘지 않은데? 오히려 좋아~!

 

은 짜리몽땅해진 자신의 모습이 제법 마음에 듭니다. 평소 좋아하던 가디건, 아끼던 치마, 야무지게 묶은 똥머리까지. 본인 스타일에 딱 맞춘 착장의 캐릭터가 아주 흡족스럽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현실에서보다 더 비율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까지 하네요. 오른손에 쥐어진 요술봉과 이유는 모르겠지만 왼손에 쥐어진 물감통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오히려 좋아’, ‘가보자구’ 를 입에 달고 사는 MZ세대 답네요. 

하지만 마음에 드는 본인 모습과는 별개로 은 일을 최대한으로 미루는 극 P형 인간입니다. 잠시 쥐고 있던 요술봉과 물감통을 내려두고 유유히 신촌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역시 에게 빠른 일처리를 기대하는 건 무리였군요.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가도 절대로 데드라인을 넘기지는 않는 양심적인 P형 인간인 은, 각자의 색을 열심히 채집하고 있을 팀원들을 생각하며 신촌 유랑을 멈추고 색 채집을 떠납니다.

 

-건물… 건물이라…

 

막막한 주제 탓에 의 발걸음이 멈춥니다. 신촌에 널리고 널린게 건물이긴 하지만, 대부분 건물의 색깔은 무채색이기 때문입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회색, 검은색, 흰색 건물 뿐입니다. 

 

-어쩌지… 그냥 연한 회색, 진한 회색, 엄청 진한 회색으로 채집해가면 너무 염치없겠지…?

 

양심 없이 무채색을 채집해갈지, 발로 뛰어다니며 다채로운 색을 채집해 가야할지 고민하던 에게, 건물 하나가 눈에 띕니다.

 

-오, 저 건물은 뭔데 색깔이 저렇게 많지? 

 

건물 1층을 살펴보니 문구류 덕후인 이 자주 오가던 MUJI가 입점해 있습니다. 그 위에 어떤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위쪽 창문 이곳저곳에 있는 다채로운 색이 아주 눈에 띕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까지. 필요한 색은 모두 다 있는 건물 외벽 덕에 땡잡은 은, 저 중에서 무슨 색을 수집해갈지 고민합니다. 

 

-흠… 빨간색이랑 노란색이랑 초록색은 식물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누가 식물 색을 수집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빨, 노, 초는 구하기 쉬울 것이라 판단한은 파란색을 채집하기로 결심합니다. 아 이런, 그런데 도 주문을 모르네요. 아무렇게나 요술봉을 휘적이다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물감통을 떨어뜨리기까지 합니다.

 

-아니 어떻게 채집하는거야!?

 

때마침 어려움에 빠진 중생을 구할 플팀장이 지나갑니다. 아무래도 빨간 잠만경에서 붉은색을 채집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 손 많이가는 막내를 발견했나 보군요. 

 

-별아!! 함벌잔!!

-함벌잔..? 어…? 아!!

 

 

[SYSTEM] : SUCCESS! [별] 님이 [피델리아 빌딩] 에서 [파란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건물 이름이 있었어…?

 

드디어 구호를 알아낸 이 건물 외벽으로부터 파란색을 수집하는데 성공합니다. 플팀장의 도움이 99.9%였지만요. ‘피델리아 빌딩’. 건물 이름이 있는 줄도 잘 몰랐던 것 같지만, 그래도 나름 레어템인 파란색을 획득했다며 뿌듯해하네요. 구호도 알았겠다, 이제 어려울 건 더이상 없을 것이라 판단한 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음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오… 아까 그 건물 빼고는 더이상 알록달록한 건물이 없잖아?

 

하루에도 수백 번씩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은 또다시 막막해지기 시작합니다. 더이상 무채색을 제외한 색을 갖고 있는 건물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터벅터벅 명물거리를 방황하던 의 발걸음이 어느 건물 앞에서 멈춥니다.

 

-오… 갈색…?

 

등교할 때 매일 보았을 건물인데, 이제야 건물 외벽이 갈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나 보군요. 갈색 또한 누군가 쉽게 구했을 것 같긴 하지만, 더이상 건물로부터 찾을 수 있는 색이 없습니다. 급한 대로 갈색이라도 채집해야 할 듯 해요. 게임 시작 전 ‘민첩한 하루 되세요~’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 은, 조언대로 재빠르게 색을 채집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음.. 이 벽돌이 좋겠군. 함벌잔~!

 

 

[SYSTEM] : SUCCESS! [별] 님이 [신촌 창천교회] 에서 [갈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역시, 좀 전에 한 번 해 봤다고 아주 수월하게 갈색을 수집하는데 성공합니다. 뿌듯해하는 옆으로 아쉬워하는이 지나갑니다. 아무래도 장소 선점에 실패한 듯 하네요. 이번에는 보다 조금 빨랐던 듯합니다. 

 

-악 나도 창천교회….! 

-이번엔 제가 빨랐네요! 민첩한 하루 되세용~!

 

자신의 민첩함에 감탄하며 은 또다시 발을 뗍니다. 창천교회에서 조금 걷다보니, 벌써 연세대 앞 횡단보도입니다. 횡단보도 너머 보이는 울창한 나무들과, 흩날리는 단풍잎을 보며 파인을 떠올립니다. 

 

 

식물 색 채집권을 획득한 파인을 조금은 부러워하는 듯 하네요. 그치만, 건물을 선택한  스스로를 자책할 시간이 없습니다. 퀘스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마지막 건물을 선점하고 새로운 색 하나를 더 수집해 가야 합니다. 하지만 연세대 정문을 지나 백양로를 걷던 은 한숨만 푹푹 쉽니다.

 

-아아악!! 이것도 흰색, 저것도 흰색, 저건 회색, 이건 진한 회색!! 무슨 건물이 다 무채색이야!! 우리 학교가 이렇게 삭막했었나….

 

밝은 회색의 중앙도서관, 진한 회색의 경영관. 그리고 흰색의 백양관까지. 건물은 많지만 흰색과 회색, 그리고 검정색을 제외한 다른 색은 보이지 않나 봅니다. 

 

-이러니 공부가 안 되는거였어! 건물 좀 알록달록하게 지어보라구!!

 

그냥 본인이 공부를 안 하는 것이었을 텐데, 괜히 건물 탓을 하던 은 씩씩거리며 백양로 끝까지 걸어갑니다. 그러던의 눈에 건물 세 개가 띕니다.

 

-아, 그래도 우리 학교에서 제일 예쁘기로 유명한 건물들인데..!! 이거닷!

 

이 바라보던 건물들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팀슨관, 언더우드관, 아펜젤러관입니다. ‘연세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담쟁이넝쿨로 둘러싸인 건물들 말입니다. 아무래도 은 셋 중 하나를 고를 듯하네요.

 

-흠.. 셋 중에 뭐가 좋을까? 제일 큰 언더우드관으로 할까..? 아님…. 오!

 

 

세 건물 중 무엇으로부터 색을 채집할지 고민하던 의 머리 위로, 한 줄기 햇빛이 듭니다. 의 기준으로 왼쪽 머리위에서 내리쬐는 햇빛 탓에, 오른쪽에 있던 아펜젤러관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푸른 듯 붉은 담쟁이넝쿨도, 건물 외벽의 벽돌도 모두 햇빛 덕에 더욱 빛나네요. 그중에서도 벽돌 하나가 금빛으로 보이는 듯 합니다. 

 

-어..? 저거 금색 아니야..? 금색 완전 레어템인데..! 당장 채집해야해!!

 

금색은 자신만이 채집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은 민첩하게 건물 벽돌로 달려갑니다. 

 

-함벌잔!!

 

 

[SYSTEM] : SUCCESS! [별] 님이 [연세대 아펜젤러관] 에서 [금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끝난건가..? 끝난 것 같은데..? 끝났다!!

 

➹파티퀘스트 진행 상태(3/N)  [별](이)가 파란색, 갈색, 금색을 획득하였습니다.

 

드디어 이 모든 색 채집을 끝냈습니다. 평소 아주 게으른 인간인데, 용케 빠르게 색을 채집해왔네요. 은 뿌듯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방앗간 중 하나인 경영관 옆 피터팬에서 빵을 사와, 나른한 햇빛을 받으며 앉아 빵을 먹으며 다른 팀원들을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NOW

 


POV. EDITOR 해안


[SYSTEM] : [해안]
님께 하늘 색상 수집권이 주어집니다.

 

-아무리 제가 요즘 게임에 미쳐있었다고 해도 이런 벌은 너무하시는 것 아니냐고요!!

….

-됐어, 이렇게 한탄해봤자 누가 들어준다고. 빨리 끝내고 나가기나 하자. 만약 미션 끝냈는데도 안 내보내주면 그땐 진짜…

 

해안은 허공에 주먹을 날리려고 하다 문득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이건 뭐야.. 고양이 장난감? 먼지떨이? 이왕 게임 속에 들어왔는데 템이라도 멋있는 걸로 주면 어디 덧나나… 옷도 이곳으로 들어올 때 입고 있던 그대로입니다. 다만 입고 있던 후드티의 브랜드 로고가 “P”로 바뀌었을 뿐. 설마 Place의 P? 단순하다 단순해. 한껏 궁시렁대던 해안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호기롭게 하늘을 선점하긴 했지만, 갑자기 한 가지 걱정거리가 떠오릅니다.

 

-저.. 시스템 님? 아니 운영자님?

……

-혹시 게임 속이라고 하늘이 한 가지 버전만 있는 건 아니겠죠?

 

[System] 운영자 은(는) 불가능한 미션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휴우, 진짜 다행이다. 그럼 뭐 간단하겠네~ 그럼 바로 이 자리에서 첫 번째 색깔 수집을.. 아차.

 

맑디 맑은 하늘 아래 해안의 안색이 창백해집니다. 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나… 키가 작아져서 하늘에 손이 닿지 않네. 물론 현실에서도 안 닿았지만.

 

아하, 하늘에 있는 색깔을 수집하기에 해안은 너무나도 땅바닥과 가까이 있군요! 이런, 어떡하죠? 이대로 있다간 자신이 미션을 실패해 팀원 모두가 이곳에 갇히게 될 텐데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아니야, 시스템은 불가능한 미션은 주지 않는다고 했어. 분명 방법이 있을거야.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침착하고 생각해보자. 보통 손에 닿지 않는 물건에 닿기 위해서 어떻게 하더라?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골똘히 생각에 빠지던 그때, 옆에서 건물을 공사하고 있는 곳이 눈에 밟힙니다. 페인트, 전기톱, 대걸레, 그리고… 사다리! 바로 이거지!

 

-죄송하지만 저 이거 잠깐만 빌릴게요!

 

공사장의 사람들이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해안은 냅다 자기 몸보다 큰 사다리를 낚아채 뒤뚱뒤뚱 뛰어갑니다. 공사장이 시야에서 사라졌을 즈음에야 뜀박질을 멈추고 숨을 몰아쉽니다. HP가 20%도 남지 않아 경고등이 번쩍거리네요. 현실에서나 여기서나 형편없는 체력은 여전한가 봅니다.

한숨을 돌리고 난 해안은 공사장에서 빌려온 갈취한 사다리를 펼쳐 봅니다. 꽤 높이 올라갈 것 같지만, 과연 하늘에 닿을 수 있을까요?

 

-일단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올라가 보자.

 

한 칸 한 칸 거침없이 올라가는 해안입니다. 사다리 맨 위에 올라서니 건물과 사람들이 콩알만하게 보이네요. 다행히 손을 뻗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하늘을 손으로 만져도 미션 클리어 창이 뜨질 않습니다. 손에 쥐고 있던 먼지떨이로 하늘을 간지럽혀 봐도 반응이 없네요. 해안은 지나가는 구름에 속절없이 뺨을 맞으며 고민에 빠집니다. 바로 그때!

 

잔이야

 

잔이야~~!!

 

아래를 내려다보니 잠시 눈앞이 어릿해지고, 저 밑에 콩알보다 작은 사람의 모습이 겨우 보입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우리의 플팀장 홍 같네요. 함벌잔이라고 외치라는 걸까요? 해안은 반신반의하면서 아주 작게 속삭입니다.

 

-…함벌잔.

 

꿈쩍도 않네요. 그렇다면 역시…

 

-함! 벌! 잔!

 

 

[SYSTEM] SUCCESS! [해안] 님이 [한낮의 하늘] 에서 [하늘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색깔을 손에 넣고 긴장이 풀린 것도 잠시, 다시 내려갈 생각을 하니 아득해집니다. 평소 고소공포증과는 거리가 멀다고 자부했던 해안도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이 올라간 경험은 없으니까요.

 

-홍~ 나 내려가는거 도와줘~~

 

답이 없는 걸 보니 늦었네요. 아무래도 혼자 엉금엉금 모양 빠지게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 속이니까 그냥 뛰어내려도 안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HP가 다 깎이고 부활할 수 없는 구조라면 영원히 게임 속을 떠도는 유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

올라갈 때와는 달리, 내려갈 때는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내딛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려, 땅에 발을 디딜 때쯤 슬슬 해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있으면 가장 중요한 때가 찾아올 것입니다! 해가 저무는 시간이 지나면 하늘에는 어둠만이 남게 되고, 수집해야 할 색깔은 아직 두 개나 남았으니까요. 자칫하면 내일 동이 틀 때까지 꼼짝없이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그렇지만 커피는 참을 수 없지. HP 회복도 되지 않을까..

 

잠시 사다리를 눕혀 놓고 눈앞에 보이는 스타벅스로 들어갑니다. 게임 속이라도 여전히 커피는 판매하네요. 바지 주머니를 뒤져보니 웬 꼬질꼬질한 부루마블 오만원 지폐가 튀어나옵니다.

 

-뭐가 이렇게 엉성해…?

 

조잡한 세계관에 혀를 차며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해안입니다. 그리고 가게 문을 열고 나오는 그때…

 

-아 잠깐만요 설마! 아 이러지 말자고!!

 

몸이 가벼워지다 못해 둥실 떠오르네요!

 

-으악 살려줘요 제발!! 내려주세요!!!

 

[SYSTEM] 아이템 [아이스 아메리카노] 의 효과 [카페인 과다] 이(가) 발동됩니다.

[SYSTEM] 10분간 자유자재로 유영할 수 있습니다.

 

소리를 빽빽 지르던 것도 잠시, 어느새 공중부양한 자신의 몸에 익숙해집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죠. 마침 해도 저물고 있으니까요. 두 번째 색을 수집할 찬스입니다. 해안은 허우적거리며 간신히 핑크빛 하늘에 도달합니다.

 

-함벌잔! 분홍색이요!!

 

 

[SYSTEM] SUCCESS! [해안] 님이 [저녁 하늘] 에서 [분홍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당당히 분홍색을 손에 넣은 해안은 몸을 빙글 돌려 연세로를 바라봅니다. 가로수가 일렬로 죽 늘어서 있는 것이 마치 레드카펫, 아니 그린카펫처럼 보이네요. 이 그린카펫을 발판 삼아 저 멀리 보이는 유플렉스까지 슝 날아가 볼까요?

 

-우하하 게임 속에 들어오니까 이런 경험도 하고 좋은걸? 얘들아 이것 좀 봐… 으악!

 

곤두박질 치는 해안. 쾅!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습니다. HP바를 보니.. 간신히 1 남았군요. 너무 신난 나머지 해안은 10분이 지난 줄도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하늘로 올라갈 때는 부드럽게 올라갔지만, 정작 지속 시간이 끝나니 내동댕이쳐버리는 아주 얄미운 효과였네요.

 

 

***

시간은 흘러 어느새 주위는 캄캄해지고 가로등이 거리를 환하게 밝힙니다.

 

-으.. 아 머리… 헉! 내가 얼마나 잠들어 있었지??

 

해안은 꿈뻑꿈뻑 눈을 뜨더니 이내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은 것을 보니 아직 하루가 지나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럴 때가 아니야. 어서 마지막 색깔을..! 이번엔 어떻게 올라가지?

 

사다리도 놓고 오고, 커피도 다 마셔 버렸습니다. 그때, 스타광장 건너편의 건물에서 빛이 반짝입니다. 마치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듯이요.

신촌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매일같이 연세로를 오갔지만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건물입니다. 게다가 건물 내부는 어두침침하기까지 합니다. 해안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주변을 경계하며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옥상 문을 열고 나가니 눈앞에 검은색 하늘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해안의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어디론가 바삐 이동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게임 속에서조차 다들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간판과 가로등 불빛이 그들이 향하는 길을 환히 비춰주고 있습니다.

 

-나도 현실에서는 저 무리 속에 섞여 있었을 텐데…

-집에 돌아가고 싶어…

 

센치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휭휭 부는 찬바람 때문인지, 코끝이 시려옵니다. 그러나 감상에 젖어있는 것도 잠시뿐, 마지막 색깔을 모으고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해야 합니다.

 

-훌쩍.. 킁.. 함벌잔!!!

 

 

[SYSTEM] SUCCESS! [해안] 님이 [밤하늘] 에서 [검정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색깔까지 다 모았다!

-어라.. 이렇게 건물 옥상에서 하늘에 손이 닿는 걸 알았다면 사다리도, 커피도, 공중부양도 다 필요없었잖아?!?!?! 아 괜히 생고생 했어!!

 

해안의 울부짖음을 가볍에 비웃듯이 미션 클리어 창이 뜹니다.

 

➹파티퀘스트 진행 상태(3/N)  [해안](이)가 하늘색, 분홍색, 검정색을 획득하였습니다.

 

#NOW

 


POV. EDITOR 로스

(*에디터 로스의 게임 시점은 1인칭으로 진행됩니다.)

 

호기롭게 간판을 외쳤지만 사실 자신이 없다. 간판이 흘러넘치는 곳이 신촌이지 않은가! 뭐 이런 말도 안되는 미션을 주는지 GMgame master이 있다면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다. 아니, 미션을 주고 말고 하기 전에 일단 하필 왜 게임 속이냐고! 이게 얼마 전까지 핫했던 ‘오징어 게임’ 뭐 그런 것처럼 끌려가는 그런 느낌이냐? 물론 시험 공부에서 잠시 일탈한다는 것은 좋긴 한데 내 의지가 아니라서 화가 좀 난단 말이지?

 

그러나 화는 금방 사그러들고  호기심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게임 속의 신촌에는 차 없는 거리가 있을까?’, ‘이곳에서 무언가 먹는 기분은 어떨까?’ 와 같은 질문들.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나, 색을 찾아오라고 시키는 요상한 미션을 하면서 내 궁금함까지 동시에 채워보자고 잔머리를 굴린다. 그렇게 시작된 이 남자의 일석이조 공략법, 대개봉.

 

 

‘얼죽아’라고 사람들이 자꾸 말하는데 내가 딱 정해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365일 옆에 있는 동반자이기에 ‘얼죽’을 붙일 수 없다. 그냥 마시는 거다. 게임에 끌려오기 직전까지 마시고 있던 나처럼. ‘얼죽’의 타이틀은 그럼 어디에 붙여야 하냐? 그것은 바로 아이스크림계의 간판인 메로나. 편의점 앞에서, 추위에 손 덜덜 떨면서 먹는 메로나, 그것이 바로 ‘얼죽메’라 할 수 있다. (메이플 아니다.) 연두와 초록 사이를 오가는 컬러를 보자니, 한 NPC가 떠오른다. 

 

 

– 내가 착실하게 미션만 수행할 줄 알았지?

 

라고 생각을 했다. 영구정지 당할까 두려워 차마 내뱉지는 못했지만 묘하게 한 방 먹인 것만 같은 이 기분, 땡큐땡큐하다. 어쨌든 달달함을 입 안에 채웠으니, 초록초록 컬러도 확실하게 채워가리라.

 

– 연두색과 초록색 그 사이의 어쩌구 !! 담아주세요 !! 함벌잔!!

 

[SYSTEM] SUCCESS! [로스] 님이 [세븐일레븐 편의점] 에서 [초록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달달한 디저트 먹는 일도 끝났으니, 남은 컬러들도 채우러 가보자! 바람에 몸을 싣고 길을 걷다보니 명물거리와 연세로가 나온다. 게임 속의 연세로도 주말이지만 버스가 다닌다. 이 놈도 현실 반영이 잘 되어있는 게임이다. 

 

멍 때리다 고개를 잠시 드니,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연세로 5길’이라는 파란 표지판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연세로는 다들 알고 있는 단어인데 연세로 5길? 생각보다 골목길이 많이 나뉘어져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파란 판들이 약 10미터 간격으로 줄줄이 있었다. 헨젤과 그레텔처럼 따라가니 연세로 00길이라는 문구가 끝이 없다. 13길 …? 13길 !!!!!!!! 캬, 13길까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지리 수업을 들으면서 ‘구글 어스’를 사용하며 놀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뿌듯한 정보를 얻었다. 역시 전공 공부하다가 이런 것들을 보니까 너무 재밌다. 

 

[SYSTEM] ‘신촌 지리 마스터’ 훈장을 획득하셨습니다. 자동으로 ‘파란색’ 컬러가 추가됩니다.

 

– 오, 이게 바로 개꿀인가 !?

 

일석이조 공략법이라 말을 했지만 정작 돌을 던지지도 않고 새를 잡은 기분이 든다. 어쨌든, 나의 두 번째 색인 ‘파랑’을 얻었다. 길을 걷다가 컬러를 채운 것이긴 한데 프로당당러로 발돋움할 나에게 죄책감 따윈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하… 신촌의 tmi도 알고, 미션도 성공하는 이 기분, 나쁘지 않아.

 

그렇게 마지막 컬러를 채우기 위해 명물거리로 진입을 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임 속의 게임랜드..?

 

– 게임 속의 게임이라..이거이거.. 완전 철학인데?

 

당장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 슬쩍 곁눈질로 봐도 안에는 상당히 포스 가득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치면 랭킹에 포함된 고레벨 유저들이 모여있는 곳에 저레벨 초보자가 기웃거리는 꼴이니까. 

 

– 아..! 여기 이미 게임 속이구나.

 

어쨌든, 나는 ‘낄끼빠빠’가 뭔지 잘 이해하고 있으니 이번엔 내가 참는다. 그래도 게임 속의 게임랜드라는 말을 떠올리니 뭔가 깊은 곳으로 생각이 흘러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잊고 지내던 과거의 순간들도 떠오른다. 

 

– 19년에 축구공 발로 차는 게임기들이 신촌에 있었는데 내가 다 최고 기록을 깨고 다녔지, 하하하하! 

– 100원 짜리 동전 넣고 축구 게임이나 메탈 슬러그를 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는구나. 동전을 산처럼 쌓아놓고 하루종일 하곤 했는데. 문구점 사장님이 날 많이 예뻐하셨지.

 

잠시 추억 여행을 떠났다. 이상한 세계로 들어오기 전까지, 시험 공부로 인한 밤샘에 찌들었기 때문이었나보다. 게임 속의 게임랜드인 이 장소를 발견한 사실이 기폭제였는지, 가물가물했던 기억들이 순식간에 생생해지면서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이 연이어 떠올랐다. 

 

– 그때 참 좋았지… 

 

허나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라더니 어쩔 수가 없었다. 여행자로서 짧게 훔쳐보는 것이 아닌, 계속 눌러앉고 싶은 기억들이었지만…

 

 

– 나에겐 미션과, 시험과…(교수님 살려줘), 현생이 있으니까 !!! 

 

모든 게임에는 결국 최종 보스나 파이널 스테이지와 같은 엔딩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누구나 필연적으로 ‘로그아웃’이라는 결말을 맞이한다. 그러니, 나도 이만 돌아갈 때이지 않을까? 물론 추억팔이 잠깐 한 것 정도는 ‘보너스 리워드’ 느낌으로 달달하게 챙겨가겠습니다 ! (일석이조 언행일치)

 

– 함벌잔(이거 멘트 재밌다!) !!!!!!

 

[SYSTEM] SUCCESS! [로스] 님이 [지플렉스] 에서 [노랑색] 을 획득하셨습니다!

➹파티퀘스트 진행 상태(3/N)  [로스](이)가 초록색, 파랑색, 노랑색을 획득하였습니다.

 

드디어 3가지 색깔로 바통을 가득 채웠다. 아, 뿌듯하다! 물론 현실로 복귀한 후에 시험공부를 다시 할 생각을 하면 눈앞이 컴컴하지만, 그래도 잠깐 즐거웠으니 기분은 좋다. 다른 팀원들을 기다리면서 명물거리 벤치에 앉아 다시 멍 때리기를 시작한다.

 

– 운영자 한 번 만나보고 싶다.

 

#NOW

 

***

 각자의 색을 다 모은 플레이스팀 에디터들. 각자의 파티 퀘스트 창에 모인 색의 개수를 보니, 생각보다 신촌랜드 속의 색은 다채로웠나봅니다. 퀘스트 완료 후 각자의 화면 속에서 멈춰있던 다섯 명의 에디터, 갑자기 시스템에 의해 신촌랜드의 광장으로 소환됩니다.

 

 눈앞에 보이는… 저건 뭐죠? 개굴… 영감인가요? 에디터들이 흐린 눈을 비비며 개굴영감에게 다가가려 하자, 개굴 영감이 손짓 몇 번으로 퀘스트 창에 있던 색들을 불러 모아 전부 소용돌이로 만들어 색을 이리저리 섞어버립니다. 

 

펑- ! ! ! 

 

그리고 온통 까매지는 신촌랜드의 하늘. 우주처럼 검어지는 배경 사이로, 에디터들을 감싼 검은색 사이로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NPC] 개굴 영감

축하하네! 모두 안정적으로 미션을 수행했구만

응? 근데 왜 이 맵이 검은색이냐구?

모든걸 마무리 하고 쉬기에 딱 좋은 색 아닌가? 껄껄껄

그리고 눈을 감아보게. 자네들의 미래와 같지 않은가?

(에디터 일동: 퍽퍽)

아아 알겠네 현실세계의 과제도 안 끝났는데 농담을 해서 미안하네..

그래서 하고 싶었던 말은..

검은색은 모든 색을 섞었을 때 나오는 색이지. 

아무리 다채로운 색을 가져와도 결론은 검은색이야.

그러나 자네들, 검은색이 우주의 색인 건 알고 있나?

어떻게 보면 무한한 색이지.

자네들이 가져온 색들도 이 합쳐진 검은 물감처럼

검은 우주 속 별들과 같이 각자의 빛을 발할걸세

우주를 구성해내는 다채로운 빛은

다 개개인의 것이지만 

한 데 모이면 광활한 우주가 됨을 잊지 말게! 

팀워크와 개인의 역량 모두 놓치지 않는 잔치의 최고멋쟁이 플팀이 되기를 바라네

그럼 조만간 또 만나자구~! 

(팟-)

 

‘<신촌랜드>’ 업적달성으로 새로운 칭호가 부여됩니다

칭호 ; 잔치의자랑플팀 ⚔️

 

━━━━━━━━━ ꧁❤︎꧂━━━━━━━━

 

 

[잔치의자랑플팀⚔️] 홍 : 하.. 진짜 가지가지 하네 …. 귀엽네 … ㅋ

[잔치의자랑플팀⚔️] 파인 : 앞으로 잔치의자랑플팀파인에디터라고 불러주세요. 잔자플파~^^

[잔치의자랑플팀⚔️] 해안 : 개굴 영감 현실세계에서 두고봅시다…

[잔치의자랑플팀⚔️] 로스 : 운영자 이름이 … 개굴 영감 …?

[잔치의자랑플팀⚔️] 별 : 잔치의 자랑이라니.. 맘에드는걸!?

 

 

( 5초 후 현실세계로 복귀합니다)

LOADING……..

5…

4……..

3………

2…..

1

.

.

.

.

 

천천히 눈을 뜬 다섯 명의 에디터. 각자 앞의 시계를 보니 시간은 여전히 오전 세 시. 에디터들은 정말 꿈을 꾸고 온 걸까요?

 

 

 

ENDING CREDIT

Editor 홍 : 홍서연

Editor 파인 : 김민지

Editor 해안 : 이준영

Editor 로스 : 고제민

Editor 별 : 임서화

SPECIAL THANKS TO

Editor 개굴

Editor 소한

잔치 ZANCHI

 

ORIGINAL PICTURES

 

 

 

 


에필로그

 정신을 차린 에디터들은 흐릿해진 기억을 붙잡고 일상을 살아내는 것 같습니다. 게임 속의 이야기를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에디터들은 오늘도 새벽 세 시, 충혈된 눈으로 과제를, 게임을, 마감글을 쓰고 있습니다. 

 다시 목요일. 어김없이 신촌으로 모인 잔꾼들은 정기회의를 하러 어두워진 저녁 하늘을 등지고 회의장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유독 누군가 생각에 깊이 잠긴 채 걷는 게 신경쓰이네요. 

 

돌아왔구나… 나… 이 싸움에서 이긴거구나.. 학교도… 친구도.. 신촌도… 모두 원래대로야… 아뇨… 교수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더 혼내주세요 (웃음)

 

 동시에, 울렁거리는 속과 흔들리는 땅을 느끼는 피플, 아트 에디터들. 

 지직거리는 전자음 소리와 함께,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

.

.

[NPC] 개굴 영감

어서오게 다들! 이번에는 더 크게 준비했다네! 준비는 되었나?

 

 

-The End

홍
AUTHOR PROFILE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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