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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 · 12 · 02

190. 헤이진

Editor 파인

12시 #FF0E05

What’s your Favorite? HeyJin!

 

 

 

차가운 바람이 코 끝을 스치는 11월의 어느 정오. 늘 바쁘다 바빠, 를 외치는 잔치의 시계토끼 파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머니 속 시계를 들여다보며 어딘가를 향해 달려갑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요? 한참을 뛰어다니던 파인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날도 추워지고, 할 것도 많고, 피곤하고, 케이크가 먹고 싶어.’

얼마 남지 않은 2022년, 파인의 한 해는 정말이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였습니다. 파릇파릇 초록잎이 빨갛게, 노랗게 물드는 동안이나,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던 하늘에 내려앉은 차가운 공기 따위를 생각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파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지쳐보이는 얼굴의, 앳된 앨리스가 말이죠. 상념에 빠져있던 파인은, 앨리스를 보고는 문득 이렇게 물었습니다. 거기 어딘가 힘들어 보이는 당신, 당신의 최애는 무엇인가요?
*앨리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아가며 숨 가쁘게 달려온 삶에 지친 나와, 그럼에도 열심히, 치열한 정오를 보내고 있을 소중한 당신에게 작지만 소중한 케이크 한 조각을 선물하는 글, 바로 시작합니다. 

 


당신의 현재속도는 얼마인가요?

 

 당신의 최애는 무엇인가요? 라며 뜬금없는 질문을 내던진 파인은 당황스러운 듯 말을 잇지 못하는 앨리스와 회중시계를 번갈아 바라보다, 에잇– 짧은 탄성과 함께 무작정 앨리스의 손을 잡아끌며 어디론가 향합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라면 일단 날 따라오라고! 오늘 신촌에서 아주 근사한 티 파티가 열릴 예정이니까–!’

 

 

 그렇게 시작된 파인과 앨리스의 기묘한 동행. 창서초등학교 앞,  민트색 간판의 수제 젤라또 전문점 엘라도를 지나쳐 얼마나 걸었을까요, 작은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춰섭니다.

 

흰 벽돌담과 순백의 문, 그리고 그 위 새하얀 존재감을 드러내는 빨간색의 HeyJin

 

 바로 이곳이 우리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화 속 카페 헤이진입니다.

 

 

순백의 문을 열고 들어간 그들을 맞이하는 건 아늑한 우드 인테리어와 헤이진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따뜻한 빈티지네요. 잘 찾아왔다며, 당신이 와주어 너무 기쁘다며 반기는 듯한 꽃들. 나무 안에 숨어 은은한 향을 풍기는 찻잎들, 그리고 어쩌면 이곳과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방스 접시들까지. 파인앨리스에게서 미묘한 반짝임을 보았습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그 눈빛처럼 말이에요.

티 파티가 열리는 오늘의 공간, 헤이진은 여타 카페와는 달리 케이크와 차를 주력으로 삼는 케이크 전문점입니다. 이곳에서 직접 구워내는 케이크와 차들이 좋은 페어링을 만들어내는데요. 향긋한 차 한 잔에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 온 세상의 고난과 걱정을 녹여주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처방입니다.

 

 

헤이진에서는 다섯 가지의 시그니처 케이크, 그리고 두 종류의 치즈 케이크와 앙버터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무얼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파인과 앨리스는, ‘My Favorite, 나의 최애’ 케이크를 골랐답니다. 이 케이크, 도대체 어느 정도의 맛이길래 나의 최애를 자처하는 걸까요?

 

 

케이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는 무엇일까요? 씁쓸한 커피? 부드러운 우유? 상큼한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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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차는 어떠신가요? 헤이진에서는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여섯 가지의 차도 판매합니다.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이는데요, 이왕 즐기는 차, 우리의 최애 케이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차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메뉴들, 파인은 고민의 늪에 빠지…

 

기 직전! 메뉴판 옆에 케이크와 차 페어링 추천 메뉴판을 발견했습니다

 

나의 최애 케이크는 레모니 우롱 티가 잘 어울린다고 하니 파인은 사장님의 추천대로, 레모니 우롱 티를 함께 마시기로 결정합니다. 한편 티를 고른 파인에 반해, ‘흥. 뭐니뭐니해도 케이크에는 커피지! 난 커피 마실래.’ 커피를 주문하는 앨리스입니다. 차와 케이크를 기다리는 찰나의 시간이 어찌나 더디게 가던지요, 기다리는 시간만큼 파인과 앨리스의 마음은 몽글몽글한 기대감과 달콤한 설레임으로 가득 찼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카페를 찬찬히 살펴보기로 하죠.

 

 

화이트 우드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는 편안함과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곳곳을 채운 초록빛의 식물들은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듯 합니다. 헤이진의 플랜테리어는 나무로 포인트를 준 공간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랄까요?

 

 

지잉— 지잉— 휘리릭 뿅뿅

 

고대하던 티타임을 알리는 진동벨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오,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인지 몰라요. 빨리 맛있는 케이크와 차를 가지고 모자장수의 티 파티 못지않는 케이크 파티를 벌입시다!

 

‘나의 최애 케이크’, 바닐라 월넛 티를 넣어 만든 케이크

 

보랏빛 꽃을 얹어 마무리한 부드러운 파운드 케이크입니다. 바닐라 월넛 티가 콕콕 박힌 크림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포크를 들기가 무섭게 파인은 얼른 케이크 한 조각을 잘라 크림과 함께 한 입 맛봅니다. 세상에! 이렇게 진한 바닐라 케이크는 처음이야. 입 안에 퍼지는 풍부한 맛의 향연에 파인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티 파티에 참석하며 케이크는 먹을 만큼 먹어본 파인이었지만, 이렇게 부드럽고 진한 향의 케이크는 처음이었기 때문인데요. 포크로 한 조각 자를 때는 단단한 질감을 유지하다가도,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시트가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도 너무 달지 않아서 첫 맛이 끝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좋았달까요? 

한편, 케이크에 크림을 올려 한 입 맛보려던 앨리스는 문득 지난 날의 악몽 -‘날 먹어요’라고 적힌 케이크를 먹고 몸이 커졌던 사건- 이 떠올라 흠칫, 케이크를 입에 가져가기가 무섭습니다. 혹시 이 케이크를 먹고 또 몸이 커지면 어쩌지? 하지만 앨리스는 곧 부질없는 고민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혹시나 케이크를 먹고 몸이 커지면, 그 땐 이 차를 마시고 다시 작아지면 그만이지! 앨리스는 고민을 해결했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케이크를 한 입 맛봅니다. 혹시나 몸에 무슨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긴장감이 얼핏 스쳤지만 입 안에서 퍼지는 달콤한 바닐라 향과 케이크의 견고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앨리스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던 일말의 걱정조차 녹여버렸습니다.

 

 

케이크의 여운이 다 가시기 전, 파인은 함께 주문했던 레모니 우롱 티를 한 모금 머금어봅니다. 우롱 차에 레몬의 싱그러움을 더한 티, 답게 상큼한 레몬의 향이 온 입을 감싸는 듯 합니다. 레모니 우롱의 가벼운 상큼함과 씁쓸함이 바닐라 월넛의 무게감있는 달콤함과 만나 그 풍미가 더욱 더 살아나는 것은 물론, 입맛까지 돋워줍니다. 이 조합, 정말 환상의 조합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에 질세라 앨리스도 얼음 동동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입 쭉 빨아들입니다. 산미가 적은 원두를 사용했기 때문일까요? 씁쓸한 아메리카노와 케이크도 무난하게 잘 어울립니다.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 야금야금 사라지는 케이크와 차.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던 정오의 태양이 열기를 감추고 구름에 숨어 한 숨 쉬어갈 때 쯤, 나의 최애 케이크는 두 사람의 뱃 속으로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파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최애 케이크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죠. 비록 케이크는 사라졌지만, 파인은 또 다시 한 번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여전히 이 세상에는 My Favorite – 나의 최애들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먹음직스럽게 생긴 케이크 한 조각에 눈을 반짝이고, 향을 음미하고, 입 안에 담아 간직하고. 오늘 맛 본 케이크는 우리의 마음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쉽니다. 추억으로, 향으로, 맛으로 말이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이렇게 작은 케이크 한 조각으로부터 비롯되기도 한다는 걸, 앨리스는 알았을까요?

 정오의 뜨거운 햇빛에 하얗게 타버릴 정도로 열심히 달려온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헤이진이라는 세상에 떨어진 앨리스와 만나 보니 확실히 알게 된 사실들이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가끔은 멈춰서서 쉬어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자주 나를 들여다 보고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는 것.

 목표, 꿈, 성취, 성공 … 물론 크게 가지면 가질수록 좋고, 이들을 향한 열망은 우리를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시련이 존재합니다. 달려가다가 넘어지거나, 길을 잃어버렸을 때, 폭풍우를 만났을 때,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때는 말이죠, 딱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구요. What’s your Favorite?

 


헤이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5나길 37, 1층

11:30 ~ 22:00 (화요일 휴무)

0507-1466-5574

@heyjin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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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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