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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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23 · 05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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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브리

찰나의 힘을 아시나요.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지나간 시간들은 지나가버린 시간들이기에 돌아갈 수 없다는 허망함을 압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허망함을 헤매던 어느 날,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행복해도 온전히 행복해하질 못합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라나요.

이 행복은 필연히 끝이 있고, 그러면 그는 또 무력함과 우울감 속으로 곤두박질 칠 걸 아니까요.

그래서 그는 행복할 때도 행복해하지 못합니다. 아니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었던 적도,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지만 행복이 가지는 영원한 유한함 때문에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었던 적도 많답니다. 순간은 한없이 일시적인 데 비해 그 짧은 순간에 하는 그의 행동들의 영향력은 끝도 없이 무궁무진해서. 이를 아는 그는 이 찰나에 하는 그의 말과 행동의 무게가 그를 짓눌러서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턱. 하고 .

 

 

언젠가 드라마를 보다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죠. 인간은 쓸쓸할 때 가장 제정신 같다고. 그래서 밤에 제일 제정신 같다고. 맞는 것 같습니다. 남들은 새벽감성이라고 말하는 그 시간의 그 상념이 어쩌면 그의 내면을 제일 잘 드러내는 생각들의 집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신촌에 위치한 대학에서 젊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상의 공간이 되어버린 신촌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대학, 술, 친구, 꿈, 젊음, 초록. 수많은 추상적인 개념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무수한 추상들 속에 자신은 뭘까 생각해보면 한없이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리는 하루 그리고 일주일에 지루하고 무력해진 그는, 자주 지금의 순간을 되뇌입니다. 일상이지만 그 소중함을 알기에. 매일 똑같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견딜 수 없이 아련해질 걸 알기에. 참을 수 없이 풍만해지는 마음을 느낄 것을 벌써부터 알기에.

그는 이 순간의 일부라도 남겨놓고자 핸드폰을 들었답니다.

그에게 신촌이란,

 

 

 

“뜻밖의 위로를 얻는 곳”

바쁜 일상 속 몸이 열 두 개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넋두리를 하며 주문한 메뉴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 깃발이 꽂혀 있었습니다. 남들은 간과하기 좋은 작은 깃발이지만 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답니다.

 

 

 

 

 

“복잡한 그의 머릿속을 닮은 곳”

(꼬여있는 전신줄이 내 멘탈같으면서도 아름다운 하늘이 나의 찬란함을 닮았습니다)

하루에도 30번씩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그는 문득, 집 앞 전신줄과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하늘을 보고 웃기면서도 슬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그들끼리 모여 웃을 수 있는 곳”

시험기간 캠퍼스에 오면 정말 다양한 것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 부족한 잠을 학문관 소파에서 보충하는 이들. 피곤에 쩔어 자신들의 인생에 대한 한탄만 늘어놓는 이들이지만, 그래도 함께이기에 재밌는 추억들도 만들고, 일상과 일상의 틈새에 웃음을 끼워넣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보다 그를 더 잘 알아 습관적으로 하던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곳”

습관적인 일상 속에서도 생각을 멈출 수 없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순간 순간 하는 생각들이 모여 그를 완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았을 때, 순간 순간 건강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주는 이 곳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중요한 공간이랍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곳”

자취를 시작한 그의 집 테라스에 누군가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화분들만 모아놓은 바구니를 무심히 가져다 놓았습니다. 혼자 살게 된 그의 마음이 회색 빛이 되어갈 때, 그 마음을 초록으로 물들여주고 싶었기 때문일까요. 그는 그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선물해준 사람의 마음이 소중해서 온 마음을 다 해 초록들을 가꾸어봅니다.

 

 

 

 

 

 

 

“사랑에 빠지기도, 상처를 받기도 하는 곳”

단지 사람과의 사랑을 말한 것은 아니랍니다. 타인은 물론 자신과, 어떤 일과, 혹은 취미와 사랑에 빠지기도, 그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사랑과 상처의 조각들이 모여 그를 이루는 것이겠지요. 그는 그것을 알고 있기에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후에 되돌아보면 반드시 그리울 곳”

기록이라는 단어에 대해 곱씹어봅니다. 그는 아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순간의 극히 일부라도 보관하기 위해 택한 것은 바로 사진인 듯합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는 사진을 찍을 때의 감상과 분위기를 사진에 담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후에 그 사진을 다시 보았을 때 그 감정을 다시 느끼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착각을 하고싶어서. 착각이라도 하지 않으면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찰나의 힘을 아시나요. 저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찰나를 위해, 찰나에 의해 살아갑니다. 살아가는 그 시간조차 찰나로 지나가버리지만, 삶 속에 그대로 포착해서 간직하고싶다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요. 실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포착해놓은 순간을 회상하며 그 감정을 다시금 느껴보려 하는 것이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과 가장 비슷한 경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글도 그가 보기에 순간을 회상하기 위한 기록이지 않을까요.

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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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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