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김예린, 디자이너 보리
😄
보리를 떠올리니, 웃음부터 났다.
보리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벌써부터 웃고 있다.
잔치에 웃음이 빠지면 되나. 웃음 없는 잔치가 어떻게 잔치라 할 수 있나.
도저히 빼놓을 수 없는 그녀, 잔치 대표 웃음꾼 보리에 대해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2학년, 김예린이라고 합니다.
잔치에서는 보리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고, 이번에 디자인 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대학생 보리의 첫 겨울 방학은 어땠는지 말해주세요.
특별한 것은 없고 지금 부산에 있는 본가에 내려와있어요.
아침에는 알바를, 저녁에는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알바를 하고 있으세요?
카페 알바를 하고 있어요. 카페 알바를 하면서는 서울말을 쓰고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못 고친 것 같은데요.(웃음)
아. 이거 서➚울➘말 맞 ➚습 ➘니 ➚다.
디자이너명을 보리라고 지은 이유가 있나요?
저는 제 이름을 원래 색깔 중에 하나로 하려고 했어요. 제가 초록색을 좋아해서 초록계열로 하려고 했는데, 잔치에 이미 너무 많더라고요. 연두 있고, 입하도 있고..그래서 이미 있는 색들은 피하다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색깔 중 보라색을 선택했죠.
그런데 이름은 보리잖아요?
보라라는 어감이 마음에 안들어서 이것저것 빼보다가 보리가 되었어요.
한 획을 과감히 빼버렸군요.
네, 한 획을 빼버려서 보리가 되었습니다. 그 한 획, 잔치에서 마저 긋겠습니다.(어느 정치인을 연상케하는 말투로)
이번학기 디자인 팀장다운 포부, 좋습니다. 잔치, 그리고 디자인 팀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2학기가 되자, 서울에도 학교에도 적응이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이젠 동아리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거예요. 하는 김에 내 전공을 살려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동아리를 찾아봤어요. 그 중 잔치가 가장 재밌어보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다들 아시다시피 감사하게도 뽑아주셔서 들어왔죠.(전 운영진 언니 오빠들을 의식하며 ‘감사하게도’에 힘을 준다)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입시를 고1 때부터 2년 넘게 했었어요. 그래서 현역 때는 애니메이션 과로 다 넣었는데, 다 떨어진 거예요. 막상 다 떨어지고 나니까 다시 애니 과를 준비해야하나 싶었죠.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3학년 때도, 같이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다들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열심히 했었던 것이지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은 완전히 식어버렸던 상태였었어요. 그러니 또 애니메이션으로 재수를 하려니까 꼴도 보기 싫은거 있죠? (웃음)
사실, 처음 애니 과를 준비할 때도 애니가 아니라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어서 시작했던 거라 그림만 계속 그릴 수 있다면 다른 분야라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찾다보니 디자인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애니과 시절의 그림
미술은 되게 다양하잖아요. 그중에서 디자인이 가장 재밌었던 이유가 있나요?
동양화나 서양화 같은 순수미술은 좀 안 맞아서…(입하를 의식하며) 물론 순수미술도 순수미술만의 매력이 있죠. 하지만 디자인이 전 가장 재밌어 보였어요. 지금도 재밌고요.
디자인의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요?
이건 저도 조금 변태 같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전등 크래커를 가지고 전등을 디자인하라고 한다면, 그 접합부를 그리는 것이 진짜 재밌더라고요. 또 상황을 주고 무언가를 자세히 그리라는 점에서 제가 준비해 왔던 애니메이션 입시와도 많이 통한다고 느꼈어요.
이제 나름 1년 차가 되는 디자이너인데, 디자인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이때까지는 문제가 저에게 주어지고, 제가 그것에 맞춰 디자인하면 저도 모르게 평가가 되어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었어요. 일방향이었죠. 진짜 디자인의 매력은 잔치에 들어오고부터 느낀 것 같아요. 잔치 디자인 팀을 하면서 서로 피드백이 오가는 게 되게 재밌더라고요.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생각했는데, 잔치에서는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상호작용의 과정이 멋진 결과물로 구현되는 것, 그게 디자인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이 여자의 매력은 이런 유쾌함(?)이 아닐까…
디자인팀에서 디자인할 글들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완전히 랜덤인가요?
실물 잡지 마감 주까지 포함하면 글이 3개 정도 올라오는데, 디자인 팀 카톡방에서 하고 싶은 것을 먼저 고르게 해요. 다들 ISFP이다 보니 크게 호불호가 없어서 서로 양보하는 편인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양보해서 사다리타기 게임으로 정한적도 있다니까요.
그런데 사실, 저는 팀원들이 양보하면 그 양보를 거절하지 않고 쟁취하는 편이긴 합니다.
만약에 뉴사운드 글이 하고 싶으면, “뉴.사.운.드.” 먼저 말해서 쟁취하죠.(웃음)
본인의 디자인 과정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원하는 느낌이나 레퍼런스를 받고 추가로 레퍼런스를 찾아
레이아웃 짜서 디벨롭합니다.
너무 프로(?) 같아요. 조금 풀어서 설명해주세요.😵💫
뉴사운드의 이번 실물 잡지 글을 예시로 들자면, 축구가 주제니까 먼저 축구 잡지나 관련 사진들을 검색해요. 정보의 바다에 저를 던지는 거예요.
그리고 그 많은 사진 중에 특히나 제 마음에 드는 것들을 건져서 이 디자인의 무드를 정리, 통일하고 제가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한 뒤 작업에 들어가요. 당연히, 수정도 참 많이 하죠.
지난 학기에 디자인했던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전 아까 예시로 들었던 뉴사운드의 실물 잡지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그 디자인은 완성하고 정말 뿌듯했거든요. 그래서 저희 회의 때 언니의 반응도 직접 보고 싶고 또 자랑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제가 일정이 안되어서 못 갔어요. 그래도 언니가 개인 카톡으로도 너무 좋다고 보내줘서 뿌듯했죠. 다람이도 따로 연락이 와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해 줬어요. 저 스스로도 만족스러운데다가 다른 사람들 반응도 제일 좋다 보니 뿌듯함이 배가 되었던 작품이었죠.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자면, 글을 읽고 축구장의 라인을 가지고 디자인하면 좋을 것 같아서 두 장 정도는 그 라인을 살려서 디자인했어요. 거기에 더해서, 제가 기본도형을 많이 쓰는 편이라 제 스타일대로 도형을 많이 활용해서 꾸몄죠. 또 선수님들이 뒷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좀 크게 넣어서 강조하고…하여튼 이 디자인은 작업 후에도 참 뿌듯했고 작업 과정에서도 참 재밌었어서 기억에 남아요.

저는 디자인팀이야말로 잔치의 진정한 독자라고 생각해요. 디자인하기 위해, 어쩌면 그 글을 쓴 에디터보다 더 자세히 글을 파헤치잖아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이 있나요?
입하의 <집에 가고 싶다>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그때 당시 저도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서울살이에 적응하고 있었거든요. 되게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을 할 때여서 그 글을 읽으면서 더 공감이 갔던 것 같아요. 또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묘사도 좋았는데, 특히 ‘손바닥만 한 잔디밭’이라는 표현이 묘사 변태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좋았어요. 그런 표현들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자신의 상황을 이입할 수 있게 해주더라고요. 그 글은 디자인하면서도 친구들한테 자랑까지 했어요.
“나 지금 너무 멋진 글을 디자인 중이야. 너네 실물잡지 꼭 사라.” 이렇게까지 말했다니까요.

디자인 팀을 제외하고 들어가 보고 싶은 잔치의 팀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팀에 들어가고 싶나요?
이 질문은 조금 쉬운 것 같아요. 당연히 피플 팀이죠. 디자인팀 카톡방에서 디자인할 팀을 정할 때 바로 “피플팀 하고 싶습니다.”라고 먼저 쟁취했을만큼 저는 피플팀에 진심입니다. 인터뷰하기 전에도 피플 팀글을 읽고 왔어요. 이건 인터뷰를 쓴 연두에게도 말했지만, 특히 피플팀 글 중에서 <에너지가 폭발하는 시간>을 재미있게 봤어요. 에폭시의 활기와 열정이 그대로 글에서 드러나는 것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이렇게 전 정말 피플팀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답니다. 회식 자리에서도 맨날 이야기하잖아요. 명예 피플팀이라고.
그럼 만약 보리가 피플팀이라면 인터뷰하고 싶은 대상이 있나요?
흠, 누구든지 할 수 있나요?
원한다면 미국 대통령도 가능하다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상진 에니메이터를 인터뷰하고 싶어요.
예전에 미술을 처음 시작하려고 할 때, 부모님이 미술을 하는 것을 많이 반대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쉽게 “나 미술하고 싶어!”라고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허락받을 용기가 필요했던 거죠. 미술은 하고 싶은데 말은 못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날 셀레브라는 인터뷰 채널에서 김상진 에니메이터를 인터뷰한 영상을 제가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3분짜리 인터뷰였는데, 그 인터뷰를 보고 그걸 보고 제가 많은 용기를 받았어요. 그 인터뷰에 너무 감명을 받아서 그 분 덕에 한 때 애니메이터를 꿈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 분은 색약이 있으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룬 것이 너무 존경스럽더라고요.
와. 생각해보면 보리는 알게 모르게 인터뷰와 인연이 참 깊군요.
그렇네요. 인터뷰를 보고 미술을 시작하고, 또 돌고 돌아 여기서 인터뷰와 함께 제 꿈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2023년, 잔치는 보리 디자이너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2023년은 진짜 너무 다양한 사람을 만난 해였죠. 또 디자인 작업을 하며 처음으로 상호작용해 봤어요. 저는 이 상호작용 안에서 정말 많이 배웠거든요. 사람은 하나의 큰 세계다라는 말을 생각해봤을 때, 올해 저는 정말 많은 세계를 만나면서 제 세계를 넓혀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깊이 있는 이야기나 진지한 이야기들을 입시친구들 외에 다른 사람들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해봤어요. 그런데 잔치를 만나고 편견이 조금 깨졌어요. 다른 사람들과도 이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또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하면 오히려 더 다양한 생각들을 알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2024년, 보리 디자이너가 이루고 싶은 것은?
일단 지금 책 표지로 전 운영진분들과 많이 컨택 중이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책 표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모르는게 너무 많아 전 디자인 팀장인 지원 언니에게 물어보고 알려드리는 중이거든요.
잡지 표지를 하는데도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은데, 다음 학기 잡지는 이제 제가 담당해야하잖아요. 과연 지원 언니 없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서구요.
잔치 디자이너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로는, 아무래도 에디터들의 글을 잘 표현하기인 것 같아요. 개인 과제는 못하면 제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생각하면 되기에 괜찮은데, 에디터들의 글을 디자인할 땐 그 노고를 아니까 조금 부담이 되더라고요. “이 글은 이 정도로 표현되어선 안돼!” 이런 생각도 들고요.(웃음)
디자이너들의 이런 노력 덕에 글이 디자인 덕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 잔치 금손님들!

끝으로, 이번 인터뷰의 테마 질문입니다. 인생곡을 하나 골라주세요!
전 아이유의 <Drama>를 엄청나게 좋아했어요. 힘들 때도 많이 들었던 곡이고, 좋은 일 있을 때도 많이 들었죠.
이 곡은 가사가 그때는 그랬지~라는 내용이라, 힘들 때 들으면 이 시기가 곧 지나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가 되고, 기쁠 때 들으면 곧 지나갈 이 기쁠 시기를 맘껏 누리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 순간을 충만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가사가 너무 좋은 곡이죠.
가사의 어떤 부분이 좋았나요?
장소를 나열하는 것도 사랑스럽고, 표현도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나도 한때는 그이의 손을 잡고~’, 이런 가사들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동화 같달까.
혹시 보리도 아이유의 노래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나요?
그렇죠. 한번 태어났으면 그런 사랑을 해보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요?
<Drama>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나요? <Love wins all>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나요?
어렵네요. 저는 그래도 <Drama>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Drama>는 지나고나서 그 때를 예쁘게 추억할 수 있는 사랑, 그리고 그 추억과 기억으로 자기 자신을 당당하게 만들어나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 사랑을 해본다면, 그 예쁜 추억을 가지고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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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이렇게 가기는 섭섭하지?”
“아무래도 그렇지?”
<부록> TMT(Too Much Talker)들을 위한 TMI(Too Much Information)
사람들의 묘비명에 대해 물어보는 게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말인데…새해인데 묘비명 한번 정해보시죠.
예린: 묘비명? 어렵다. 해영 오빠는 뭐라고 이야기했어요?
새솔: 오빠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답디다.
예린: 진짜 해영 오빠답다. 묘비명이라…저는 정말 농담밖에 생각이 안 나요. 저는 그럼 ‘이 파일은 만료된 파일입니다.’로 정하겠습니다.
새솔: 이 파일은 만료된 파일입니다? 너무 웃기다. 어째서?
예린: 이건 제가 항상 마주하는 파일이거든요. 얼마 전에도 인터뷰하면서 저번에 줬던 파일을 다시 내려 받아야했는데 또 기간이 만료되어서 열 수 없다는 거예요. 만료된 파일들은 항상 저에게 고통을 주기에, 제 묘비명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새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나요?
예린: 네. 내가 떠나감으로써 이제 이 세상의 즐거움이 하나 사라졌다고 생각해라. 세상의 즐거움 하나가 만료되었다는 의미인 거죠.(웃음)
새솔: 좋아요. 자, 이제 두 번째 질문입니다. 이건 심도 있는 질문이라서 조금 고민을 해주길 바라요.
디자이너로 살면서 브라질 음식만 먹기 vs 브라질 삼바 댄서로 살면서 먹고 싶은 음식 다 먹기.
예린: 브라질 댄서로 살면 저 밥줄 끊겨요.
새솔: 개다리춤 춰도 평생 직장 보장.
예린: 요새는 엔잡러의 시대니까. 그럼 브라질 삼바 댄서를 하겠습니다. 애초에 전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까 디자이너가 되어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직업에 대해서 확고한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로 열심히 살다가도 나중에는 일러스트레이터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삼바 댄서처럼 완전히 다른 분야로도 갈 수 있는 거잖아요. 미래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식은 절.대. 포.기. 못.해!
이제 22살인데, 소감이 어때? 투투가 되신 기분은 어떠신지?
예린: 스물둘. 일단 말을 예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은 가벼운 농담이나 밈으로 이야기하는 걸 즐겼거든요. 사실 그건 의도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만났을 때 친해지기 전에 아이스브레이킹 개념으로 일부러 가벼운 농담이나 밈으로 시작하는 편인데, 그러면 상대방이 많이 편해하더라고요. 그래서 밈을 많이 쓰고, MZ 느낌으로 컨셉을 잡았는데 22살이 되면서 좀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와 좀 친해지고 나면은 가벼운 농담 말고 진짜 나를 보여줘야겠다고 요즘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예린:솔직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내가 한 작업물이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 그리고 열정도 좀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잔치 들어온 초반에 술자리에서, 저는 여기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은 다 얻어가겠다 선포했거든요.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전 진심이었어요. 이런 열정, 긍정적인 욕심이 많은 사람인 것도 어필하고 싶네요.

그럼 이제 진짜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터뷰라는 장르를 경험해 본 소감은 어떤가요?
예린: 인터뷰 당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꼈어요. (웃음) 특히 디자이너는 다른 사람의 글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잖아요. 타인을 잘 보여주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죠?
예린: 그럼요. 너무 좋은 경험이었죠. 제 첫 인터뷰가 잔치라니 영광이네요. 제가 어휘력이 부족해서 좋다고만 표현하지만 저의 진심을 알아봐 주길 바라요. 전 친구들이랑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해요. 내가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나의 귀여움을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새솔: 너무 좋은 말이다. 적당히 서로의 귀여움을 알아봐 주는 세상이라니. 그럼 그걸 2024년, 세상에 전하는 말로 정할까요?
예린: 우리 모두 각자의 귀여움을 알아봐주고 적당히 봐주자! 세상아, 나의 귀여움을 내가 가만히 있어도 알아봐줘라!

유쾌한 사람은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타인의 문제에 전력을 쏟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보리는 분명 유쾌한 사람이다.
언제든지 타인에게 자신의 힘을 나눠주고, 또 마음을 열어주며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쌓을 줄 아는 사람이다.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했지만,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녀는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비롯된 농담들은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서로를 귀엽게 봐주는 것이 참 힘들어져버린 세상이지만 그녀의 따뜻한 농담이 있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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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아, 우리 서로를 귀엽게 봐주자! 보리는 특히 더 귀엽게 봐주자!
진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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