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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4 · 11 · 05

230. 복성각

Editor 정원

신촌 주방장님은 어디 계세요?

연세대의 오래 된 응원가 중에는 ‘신촌 거리에 커다란 중국집 그곳에 유명한 주방장 있네’ 로 시작하는 곡이 있다. ‘신촌 주방장’은 복성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노래는 아니지만 신촌 지역에서 중화요리집이 차지했던 위상을 보여준다. 쉴 새 없이 가게가 들어서고 사라지는 연세로에서 한 걸음 골목으로 들어오면 고동색 목재 판넬에 새빨간 한문으로, 그리고 한글로 쓰인 ‘복성각’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개업 당시 사장님이 엄선한 조각들은 미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로 된 군인과 사자가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계단에는 한문 장식과 문인 조각상이 놓여 있다.

건물은 왕년에는 1층은 혼자, 또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면을 비비는 학생 손님들로 가득했을 것이다. 보다 널찍한 2층 공간은 가족 단위 손님들이 오기 적합하다. 그러다 교수님을 대동한 학과 행사라든지, 선배의 졸업 전 마지막 식사 같은 행사에는 3층 룸을 향해 올라가며 왠지 특별대우 받는 기분을 만끽했을 것이다.

1층은 배달 전용 공간으로 바뀌었다. 식탁과 장식장은 그대로이지만 더 이상 손님을 맞이하지 못한다. 2층은 넓은 홀 공간에 사각 테이블이, 3층에는 열 명은 족히 앉을 길쭉한 식탁이 방마다 손님을 기다린다.

 

신촌점 간판에서 ‘화교가 3대째 운영 중인 전통 있는 맛집, since 1953’이라는 문구가 정확히 언제, 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얼핏 눈에 띄지 않는 공백은 변화를 담고 있다.
초대 사장님은 고향인 충청도에서 중국집에 처음 도전했다 1988년 홍대 앞에 ‘일품향’이라는 식당을 개업했다. 2000년에 신촌으로 옮기고도 한 차례 이사해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았다. 한 층, 한 층 확장해 나가 지금 우리가 아는 복성각 건물이 되기까지 사장님은 학생들 덕에 이 자리에 있다고 언급했다.

수많은 신촌 대학생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는 복성각은 사실 마포, 서대문, 시청 등 서울 곳곳에 지점이 있다. 그리고 신촌의 황금기와 궤를 같이했을, 복성각의 신촌 본점 시절은 2011년에 막을 내렸다. 화교 2세 사장님은 공덕역 인근의 마포점으로 본점을 옮겨 갔다. 지금은 그 아들을 거쳐 한국인 사위가 가게를 운영한다. 선배들의 회고에 빠지지 않는 납작짜장을 만나려면 마포점으로 가야 한다. 신촌 지역과 함께 한 역사로 서울미래유산에 지정된 것도 마포 본점이다. 노스탤지어의 물리적 공간은 여전히 할리스 뒤편 복성각 건물이지만, 그 시절의 신촌 주방장은 신촌을 떠났다.
(마포 본점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는 ‘신촌 복성각과 무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렇지만 개업 시절 사장님이 중국에서 공수해 온 소품들도, 식당 이름도 지금 주소에 그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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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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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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