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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4 · 11 · 12

231. 산책하는 사람에게

Editor 라미

산책하는 사람에게

신촌역 4번 출구. 지하철에서 막 올라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얽히고, 늦가을 공기 속에 호두과자 냄새가 퍼집니다. 계절의 경계선에 놓여있나 봅니다. 한 사람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출구 앞에 쪼그려 앉아 신발 끈을 단단히 묶습니다. 산책을 준비하는 걸까요?

사실, 신촌은 산책하기에 다소 버거운 환경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빵빵거리는 자동차가 가득한 거리에서 산책이란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한 길이라 해도 걷기를 멈출 수는 없겠죠? 에디터는 매일이 새로운 신촌 거리에서 산책 코스를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길을 걸으며 간판을 눈에 익히고, 골목에서 잠시 멈춰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곤 했죠. 거리마다 이름을 지어주며 정을 붙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산책길을 여럿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길을 걸어볼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이 매일을 여는 설렘이 될 만큼요. 이제야 신촌이 발끝에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산책길은 어디로나 뻗어있습니다. 작은 샛길까지 헤아리면 길의 가짓수가 얼마나 다양한지, 셀 수 없을 정도예요.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계절에 따라 거리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바쁜 날에는 지름길을 택하고, 가을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찾아 걷죠. 헤어지기 아쉬운 날에는 일부러 먼 길을 빙빙 돌아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듯, 새로 찾아낸 길에는 매번 신선함이 가득합니다. 

오늘의 길에서는 어떤 새로운 느낌이 피어날지 궁금하네요. 여러분과 함께 걸어보고 싶습니다. 준비물은 필요 없어요! 든든한 두 다리만 있으면 됩니다. 

그럼, 이제 에디터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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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
AUTHOR PROFILE
라미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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