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 양지연, 디자이너 몽당
새끼손가락만큼 작아지기까지, 이 연필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종이 위에서 걷고 달렸을까.
누군가의 손아귀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종이 위를 긁적이던 숱한 밤, 그리고 낮이 필요했으리라.
그 시간을 충분히 보낸 연필들만 ‘몽당’이라는 작위를 받을 수 있다.
‘몽당’이란 누군가의 품이 들고, 시간이 깃든 후에 붙여지는 말이다.
– 박연준 <모월모일> 中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19학번 양지연이고, 몽당이라는 이름으로 잔치의 콘텐츠 디자이너를 맡고 있습니다.
‘몽당’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제 인스타 아이디가 몽당지연(mongdang_ziyeon)이거든요. 쓴 지는 한 5년 됐어요.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모월 모일’에 몽당이라는 단어를 다룬 글이 있었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았죠. 연필이 새끼 손가락만한 길이가 될 때까지 종이 위에서 수없이 걷고 뛰어서 만들어진 게 몽당연필인데, 그런 시간을 충분히 보낸 것만이 몽당이라는 작위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글이었는데, 몽당이라는 단어는 익숙한데 잘 안 쓰는 단어잖아요. 그때부터 몽당이라는 단어가 좋더라고요. 마침 제가 키가 작으니까, ‘몽당지연, 잘 어울리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죠.

우리가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근황을 안 물어볼 수가 없잖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일단 올해 목표가 취업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취준을 시작하려는 단계에 있어요. 자격증도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고, 수업도 듣고, 또 주말에는 알바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잔치가 없는 목요일, 허전하지는 않으신가요?
잔치 사람들을 못 보는 것도 아쉽고, 잔플*을 안 만든다는 것도 허전해요. 저는 시험 기간에도 잔플을 쉬지 않고 만들었잖아요. 그렇게 끊임없이 뭔가를 만들다가 갑자기 안 만드니까 허전하더라고요.
*잔플: 잔치의 신촌 아카이빙 서비스인 ‘잔치 신촌+’의 줄임말이다. 잔치꾼들이 열심히 취재한 신촌의 느좋 공간들이 올라오는 아주 유용한 계정. 신초너라면 잔플 팔로우하고 광명 찾으시길! (주황색 잔플 글씨를 클릭하면, 잔플 인스타 계정으로 이동합니다.)
몽당 님은 지난 학기 잔치의 유일한 ‘콘텐츠 디자이너’ 였죠. 디자이너가 아닌 콘텐츠 디자이너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저는 콘텐츠 디자이너가 하고 싶어서 잔치에 들어온 건 아니었어요. 졸업까지 얼마 안 남았고 동아리를 하고 싶은데, 그때 잔치가 눈에 들어왔죠. 보다 보니까 잔치에 너무 들어가고 싶은 거예요. 사실 처음에는 에디터로 지원하는 것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들 글 쓰는 거 보니까 이건 에디터로 지원하면 나는 떨어지겠구나 싶었죠. 또 디자이너를 하기에는 당시에 막 포토샵을 시작한 단계여서, 종잡 디자인까지는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카드 뉴스 만들고 장소를 홍보하고 SNS 관리하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었거든요. 그래서 콘텐츠 디자이너로 지원하게 되었죠.
포토샵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건, 디자인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건가요?
작년 여름에 처음으로 포토샵을 배웠어요. 원래 CPA 시험 준비를 했었는데, 작년 여름쯤에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출판 쪽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시험을 그만두고 출판업계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죠. 그때 주변에서 포토샵을 따 놓으면 좋다고 말하더라고요. 하나씩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포토샵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헉. 잔플에 올라오는 카드뉴스를 보면서, 몽당 님이 디자인을 꽤 오래 하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천재였던 거네요. 외쳐 갓 몽당.. 그렇다면, 잔치의 어떤 점이 몽당 님을 잔치로 이끌었나요?
처음에는 책과 관련된 동아리를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독서 모임 위주로 알아보다가 우연히 잔치를 발견했죠. 웹 매거진 동아리가 많지 않잖아요. 호기심이 생겨서 웹 매거진 글도 읽고, 인스타 들어가서 카드 뉴스도 봤어요. 그때 동아리의 첫인상이 되게 따뜻해 보였다고 해야 되나? 글도, 사람들도 따뜻하다고 느껴졌어요. 사람들이 동아리에 열정도 있어 보였고요. 뭔가 저는 그런 동아리를 하고 싶었거든요. 지극히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동아리가 아니라 사람들끼리 유대감도 깊고, 동아리에 애정을 갖고 하는 단체를 원했어요. 잔치의 첫인상이 딱 그랬죠.
실제로 들어와보니 어땠어요?
제가 생각한 대로였어요. 따뜻하고, 열정 있고. 역시나 제가 잘 봤더라고요. (웃음)

잔플은 한 학기 동안 쉬지 않고 굴러가잖아요. 다른 잔꾼들이 쉬는 시험기간에도 몽당 님은 잔플 디자인을 하셨죠. 바쁜 일정 속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어느 정도 카드뉴스의 형식을 잡아놓은 상태였고, 취재는 에디터들이 해주는 거잖아요. 생각해 보면 제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른 잔꾼들이 보면서 박수 치고 있을 것 같은 답변이네요. 역시 ‘외쳐갓몽당상’*을 받은 이유가 있군요. 몽당 님은 잔플 카드뉴스를 만들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요.
어쨌든 잔플은 신촌의 공간이나 신촌에 관련된 것들을 홍보하고 소개하잖아요. 종종 인스타를 하면서 카드 뉴스 같은 걸 보면 딱 시선이 머무르는 카드 뉴스가 있어요. 그렇게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 공간을 궁금해하도록 만들어요. 저는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표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썸네일이라고 해야 하나요? 어떤 폰트를 넣고 어떤 사진을 넣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합니다.
*얼마 전 진행된 잔치의 종이 잡지 출간기념회에서 몽당 님은 ‘외쳐갓몽당상’을 수상했다.
지난 학기 동안 만들었던 카드뉴스 중에 가장 애정이 가는 작업물이 있나요?
아무래도 제가 직접 취재하고 제작한 카드뉴스가 생각나네요. 딱 두 번 있었거든요. 그중에서도 최근에 올렸던 <시트 플레이스>라는 카페를 취재한 카드뉴스가 참 좋아요. 원래는 잔플 취재하려고 갔던 곳이 아니라 그냥 방문한 곳인데, 너무 좋아서 잔플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번 더 방문해서 취재했었거든요. 게다가 잔플을 올린 뒤에 사장님께 연락이 왔어요. 잔치에 올라온 거 너무 잘 봤다고, 감사하다고 장문을 보내주셨는데, 정말 뿌듯했죠.
직접 취재해 보니 어땠어요?
아무래도 제가 직접 취재하니까 더 애정이 생기긴 하더라고요. 글 쓰는 것도 꽤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만약 다음 학기에 콘디가 2명이 된다면, 에디터들이 취재하는 장소에 콘디가 직접 취재하는 장소까지 더해서 잔플을 운영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어요.
잔플을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반가운 말인데요! 다음 학기에 더욱 풍성해질 잔플을 기대하겠습니다. 몽당 님은 원래 새로운 공간을 많이 찾아다니려고 하는 편인가요?
전에는 안 그랬는데 확실히 잔치 들어오고 나서는 찾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일부러 시간 내서 가보고 싶은 장소를 가기도 해요. 오늘도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어서 오전 11시에 예약을 해서 갔다가 왔어요.
아침부터 바쁜 하루를 보내셨네요. 어딘지 살짝 알려주실 수 있나요?
신촌은 아니에요. 성수 쪽이긴 한데 ‘어바웃 챕터’라고 생긴 지 3주밖에 안 된 북카페예요. 좀 비싸긴 합니다. 근데 오늘 제가 일찍 가서 그런지, 그 공간을 통째로 혼자 쓰고 왔어요.

잔플에 올라왔던 장소 중, 몽당 님 마음에 쏙 들었던 공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선물을 사러 라미가 취재했던 ‘디어’에 갔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한 번 더 방문했는데, 사장님이 저를 보고 ‘전에 한 번 오셨었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때다 싶어서 잔플에 올린 디어 게시물을 보여드렸죠. (웃음) 엄청나게 좋아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가끔 잔플 게시물을 사장님들께 보여드리면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한 것 같아요.
몽당 님이 카드뉴스를 디자인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요!
일단 에디터마다 스타일이 다 달라요. 보통은 사진을 올려주잖아요. 그중에 올릴 만한 사진들을 고르는 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이에요. 사진을 엄청 많이 올려주는 에디터가 있고, 정말 조금 올려주는 에디터도 있어요. (웃음) 사진이 적은 경우에는 최대한 다 살리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사진이 많을 때는 글을 같이 읽으면서 순서를 먼저 구상하죠. 글 흐름에 따라 사진을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해요. 그리고 가장 많이 공들이는 건 표지 사진을 고르고 어떤 폰트를 사용할지 고민하는 거예요. 가장 시간을 많이 쓰는 부분이죠.
지금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잔플 취재하는 에디터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모든 디자이너의 공통점일 것 같기는 한데, 사진을 많이 올려줬으면 해요. 그리고 잘 찍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재밌는 건 원래 사진을 잘 찍는 사람도 있고, 가면 갈수록 사진 실력이 발전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진의 퀄리티가 좋아지는 게 보이거든요.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릴 때 아무래도 이모티콘이 많으면 좋잖아요. 처음에 올릴 때는 이모티콘 하나도 없이 올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이모티콘이 늘어가더라고요. 그게 정말 귀여웠어요. 나름 되게 신경을 쓰는 게 눈에 보이니까요.
너무 귀엽고 신기하네요. 누군지 예측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아 그리고 또 있어요. 가끔 소개 글에는 언급했지만, 막상 관련된 사진은 없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마음대로 글을 지울 수는 없는데 해당하는 사진이 없으면 글과 사진을 매치하기가 난감해요. 그럴 때마다 어떻게 배치해야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해야해요.
잔플 취재하는 에디터마다 특징이 있죠?
일단 문체부터가 달라요. 누군가는 툭툭 던지듯이 담백하게 얘기를 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글을 쓰죠. 사용하는 이모티콘의 느낌도 다르고 에디터만의 감성도 달라요.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제 게시글을 올려줄 때 이름을 안 쓰고 올려도 누구인지 맞힐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저는 잔치 피플팀에 들어온 뒤로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한 번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해요. 몽당 님도 괜찮은 공간을 만났을 때, 잔플이 떠오르지는 않나요?
잔치에 들어오기 전에는 어떤 장소를 가면 같이 가는 사람이 중요하지, 그 장소에는 딱히 의미를 두지 않았거든요. 한 번 갔던 장소도 ‘여기에 내가 갔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장소에 무관심했어요. 그런데 잔치를 시작하고 나서 플레이스팀의 글을 읽고, 잔플 카드뉴스를 만들고 하니까, 점차 공간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신촌에서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나면 일단 사진부터 찍어요. 언젠가 쓸 수도 있으니까요. 친구랑 밥을 먹다가도 ‘여기 잔플에 올리면 좋겠다!’ 싶으면 무작정 사진을 찍죠. (웃음) 하도 그러니까 제가 사진을 안 찍어도, ‘너 이거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 하고 오히려 친구가 먼저 물어보기도 해요. 그만큼 제가 잔치와 잔플에 진심이 되었다는 거죠.
디자이너를 만나면 꼭 묻고 싶었던 질문이 있어요.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의 비율이 바뀌었잖아요. 여기저기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몽당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너무 킹 받아요. 빠른 시일 내로 인스타그램은 피드 비율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드뉴스를 만들 때 일부러 피드에 보이는 1:1 비율을 생각해서 폰트를 넣고 디자인한단 말이에요. 이렇게(4:3 비율) 하니까 다 깨지잖아요. 이제 어떡해요 이거. 다시 안 돌아올까요?
방금 오늘 들은 몽당 님 목소리 중에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잔플 계정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시군요.
맞아요. 제가 잔치를 떠나기 전에 잔플 팔로워 천 명은 무조건 찍고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150명 정도 더 필요한데, 생각보다 쉽게 안 늘더라고요. 한창 잔플 계정에 자주 들어갔을 때는 갑자기 팔로워가 줄어들었을 때도 있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팠죠. 팔로잉 취소하지 말아 주세요.
팔로워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나는 질문이 있어요. 몽당 님은 잔치 프로젝트 글로 ‘Happy ZanchiDay!’에 참여하셨죠. 몽당 님의 북스타그램 계정으로 잔플을 홍보해서 해당 계정의 팔로워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사실인가요?
(다급)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때 어쩌다 보니까 인스타그램 계정 이야기가 나와서, ‘나 요즘 지연 서재 계정 팔로우가 줄고 있다.’ 딱 그렇게만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잔플을 홍보해서 팔로워가 줄었다는 식으로 변질이 된 거죠. 시작이 누구였지, 뉴사운드였나? (웃음) 아무튼 그래서 의도치 않게 그런 루머가 퍼졌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그리고 팔로워 수도 너무 과장 되었어요. 이거 정말 해명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몽당 님은 디자인을 주로 하시다가 그때 처음으로 글에 참여하신 거잖아요. 색다른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정말 재밌더라고요. 사실 다른 팀들 팀글이 올라왔을 때 부러웠거든요. 디자인 팀은 따로 팀글을 쓰지 않으니까요. 팀원끼리 같이 프로젝트처럼 하는 것도 재밌어 보였고, 글의 주제들도 정말 기발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거든요. 프로젝트 글에 참여하고 난 뒤에 디자인 팀도 팀글을 해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다음 학기에 디자인팀 팀글을 기대해 봐도 될까요?
저만 하고 싶어 하는 거면 어떡해요. (웃음) 그래도 한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 몽당 님은 북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시잖아요. 원래 책이나 글에 관심이 많으신 편인가요?
그렇죠. 그런데 저는 특이한 경우인 게 어릴 때는 책을 잘 안 읽었어요. 오히려 성인 되고 나서 갑자기 읽기 시작했죠. 한창 코로나가 유행할 때 계속 집에만 있으니 심심했거든요. 그때 생긴 취미가 독서였어요. 그 후로 애정이 생겨서 계속 취미 생활로 이어나가고 있어요.
재밌게 읽었던 책 한 권 추천해 주시겠어요?
최근에 읽은 것 중에 예소연 작가님의 ‘사랑과 결함’이 좋았어요. 저는 최은영 작가님의 ‘내게 무해한 사람’이나 ‘쇼코의 미소’를 진짜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인간관계에 대해 다루는데 마냥 밝지만 않은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거든요. 공감되는 얘기도 많았고요. 마찬가지로 ‘사랑과 결함’도 그랬어요. 사랑과 결함은 참 안 어울리는 단어 같은데, 생각해 보면 사랑할 때 좋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만한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 사랑의 결함 같은 것들을 인간의 관계 속에서 잘 풀어낸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듣고 보니 글에 관심이 정말 많으신 것 같은데, 글을 써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완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책 리뷰 외에는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주제를 정하는 것도 어렵고, 그걸 제 경험과 함께 녹여서 써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럼 몽당 님이 다음 학기에 잔치에서 글을 쓰게 된다면, 세 팀(아트, 피플, 플레이스) 중 어느 팀으로 가시겠어요?
뭔가 피플팀이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저는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
(재빠르게) 플레이스 팀에서 글을 써보고 싶어요. 잔플의 영향일 수도 있겠네요. 전에는 장소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게 저는 상상이 잘 안됐거든요. 그런데 플레이스팀 친구들이 쓰는 글을 보면 그 장소와 본인의 감정, 그리고 경험을 잘 녹여내서 쓰는 게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군요. 플레이스팀 에디터 몽당도 잘 어울리는데요! 이어서 질문 드릴게요. 앞으로 몽당 님이 잔치에서, 혹은 잔플을 만들면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제가 OT 때 잔플 기획안을 만들어 갔는데, 그 기획안에 SNS 팔로우 이벤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걸 적어놓기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았거든요. 다음 학기에는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팔로워 천 명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잔플zip의 연장선으로 ‘혼자 놀기 코스 추천’ 같은 콘텐츠들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싶어요.
다음 학기, 잔치에 들어올 콘텐츠 디자이너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참신하네요. (웃음) 일단 콘디가 새로 들어오면 정말 잘해주고 싶어요. 저는 디자인 팀 소속이지만, 디자인 팀 내에서도 콘디는 하는 역할이 다르다 보니까, 가끔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와 함께 할 콘디가 생기면 잘 챙겨줄 거예요. 다음 학기의 콘디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우리의 다음 학기 목표는 팔로워 천 명이다. 나와 함께 잔플에 미쳐야 한다.”

2024년은 몽당 님에게 어떤 한 해였나요?
작년은 저에게 변곡점 같은 한 해였어요. 많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오랫동안 준비하던 걸 포기해 봤고, 그래도 너무 오랫동안 주저앉아 있지 않았고, 다시 새로운 것들에 도전을 해봤고요. 그런 의미에서 20대의 전환점 같은 한 해가 아니었나 싶어요.
신년 계획이 있나요?
올해 안으로 출판사에 취업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단기적인 목표는 운전 연수를 받을 거예요.
출판사에 취업한다면, 편집자를 염두에 두고 계신 건가요?
저는 출판 마케터를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마케터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제가 은근히 소심한 관종이라 SNS 하는 것도 좋아해요. 북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제가 읽은 책을 누군가 보고 읽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분 좋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마케터가 잘 맞을 것 같아요.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 평소 몽당 님의 취미가 궁금해요.
원래는 항상 책 읽기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책과 관련된 직업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후로 새로운 취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일이랑 취미가 분리되었으면 좋겠거든요. 일과 취미 모두 오로지 책! 이러면 스스로 탈출구를 없애는 느낌이에요. 새로운 취미로 러닝을 생각하고 있어요. 마라톤에 언젠가 참여하는 게 저의 인생 목표거든요.

벌써 인터뷰의 끝이 보이네요. 이번에는 공통 질문인데요. 가장 좋아하는 계절과 그 계절을 보내는 몽당 님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원래 겨울이었는데 최근에 가을로 바뀌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가을은 항상 빨리 지나가는 계절이었는데, 작년 가을이 유독 길게 느껴졌거든요. 짧은 것 같다가도 긴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애매한 계절이잖아요. 긴 여름과 겨울 사이에 있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저한테는 이런 게 특별하게 와닿더라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 있는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 떨어진 낙엽에 쌓인 눈을 찍어둔 사진이에요. 저는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공존하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요. 추움과 따뜻함 사이에서 머무르는 느낌이 좋아요.
작년에 제가 페스티벌의 맛을 알게 되었거든요. 서재페(서울 재즈 페스티벌)도 가보고 그민페(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도 다녀왔는데, 가을에 가는 페스티벌이 진짜 좋더라고요. 덥지도 춥지도 않고, 선선한 바람 불어오는 야외에서 공연을 보고 있으면 그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앞으로도 가을이 오면 페스티벌을 즐기겠다고 다짐했죠.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몽당 님에게 잔치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많이 배웠고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갓생 사는 친구들도 많고 글 잘 쓰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러니까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되게 많이 배웠죠. 아쉬운 점은 얘기를 많이 못 해 본 친구들도 꽤 있어요. 제가 뒤풀이를 자주 안 나갔거든요. (웃음) 그게 아쉽죠.
다음 학기에는 뒤풀이 자주 나오시는 거예요.
네. 노력해 볼게요. (웃음)

숱한 날들을 달려 마침내 몽당이 되었을 때, 그녀가 딛고 서 있을 종이를 떠올려본다. 그녀의 발자국을 따라 그어진 선들이 모여 만들어낸 삶의 그림. 그건 분명 언니의 따뜻함을 닮아 있을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안온한 시간을 선물해 준 그녀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 글이 오래도록 당신의 걸음에 힘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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