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호미캔즈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0.Graffiti Everywhere All At Once
오래된 건물 담벼락, 공사장 가벽, 표지판 뒷면, 전봇대 기둥.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길거리 예술가 혹은 반달리스트(vandalist)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어디까지가 낙서이고 어디까지가 예술인가? 한국 대중에게 그래피티는 그 경계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현대적 형태의 그래피티가 도시 차원의 문화 현상으로 발돋움한 것은 힙합의 진원지인 1970년대 뉴욕으로 확산되면서부터이다. 힙합을 음악의 동의어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랩, 비보잉(브레이크댄스), 그래피티, 비트박스(디제잉)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 하위 문화를 일컫는 개념이다. 초창기에는 청소년들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푸에르토리코인 등 미국 사회 내 소수자들이 그래피티의 발전을 주도했다. 그래서 랩 음악의 사회비판적 가사처럼 그래피티 또한 반사회적, 저항적 성격을 가진다. 이들은 스프레이 캔으로 지하철 전동차, 길거리, 경기장을 자신의 이름과 그림으로 도배했다.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의 주인공 마일즈 모랄레즈는 hip hop is my life 에 그래피티가 어떻게 녹아드는지를 보여준다.
영상 속 50초-55초에 태깅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마일스는 밤이면 힙스터 삼촌을 따라 지하 터널 벽을 뒤덮는 대형 그래피티 작업을 구경한다. 다음 날 등교 전에는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힙합 노래(Post Malone과 Swae Lee의 Sunflower)를 흥얼거리며 마커로 레터링 연습을 한다. 한 번에 휘리릭, 재빠르면서도 느낌 있게. 그렇게 방구석에서 수제작한 스티커를 들고 우리의 주인공은 뉴욕 길거리 곳곳을 날아다닌다. 교통 표지판에 스티커를 착 붙이는 손맛은 보는 사람에게까지 에너지를 전한다.
그리는 사람에게 짜릿함과 두근거림을 선사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허락 없이 공공장소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불법이다. 때문에 보통 단속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곳에 나타나서인지 그래피티는 한때 도시 범죄율과 강한 연관을 갖는다고 인식되기도 했다. 1980년대 뉴욕 경찰의 대대적 단속이 한 차례 지날 동안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겸비한 자들이 등장하며 그래피티는 길거리 예술(street art)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공공 장소를 캔버스로 택한 덕분에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공 예술로 발전한 것이다. 최근에는 익명으로 게릴라성 작품을 남기는 뱅크시가 스텐실* 기반 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스텐실: 물건 모양을 본뜬 종이의 그림 부분을 잘라 내어 구멍을 내고, 이 위에 롤러로 눌러서 그림을 만드는 일. (옥스포드 사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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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해링, 바스키아, 뱅크시의 작품
Haring Working Outside of Pittsburgh Center. ©Keith Haring Foundation. | Jean Michel-Basquiat, Untitled (1982). Courtesy of Brooklyn Museum. | Banksy, Girl With Balloon(2004). Retrieved from banksy.co.uk on Mar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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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1958-1990)은 빛나는 아기 그림과 춤추는 사람 같은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아이콘을 그려낸다. 지하철 역사 내에 분필로 낙서하다 잡혀가기도 했지만, 이후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상위 예술과 길거리 예술 간의 벽을 허물었다. 인종차별 반대, 에이즈 예방, 동성애자 인권 신장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장 미셸 바스키아 (1960-1988)는 아이티 및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으로, 청소년 시절 맨해튼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사회 구도, 인종차별 등을 이분법적 구도로 시각화했다. 길거리 그림 및 수제 우표로 유명세를 얻고 재능을 인정받아 여러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뱅크시는 영국 출신, 익명으로 활동 중인 그래피티 아티스트이다. 시민들 몰래 작업 후 자신의 웹사이트에 작업물을 올리고 있다. 기후 위기, 전쟁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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