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호미캔즈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국내 또한 힙합 음악의 유행과 그래피티 문화의 확산이 궤를 같이 한다. 1990년대 국내 1세대 그래피티 라이터들로 불리는 반달Vandal, 산타 등의 작가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여럿이 작업하는 팀인 크루를 꾸리고 입문자들을 위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젊음의 거리 신촌에도 그래피티의 역사가 쌓여 있다.
잔치는 이전에도 그래피티 라이터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2021년 SHADOWILD와의 인터뷰를 잠시 살펴보자.
한 장르에서 오래 발 담그고 있는 만큼 이런 저런 변화들을 많이 겪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피티에도 시류라고 할 수 있는 변화들이 있었을까요?
이 작은 씬에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서울뿐이지만 시에서 허가 된, 그림 그릴 수 있는 벽이 생겼어요. 그리고 처음에 시작할 때는 철물점에서 파는 공업용 스프레이(약 30컬러)를 사용했어요. 이제는 해외의 그래피티 전용 스프레이(약 200컬러)를 수입해 사용할 수 있기도 하구요. 또 잦은 미디어 매체의 노출과 대형 갤러리 전시, 국내외 행사와 대회 등으로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보여주셨던 제 윗세대의 선배님들이 노력해주셨어요. 그 결과로 그래피티를 낙서라 치부하며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점이 가장 큰 변화라 볼 수 있겠네요.
1990년대부터 2025년까지 약 35년의 시간 동안 그래피티 씬에도, 도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젊음의 거리인 신촌도 그 영향권에 포함된다.

신촌 토끼굴은 신촌 기차역 인근에 위치한 도보 터널로, 서대문구에서 2017년 관광 자원화 사업을 통해 합법적으로 그래피티를 할 수 있도록 조성한 구역이다.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마음 편히 작업 가능한 공간인 만큼 현재까지도 많은 그래피티 라이터가 찾는 장소이다. 여러 색과 음영 처리가 들어간 비교적 큰 규모의 아트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큰 작품은 마스터피스의 줄임말인 ‘피스 piece’라고 부른다. 작업 시간이 밤 11시-오전 5시인 만큼 평소에 작업 현장을 목격하기는 어렵지만, 자주 지나다닌다면 새로운 피스가 추가된 것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신촌역-현대백화점 연결통로에서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협업한 피스를 찾아볼 수 있다.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그래피티는 이미 우리 주변에 있다. 빨간 잠망경 근처 표지판, 시외버스 정류장 안내 모니터 옆면, 심지어 연세로의 재활용 쓰레기통 윗면까지 구석구석 자기 이름을 써 두고 사라진 이들이 많다. 페인트 마커나 스티커로 자신의 작가 이름인 ‘태그 네임’을 공공장소에 남기는 행위를 ‘태깅 tagging’이라고 한다. 나 왔다 갔어요- 처럼 일종의 영역 표시이자 자기 홍보의 효과도 있다. 단시간에 끝내는 소규모 작업인 덕에 그래피티 입문자들이 시도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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