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5. 공간, 파도
이제부터는 ‘공간파도’가 아닌 공간파도를 운영하시는 사람으로써 디렉터님을 인터뷰해 보고 싶어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시기획자 이유민입니다. 지금은 공간파도를 운영하면서 공간파도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예술학 전공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공간파도를 운영하게 된 계기와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학부 시절에는 국민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어요. 순수예술(서양화, 조소, 동양화)을 전공하게 되면,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은 작가가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런데 저는 한 번도 작가로서 작품활동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 교수님께서 전시기획자가 되고 싶으면, 방학동안 전국의 모든 전시를 보고 오라고 하셨는데, 정말 다 보고 올 정도로 ‘전시기획자’라는 일에 열정이 있었어요. 그렇게 다른 지역까지 다니면서 전시를 보고 오니,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제갤러리 같은 큰 전시장소 말고도 정말 많은 곳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눈이 뜨이는 경험이었죠. 그 당시가 2017년도 즈음이었는데 이때 독립적인 전시공간들이 많이 생기는 시기였어요. 정말 허름한 곳에서도 전시를 하는 것이 가능하더라고요. 거기에서 저도 전시공간을 열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어요. 그러다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 쯤 동료들과 2021년에 공간파도를 기획했습니다.

유민 디렉터님께 ‘예술’ 과 ‘전시 공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어려운 질문인데요, 예술과 전시공간이라는 게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시공간을 운영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어도 같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계속 지속해나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전시공간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나,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전시공간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제 성향상 힘든 일들을 잘 담아두지 않기도 하고요. 물론,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현실적인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었던 적인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면서 후회나 회의를 느껴본 적은 없어서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뿌듯한 순간은 초창기에 공간파도에서 전시를 했던 작가분들을 다른 곳에서 성장된 모습으로 만날 때인 것 같아요. 2021년도 파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 함께 전시를 했던 작가분이 좀 더 큰 공간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을 때 뿌듯하죠. 그리고 그 분들이 공간파도에서 전시를 통해서 전시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해주시니 보람을 느꼈습니다.

좋은 작가, 혹은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신가요?
미술작품들을 보다보면 ‘이걸 왜 해야하지? 이걸 왜 이렇게 표현했지?’ 의문이 드는 작업들이 있잖아요. 심하게는 작품을 싫어하거나, 회의감까지 느껴지는 경우가 있죠. 근데 이러한 거부감조차 작품을 감상하는 원동력으로 만들어내면서 작품을 곱씹다보면, 내용과 형식을 납득시키는 작품들이 있어요. 그럴 때 머릿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좋은 작품이라고 느껴져요.
좋아하는 작가가 정해져 있다기 보다, 개인적으로 제가 조소를 전공했다보니 작품의 형식에 있어서는 입체나 *설치작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영상 작업들도 좋아하구요. 작품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동시대의 사회적인 담론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설치작업: 특정 공간에 작가의 의도에 따라 오브제나 장치를 배치하여 전체 공간을 작품으로 체험하는 예술 형태
전시공간을 운영하시면서 다양한 창작자들을 만나실텐데, 그들의 어떠한 점에 영감을 받으시나요?
전시를 했던 작가분들 중에 같이 지속적으로 함께 읽은 책이나 의견들을 공유하면서 영감을 받아요. 서로 성장된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발전가능성만을 염두해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이지 않은 모습으로서 창작자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성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한 공간에서의 작품만이 그 작가의 전체 작품관을 설명할 수 없듯이, 한 사람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때에도 영감을 받는 것 같습니다.
공간파도와 유민 디렉터님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공간파도는 앞으로도 실험전과 기획전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지속할 거고요. 이 곳에서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잘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기획자로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도록 목표하고, 도전하려고 해요.

디렉터님의 이야기에서 공간파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단정하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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