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 음악과 함께 흘려보내는 젊음에 대하여
# 일렉 기타, G
청불의 회장, 일명 ‘청짱’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일렉 기타 세션을 맡고 계시잖아요. 처음 일렉 기타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초등학교 때 클래식 기타를 쳤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악기들보다 기타가 확실히 익숙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간지나니까. (웃음) 제가 청불 들어간 목적 자체는 선배들이었어요. 저는 미친 새내기였기 때문에 모든 행사에 올출하고 그랬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때 선배들이 해준 얘기가, 선배들이랑 친해지는 꿀팁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학생회고 두 번째가 청불이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청불에 들어가게 된 거고, 세션 중에서도 가장 익숙한 기타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기타가 가장 간지날 때가 언제예요?
아무래도 솔로 할 때죠. 이거는 저의 개인적인 견해, 아니 팩트긴 한데요, 프론트맨 다음으로 돋보이는 게 기타라고 생각해요. 그냥 자리 배치부터 프론트맨 옆 양 사이드가 기타거든요. 게다가 다른 세션들에 비해 독보적으로 기타 솔로가 많기도 하고요. 저는 관종이기 때문에 그래서 기타가 좋아요. 저처럼 무대에 서는 거 좋아하고 관심받는 거 좋아하면 일렉을 추천드려요. 보컬은 아무래도 음치는 하기 힘드니까 진입 장벽이 있지만, 일렉 기타는 목소리를 기타가 대신 내주기 때문에 그런 걱정 없이 관심받을 수 있거든요.
그만큼 부담도 되겠어요.
그렇죠. 저 맨날 달달 떨면서 해요.
근데 티 안 나니까 괜찮아요.
과연 안 날까요. (웃음)
기타의 매력이 또 있나요?
이펙터*를 사고 나서부터 느낌이 또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잡는 톤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물론 저는 아직 선배들이랑 기타 쌤이 좀 봐주시긴 하지만, 기타 톤을 스스로 조정해서 원곡이랑 비슷하게 만들었을 때의 쾌감이 있어요. 일렉 기타로는 10cm 노래처럼 잔잔한 인디 노래, 깔끔한 노래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완전 하드락 소리를 낼 수도 있어요. 그걸 이펙터가 가능하게 해주는 거예요.
*전기 신호에 변화를 주어 소리의 음색이나 느낌을 바꾸는 장치
그럼 기타를 연주할 때의 묘미도 있을까요?
기타는 열 손가락을 다 써야 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라든지 스트로크, 이런 주법들이 다양해요. 스트로크는 코드 칠 때처럼 줄을 한 번에 치는 걸 말해요. 아르페지오는 아까 말했던 10cm 같은 노래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음을 하나하나 뜯는 거예요. 또 피크를 안 쓰는 연주도 있어요. 한 번에 몇 개의 줄만 땅 튕기는 건 피크로 어렵고 느낌도 안 살거든요. 그리고 기타 목 부분을 손으로 눌러서 소리를 내는 주법도 있고요. 이런 주법이 다양하니까 원하는 방향성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연주를 오랫동안 해온 선배들 같은 경우, 원곡에는 없는 솔로 라인을 만들기도 해요. 저번 공연 때는 하현상의 ‘불꽃놀이‘를 편곡해서 연주했어요. 뒤에 잔잔하게 끝나는 부분3:20~을, 다시 웅장하게 키운 다음 솔로를 한 번 더 넣는 식으로 바꿔서요. 아니면 기타 처음 치는 친구들은 어려워하는 코드를 약식으로 바꾸거나, 연습하기 좀 귀찮을 때는 편하게 마음대로 바꿔서 연주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이 기타의 매력인 것 같아요.
기타를 연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제가 작년에 진짜 진짜 하고 싶었던 노래가 있어요. 하현상의 ‘등대‘였는데, 뒷부분에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 솔로를 연주하는 파트를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했거든요. 그게 제 첫 보컬 데뷔였기도 했고요. 그런데 무대에서 기타 소리가 안 나온 거예요. 그래서 끝나고 내려오자마자 엄청 울었는데, 선배들이 배려해 줘서 앵콜곡으로 등대를 한 번 더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 나중에 그 무대를 할 때의 사진을 봤는데, 제가 너무 행복하게 빵실빵실 웃고 있는 거예요. 그때 무대를 할 때 내가 되게 행복해한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 공연을 할 때마다 ‘너 되게 행복해 보인다’ 하는 말을 한 번씩은 꼭 들어요. 근데 진짜 실제로도 행복해요.

기타의 고충 중 하나는 손가락이 아픈 거라고 들었어요.
저는 아직 물집이 제대로 잡힌 적은 없어서 괜찮은데, 일단 물집이 잡히면 기타를 며칠 동안 절대 못 쳐요. 그리고 저는 지금 손가락이 갈려 나가면서 살점이 떨어져 경사가 좀 생겼어요. 처음에는 보통 굳은살이 생기는데, 풀링*이랑 슬라이딩**을 하면서 살점이 진짜 많이 떨어지거든요.
*풀링 오프 : 탄현한, 울리고 있는 줄의 특정 프렛을 잡고 있는 손가락을 재빨리 떼어내면서 음을 바꾸어 주는 테크닉
**슬라이드 : 손가락이 줄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음을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주법

피지컬 면에선 다른 고충도 많아요. 지금 연습 중인 실리카겔의 ‘Desert Eagle’이 제 실력에 비해 어려운 곡인데, 그 중에서도 1분 30초짜리 기타 리프*에서 왼손과 오른손의 싱크가 맞지 않는 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또 제가 손이 작은데 특히 새끼손가락이 진짜 짧아요. 그래서 손 큰 남자분들은 충분히 닿는 거리를, 저는 계속 왔다 갔다 하니까 시간이랑 연습이 많이 필요해 짜증이 날 때가 있어요.
*기타 리프 : 노래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짧고 인상적인 멜로디 또는 리듬 패턴
기타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노래 추천 부탁드려요.
YUNGBLUD의 ‘fleabag’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의 퍼스트*에 굉장히 여러 가지 주법이 나오고 재밌어요. 피크로 넥 부분을 계속 찍어 넣어주기도 하고, 피크 스크래치**라는 것도 있어서 ‘쩐다’ 싶을 정도로 재밌는 것 같아요.
*세컨은 주로 백킹을 하는 기타, 퍼스트는 솔로 연주를 하는 리드 기타. 각각 반주와 멜로디의 개념.
**피크 스크래치 : 피크로 현을 긁는 것
그리고 아까 언급했듯이 힘들게 연습했던 실리카겔의 ‘Desert Eagle’이라는, 기타 리프가 화려한 노래도 좋아요. 어떤 팬들은 그 노래를 ‘귀로 듣는 환각’이라고 표현하거든요. 이건 공연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하는데, 기타 연주를 그냥 입을 벌리고 보게 돼요. 제가 실리카겔을 좋아하게 된 노래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실리카겔 콘서트를 갔다 왔는데, 보통 밴드에서는 어떤 세션이 돋보이는 노래를 하고 나면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찬양해요. 실리카겔의 기타리스트가 김춘추라는 사람인데, 이 곡이 끝나면 사람들이 다 같이 ‘김춘추! 김춘추!’라고 환호할 정도로 기타가 돋보이는 곡이에요.
또 터치드의 ‘Last Day’도 퍼스트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 노래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보컬이 빠지고 기타 솔로가 들어오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예요. 주법이 다양하니 연주하는 것도 재밌지만 청자로서도 듣는 맛이 있죠.
그리고 너드커넥션의 ‘Hollywood Movie Star’도 굉장히 재밌게 연주했었습니다.
끝도 없이 나오네요.
맞아요. 원래 좋아하던 노래를 연주하게 되는 게 제일 재밌거든요. 모두 제가 듣는 것도, 직접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는 노래예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