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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5 · 09 · 10

476. 음악과 함께 흘려보내는 젊음에 대하여

Editor 이연

# 보컬, V

일단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어국문학과 24학번 윤나경입니다. 청불에서는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에 보컬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전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이었다면 더 연습해서 잘하는 수준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더 나아가 보컬로 공연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녹음 같은, 다른 보컬과는 구별되는 밴드 보컬만의 특이점이 있을까요?

밴드 보컬은 확실히 훨씬 더 날 것의 소리죠.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로 녹음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EQ* 같은 걸 조정해서 소리를 만질 수 있었어요. 반면 밴드 보컬은 라이브인 만큼 현장에서 그대로 목소리가 나가기 때문에 날것의 소리 자체를 듣기 편하게 하려고 많이 신경 써요. 그리고 밴드 보컬은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종의 연기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사의 의미를 다 찾아보고, 이 노래의 화자가 어떤 마음에서 이 가사를 말하고 있는지를 고려한 연기를 덧붙여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EQ : Equalizer, 특정 주파수 대역의 소리 특성을 조절하는 장비

 

연기는 표정으로 전달이 되는 건가요? 어떤 수단으로 감정을 표현하나요?

저는 곡마다 최대한 그 곡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게끔 창법이나 목소리를 다 다르게 해요. 팝송 같은 경우에는 좀 굵은 목소리를 내는 반면, J팝 같은 경우에는 좀 더 미성으로 부르는 식이에요. 또 긁을 게 필요할 때는 긁는 식으로 창법도 다양하게 사용하는 편이고요. 표정 연기는 아직 다듬고 있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근데 표정은 ‘만들어내야지’가 아니라, 몰입해서 부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원곡의 보컬이 그 곡을 잘 해석한 사람일 거잖아요. 그럼 본인은, 모방이라고 해야 할까요? 원곡의 디테일을 따오려고 하는 편인지, 혹은 본인만의 개성을 살리려고 하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최대한 원곡자의 의도를 살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제가 원곡자와 비슷하게 한다고 해도 목소리 같은 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이미 목소리 자체에서 제 개성은 충분히 표현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노래에 담긴 의도를 더 세밀하게 잘 담으려면 아무래도 원곡자를 최대한 모방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나 생각해요.

 

보컬로서 무대에 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나요?

관객분들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관객들의 호응이 괜찮을 때예요. 제 노래에 반응하고, 함께 무대를 즐기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일 때가 정말 보람 있어요. 그래서 이번 청불 정기 공연에서도 마지막 곡 ‘Back In Black’을 부를 때 관객분들이 다 같이 어깨동무하면서 춤추고 같이 즐겨주시는 게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관객들과의 상호작용이 제일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악기들은 아무래도 악기를 보면서 공연할 때가 많은데 보컬은 앞을 보면서 노래하고, 프론트맨 자리에 있으니까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다른 세션에 비해서 특히 많을 것 같네요.

맞아요. 그게 보컬이 가진 큰 매력이에요. 또 보컬은 단순히 음정을 맞추는 것 이상으로 자신만의 개성과 색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보컬은 진입 장벽이 좀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어요. 아무래도 노래를 잘 못하면 진입 장벽이 높다고 느껴지니까요. 근데 다른 악기들은 악기 자체로도 돈이 나가고, 연습실을 따로 빌려서 연습해야 하기도 한 반면에 보컬은 자신의 목이 악기가 되는 거니까 비용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또 진입 장벽이 낮은 것 같기도 하거든요.

비용 측면에서는 다른 악기보다는 덜 드는 게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도 그냥 코인 노래방에서 연습하면 되거든요. 다만 지금의 수준에 만족하지 못해서 좀 더 훈련이 필요하겠다 하는 경우에 학원을 다닐 수가 있잖아요. 저도 보컬 학원비가 정말 많이 깨졌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에게 있는 진입 장벽은, 악기도 연습하면 되는 것처럼 노래도 단순히 재능의 영역만이 아니라 연습하면 느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고음 불가라 모든 키를 남키로만 불러야 했던 그런 사람이었어요. 근데 어떻게든 고음을 뚫고 싶다는 생각에 유튜브에 있는 온갖 보컬 트레이닝 영상들을 보면서 독학했거든요. 또 거의 시간 날 때마다 노래방 가서 영상에서 배운 내용들을 적용하고 목을 더 잘 쓰는 방법을 터득하다 보니 지금에까지 이르게 된 거예요.

 

그러면 학원에서는 창법을 배우게 되는 건가요?

우선 호흡근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배우게 될 거예요.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 호흡하는 데 힘이 들어가는 근육을 호흡근이라고 해요. 보통 노래를 부를 때 소리가 잘 안 나시는 분들은 호흡근을 쓰는 게 아니라 성대를 조이면서 노래를 불러요. 그걸 ‘벨팅’이라고 하는데, 물론 성대를 조이는 게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호흡근 사용법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벨팅을 쓰게 되면 목이 많이 상하고 소위 말하는 익룡 창법이 나온단 말이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노래하면서 호흡하는 방법을 잘 익혀야 해요. 사실 개인마다 딱 한두 가지씩만 고치면 더 잘 부를 수 있게 되는 점이 대부분 있을 거예요. 그게 저 같은 경우는 호흡근이었던 거죠. 다만 이건 정말 기본기고, 노래에 색을 더하는 부분은 노래 자체에 대한 연구와 곡을 카피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다른 세션들이랑 합주를 할 때 보컬만의 고충이 있을까요?

보컬은 목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만약에 감기 걸리거나, 목을 긁는 연습을 하다 목을 다쳤다거나, 뭘 잘못 먹어서 목이 부었어요. 그러면 다른 세션들은 연습하고 있는 동안 저는 목이 아파서 제대로 연습을 못 하는 거죠. 결국에는 악기가 아니라 몸을 쓰는 거기 때문에 목 관리, 컨디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서, 이런 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합주에 차질을 준다는 점이 제일 큰 고충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목을 아끼면서 연습하는 게 맞는 건가요?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잘못된 방법, 예를 들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성대가 조이는데도 계속 똑같은 방식으로 노래하는 건 연습이 아니라 고문이거든요. 잘못된 방법 때문에 목이 아픈 상태에서 연습하는 건 오히려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까, 목에 힘이 안 들어가는 방식을 연구하는 식으로 연습해야 하는 거죠. 연습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다만 도중에 조금이라도 목에 무리가 가는 것 같으면 바로 쉬고 물 마시고, 말수 아껴야 합니다.

 

무대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사실 저는 잘한 것보다는 실수를 더 많이 기억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긴장을 하면 가사를 까먹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가사를 까먹으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계속하는데, 결국에는 긴장해서 중간에 가사를 잊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무대가 끝나고 친구한테 ‘내가 가사 까먹었을 때 관객분들 반응이 어땠어?’ 하니까 ‘실수했네, 근데 노래 잘한다.’ 하는 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관객들이 그렇게 신경을 안 쓴다고 해도 어쨌든 실수한 부분을 인식했다는 것 자체가 거기서 몰입이 깨졌다는 뜻이잖아요. 그건 아주 치명적인 실수이기 때문에, 가사를 하나라도 실수하거나 절게 되면 그 기억이 굉장히 크게 남는 것 같아요.

 

실수를 줄이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모든 세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긴장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긴장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조그만 인형 하나를 들고 올라가요. 처음에는 긴장 완화용으로 쓸 생각이 없었어요. 당시 부른 노래 가사에 ‘버니’가 나와서 토끼 인형을 가지고 올라간 거였거든요. 근데 덕분에 긴장을 덜 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인형이나 작은 소품을 가지고 있는 게 긴장 완화에 도움이 많이 된단 걸 알게 됐어요. 이후로 조그만 키링 같은 거라도 옷에 걸고 올라간다든지 하는 식의 방법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소리를 지르고 들어가거나 물을 한 잔 마시기도 하던데, 결국에는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긴장을 풀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관객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있다보니 순발력이 중요한 세션인 것 같은데요. 실수에 대한 대처 말고도, 흥이 오르다 보면 애드리브를 할 때도 있나요?

저는 사실 애드리브까지 어떻게 할지 대충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들어가는 편이에요. 아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주하는 중간에 애드리브를 끼워 넣었던 적이 있는데, 오히려 흐름을 깨고 다른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애드리브를 넣으려면 대충 어느 부분에서 넣을지 정도는 생각하고 들어가는 편이에요.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인 건 본인에게 달려 있지만요. 근데 사실 단순히 공연을 한다를 넘어 즐기는 수준이 돼버리면 그것도 안 되긴 해요. 나도 모르게 막 바이브레이션을 하고 있고요.

 

세션 교체를 하는 시간을 보컬이 채워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어떤 얘기를 할지 미리 계획하시나요?

그것도 몇 가지 정도는 전날 계획을 해놓고 들어가는데, 생각한 것보다도 시간이 더 많이 남으면 저도 어쩔 줄 모르겠어서 그냥 아무 말이나 하고 있거나 세션들을 도와주는 척해요. 사실 아직은 저도 비어 있는 시간을 채우는 게 미숙해서, 이 부분은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컬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 있나요?

보컬을 하고는 싶지만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서 ‘난 못 해’라고 단정 지으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물론 당장 무대에 서는 건 어렵더라도, 정말 보컬을 하고 싶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 그 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거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훈련만 열심히 한다면 누구나 보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보컬의 매력이 특히 잘 드러나는 노래 몇 곡 추천 부탁드려요.

너무 많은데, 보컬 분들은 본인이 가진 독보적인 개성이 하나씩은 있을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그게 긁는 소리인데, 지금은 그로울링*까지 연습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헤비 메탈 같은 곡이 제일 제 매력을 잘 돋보일 수 있게 하는 곡들이에요.

*그로울링 : 동물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처럼, 성대를 긁어내는 낮은 톤의 짐승 울음소리를 내는 창법

 

지난 청불 공연 때 했던 AC/DC의 ‘Back In Black’이랑,

 

일본 가수인 Ado의 ‘うっせぇわ웃세와‘나 ‘ルル‘ 같은 노래들,

 

아니면 Kenshi Yonezu의 ‘KICKBACK’ 같은 노래가 긁는 소리가 많이 들어가면서도 클린한 창법도 충분히 잘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에요. 보컬에게는 기본기와 자신의 기믹을 적절히 모두 살려서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 가장 최상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 곡들이 모든 보컬에 해당하지는 않을 거예요.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과 장점이 다 다르니까요.

7/8
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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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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