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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6 · 03 · 24

254. 하므: 하므으옹 샌드위치가 맛있어요

Editor 팬지

#02. 하므 데이트 됩니다.

2026年 3月 12日 목요일 오후 5시

 

J에게 하므가 다시 떠오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스팸타마고와 참치마요 중에서만 고민하다가 위로 잔뜩 펼쳐져 있는 메뉴들을 꼼꼼히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애인과 정처 없던 터에 J는 하므에 가자고 한다. (자취방이 근처에 있어서는 절대 아니다) 오후 다섯 시에 간 하므는 통창 덕인지 조명 덕인지 여전히 밝았다. J는 문득 여기저기에 모양도, 달린 방식도, 색도 다른 조명들을 본다. 하므의 사장님은 미술공부를 하셨을 것이 분명하다. 예쁘고 비싼 거 대충 모아 놓은 게 아닌, 좋아하는 거 모음집에서 꺼내 온 느낌.

메뉴판의 베리에이션(?)을 보고 애인도 즐거워한다. 5시, 스페인에선 Merienda라고, 2시경의 점심과 9시경 저녁의 사이를 달래는 간식 개념의 문화가 있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묻는 애인에게 J는 하몽 브리치즈 샌드위치 먹자는 뜻이라고 답했다. 음료는 유자에이드와 코코넛 크림 라테.

 

애인과 나란히 앉고 싶다는 생각에 J는 벽 사이에 껴 있는 삼각형 모양의 테이블에 앉았다. 앞에는 오래된 세탁소와 미용실이 있다. 뮤까리나가 뭐지? 떠드는 사이 음식이 나온다.

에이드는 많이 달지 않고 상큼하다. 과일이라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 싶은 수준. 코코넛 크림 라떼는 슬며시 나는 코코넛 향의 마일드한 크림 라떼다. 둘다 맛이 너무 세지도, 그렇다고 존재감 없지도 않다. 조금 기다리니 샌드위치도… 드디어..!

 

구운 빵 위에 루콜라, 사과, 얇게 저민 브리치즈와 하몽, 맨 위에는 후추와 올리브유가 뿌려져 있다. 형형색색의 재료들을 한번에 입에 넣으면 얼마나 어울리는지. 마치 색을 잔뜩 쓴 코디가 어울리는 사람을 마주한 기분이다. 맨 밑에 빵이 조금 거칠어 자르는 데 애를 썼지만 먹는 데에는 애를 쓸 필요가 없었다. 사과의 단맛과 루콜라의 쌉쌀함과 하몽의 짠맛과 치즈의 마일드함은 각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씹을수록 거친 빵 위에서 부드럽게 아주 잘 어울렸다. 마치 토스트도 팔고 오니기리도 팔고 수프도 팔지만 하므는 하므인냥.

먹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7시다. 하므는 평일엔 7시, 주말엔 6시에 문을 닫는다.

 

내일 9시에 열기 위해 저녁을 먹어야 하나보다.

3/6
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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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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