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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6 · 03 · 31

255. 여유가 필요할 때, 크레페가 피어나는 작은 숲으로 쉬러오세요!

Editor 물망초

 

 

주문은 메뉴판 옆의 작은 키오스크에서 하면 된다.

에디터는 학교 수업을 듣고 온 터라 당충전을 하기 위해 크림 브륄레 크레페와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주문 이후에는 크레페가 나오기까지 마냥 짧지만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크레페는 미리 만들어놓고 파는 게 아닌,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만드는 디저트이기에.

 

그런 지루한 대기 시간을 위해 사장님은 작은 노트와 펜을 마련해두셨다.

기다리면서 핸드폰을 보기엔 눈이 피로하고, 그저 멍 때리기만 하기엔 재미 없으니까.

이 점이 바로, 길거리 크레페와의 세번째 차이점이다!

길거리에서 주문하면 가게 앞에 서서 사장님이 크레페를 만드시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만, 크레페숲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노트를 보며 마음에 여유를 품을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노트에 기록을 꽉 채워 세번째 노트를 꺼내놓으신 듯하다.

첫번째, 두번째 노트는 입구 옆 선반에서 꺼내 읽어볼 수 있다.

 

(이 밑에 있어요!)

 

크레페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들이 남긴 기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간중간 귀여운 글들도 볼 수 있다.

에디터는 정겨운 사람 냄새가 나는 글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노트를 읽으며 실시간으로 행복해졌다.

 

 

 

 

 

 

 

 

 

 

 

 

 

 

 

 

노트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신촌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부터 나들이 나온 화목한 가족, 신촌에 놀러온 외국인까지…

이곳에 앉아 각자만의 이야기를 각자만의 글씨체로 담아내어 공책은 점점 더 떠들썩해진다.

 

 

에디터도 노트에 기록 하나를 남기고 왔다.

(‘세번째 노트’를 들춰보면 남겨놓은 기록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찾아보시길)

 

그날의 메모가 적혀있는 페이지는 여전히 그 시간에 멈춰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라서, 이 공책에 기록을 남기나보다.

그 잡아둔 시간을 핑계로 다시 이곳을 찾게 되는 걸지도 모른다.

 

크레페숲의 작은 세계가 세 권의 공책에 담겨있다.

 

 

또 하나 재밌는 점은, 방문하는 손님만 쓰는 공간이 아닌 사장님도 기록을 남기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카페 오픈 100일째 되는 날 손님들에게 축하를 받기도 하고,

마감 전에 간단한 일기를 남겨놓은 사장님의 기록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자그마한 대회도 개최된 모양이다.

 

 

바로 ‘크레페 그리기 대회’!

이곳을 방문하여 볼펜으로 크레페를 끄적끄적 그리고 갔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그 볼펜으로 멋있는 작품을 탄생시킨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 크레페가 나오길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바꾸어준 카페의 작은 노트가 참 귀엽게 느껴진다.

 

4/8
물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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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나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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