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 연희에서 만난 오래된 이야기, 파파의 비밀창고
여름의 열기는 한풀 꺾이고, 가을의 서늘함은 아직 완전히 내려앉지 않은 9월의 어느 날.
정처 없이 연희동을 걷던 중,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In The Ghetto – Elvis Presley
2002.09.24.
As the snow flies
On a cold and gray Chicago mornin’
A poor little baby child is born
In the ghetto
And his mama cries
‘Cause if there’s one thing that she don’t need
It’s another hungry mouth to feed

음악이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반지하에 자리한 작은 상점이 보인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유리창 너머를 들여다보면 LP들이 빈틈없이 꽂혀 있고,
가게 입구 왼쪽, 하얀 철제 가판대 위 오렌지색 천 위에는 파랑과 노랑, 초록이 뒤섞인 접시와 꽃무늬 찻잔, 작은 파란 화병들이 옹기종기 손님들을 반긴다.
‘안에도 유럽 도자기, 커피잔, 기타 많이 있습니다’
가판대 위 투박한 손 글씨가 자연스레 안쪽 공간으로 시선을 이끈다.
붉은 벽돌에 간판 하나 없는 이곳…
필자가 가게 앞을 서성이며 들여다보는 사이에도, 어떻게 알고들 왔는지 꽤 많은 사람이 유리문을 드나든다.
여긴 대체 어떤 곳일까?
보고 갈 곳도, 들를 곳도 참 많은 연희동에서
바쁘던 에디터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이곳. 파파연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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