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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6 · 05 · 05

42. 모조레코즈

Editor 은정정

모조레코즈는 영국의 레코드 라벨로, 폴리도르 레코드의 자회사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모조레코즈를 찾는다면, 이화여대 부근 좁은 골목에 위치한 레코드샵으로 안내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골목에서 바로 보이지 않고 조금 안쪽으로 들어와야 한다.

턴테이블. 뚜껑을 열고 사진을 찍어야 더 멋있다는 조언을 참고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누가 레코드샵 아니랄까 봐 음악이 공간을 온전히 채우고 있었다. 멋진 턴테이블이 아니라, 스피커와 연결된 맥북이 만들어 내는 음악이.

LP판 파는 가게인데 왜 정작 bgm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깔아주는 걸까? 턴테이블을 가리키며 “저걸로도 음악을 트나요?” 라고 여쭤보았더니, 소규모 매장이다 보니 한정적인 수의 LP판으로 항상 음악을 틀기엔 한계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 재생은 LP판보다는 주로 유튜브 채널들이 맡는다.

 

민트색 벽면을 차지하는 네모난 친구들은 영국의 Mojo와 NME 매거진에서 투표를 거쳐 엄선되었다. 모조레코즈의 레코드판 선별 기준은 높은 평점이며, 여기서는 해당 아티스트의 최신작을 판매한다. LP판이라 하면 보통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기본이고 가장자리가 닳고 색이 바랜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모조레코즈에서 발매된 지 가장 오래된 판은 2014년에 나왔다. LP판 시장과 그 소비자들이 과거의 흔적을 좇기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개척하고 있다는 증거다.

 

진열된 LP판마다 QR코드가 붙어있다. 온라인 쇼핑몰 링크로 들어갈 거라 예상했는데, 해당 앨범에 실린 곡의 유튜브 뮤직비디오로 연결된다고 한다. 지극히 낭만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휴대폰에 QR코드를 읽어 주는 앱을 설치하지 않아 직접 써 보진 못했다. 가게를 처음 열 당시에 사장님께서 내신 신박한 아이디어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QR코드를 많이 활용하지 않는다고 한다.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내심 서운해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니 여러분은 방문 시 QR코드로 유튜브 링크에 접속하여 사장님을 기쁘게 해 드리세요.

 

어떤 손님은 집에 턴테이블이 없는데도 LP판을 사 갔다. 비록 LP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는 없지만 사랑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반에 진열이라도 해 놓고 싶어서였다. 음악이 좋아서 LP판을 사 가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냥 이 공간의 분위기가 좋아 머무르다 가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정감 있는 가구들이 한몫한 듯하다.

 

모조레코즈에서는 LP판 판매뿐만 아니라 문화활동도 벌어진다.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영화상영회와 음악감상회가 이에 해당한다. 단촐한 감상회를 지향하는 듯, 영화 상영을 위한 백색 스크린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가게 벽면에 진열된 LP판 중 일부를 떼어서 생긴 빈 자리에 영상을 쏘기 때문이다. 여섯 개 정도 떼면 된다고 하며, 벽면이 민트색이라 영상의 본래 색이 왜곡될 것 같은데 에디터 본인을 제외하고는 딱히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유리창 밖에서 얼핏 보면 레코드샵이 아니라 작업실처럼 보인다. (작업실이었다면 아마 정사각형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어느 예술가가 이곳의 주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곳은 엄연히 레코드샵이다. 이런 오해를 막기 위해 문 앞에 붙은 종이에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정체를 밝혀 놓았다.

모조레코즈는 소규모 Vㅏ이닐 샵이다.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LP판을 찾는 젊은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연남동에 위치한 LP판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 레코드샵에서는 가게를 나오면서 옆구리에 LP판을 꽂고 나오는 고객들이 꽤 많다고.

맥북을 통해 나오는 유튜브 채널이 틀어주는 배경음악과 최근 2년 이내에 발매된 LP판들은, 최대한 옛 감성을 끄집어내려 할 것이라는 LP 문화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갓 구운 빵.. 아니 갓 구운 LP판을 파는 민트색 벽지의 레코드샵. 모조레코즈의 LP판에는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5

영업시간: 수~일요일 4:30pm ~ 10:00pm (매주 월,화 휴무)

연락처: 02-4838-9134

은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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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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