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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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6 · 05 · 20

44. 아카라카

Editor 승연

5월. 기말 고사를 치르기 이전에 아직 까지도 남은 팀플(조모임), 과제, 시험 등으로 대학생들은 허덕이고 있다.
대학생 뿐만 아니라 부쩍 말도 안 되게 더워진 날씨 때문에도 사람들은 또,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많은 사람들이 5월을 버틸 수 있는 건, 과제가 아닌, 더위가 아닌 또 다른 키워드가 5월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키워드는 다름 아닌 축!제! :)

아무리 수많은 과제가 나를 기다려도 여러 대학 축제의 라인업과 주점들, 그리고 이 때에 발맞춰 여기 저기에서 진행하는 일일호프 등은 도무지 뿌리칠 수 없는 대학의 로망이다.

그리고 여러 대학교가 모여 있는 젊음의 동네 신촌도 지지 않고 스멀스멀 축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플레이스를 다루는 이 콘텐츠에서 왜 난데 없이 계속 축제 얘기를 하냐면, 에디터가 오늘 소개할 플레이스는 신촌의 어떤 장소보다도 축제를 잘 담고 있는 장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곳은 바로 아카라카(樂下樂下)!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는 신촌에서 열리는 대학들의 축제 중 가장 대표적인 축제이다. 아이유, EXO 등 짱짱한 라인업은 물론 ‘파란 물결’이라고 불리는 연세대만의 응원문화는 단연 관심을 한 몸에 받곤 했으니까 말이다. 아카라카에서 이름을 따온 술집 아카라카는 ‘음악 아래(樂(악)下(하)), 즐거움 아래(樂(락)下(하))’ 라는 의미로 연세대 축제를 벗어난 모든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 그거, 김동락(樂). 내 이름에서 따온 거에요(웃음).”

가게 이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사장님의 이름에서 나왔다니 사실 조금 김이 새기도 했지만 이러나 저러나 근사한 이름이다. 이 술집이야 말로 신촌 외에는 있을 수 없는 이름이니까!

실제로 180명 정도 수용한 이 단체 술집은 일일호프, 공연대관, 그리고 온갖 뒤풀이까지, 많은 신촌 대학생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에디터도 이 곳에서 축제 뒤풀이를 하다 다같이 흥분하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본 적도 있었고, 동기들끼리 주점에서 5만원 흑자낸 것 가지고 신나서 거하게 한 잔 하고는 허무하게도 다시 적자를 만든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카라카에 들어서면 묘하게 아카라카만의 추억과 느낌에 사로잡힌다.

사장님이 기억에 가장 남는 아카라카 손님은?

“00학교 농구부에서 센터를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키는 2m가 넘고 몸무게는 100kg이 넘는 친구가 1층에서 술을 먹고 기절을 했었어요. 깨지도 못하고 자버렸는데 우리는 마감을 해야 하는 거야. 8명이서 그 큰 친구를 데리고 올라가서 응급실을 보냈죠. 처음에는 2명이서 들어보자 했는데 안돼가지고 4명 붙고 결국엔 8명이서 낑낑댔었죠.. 아..하하하”

우리 그래도 정신줄은 잡읍시다!

술집 운영은 특히나 힘들 것 같아요.

“맞아요. 요즘도 뭐 토하면서 쭈욱 계단 올라오는 친구들도 있고, 그러면 저는 저 위에서부터 다 쓸고 내려오고 (웃음), 근데 예전보다 그렇게 많이 마시는 친구들도 줄어들고 단체 손님도 많이 줄었어요. 요즘 단체 손님 받는 술집들이 많이 힘들어요. 연대 친구들이 송도에 가서 밤을 새서 먹는 사람들도 없고, 오래 먹더라도 단체로 많이 안 남으니까.”

 

그 말속에서 사장님의 아쉬움이 많이 묻어 나왔다. 민속주점 ‘향꽃’에서부터 시작해 10~12년동안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해온 사장님은 예전에 비해 신촌이 많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향꽃을 운영할 땐 80석 공간에 100~120명씩 단골이 찾아와 서서 마시고 바닥에 앉아 마시고 하는 바람에 아카라카를 따로 열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에 비해 새벽에 돌아다니는 단체 손님들은 드문드문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어제 찾아왔었는데 일일호프 때문에 바쁘시던 걸요!

“어제는 바빴죠. 어제는 이대 일일호프였는데 그 친구들도 많이 흥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평일이라 대관료가 더 싸기도 하고. 주점을 열고 당장 내일 학교를 가야 된다는 부담감만 떨치면 금액적으로는 훨씬 이득이죠(웃음)!”

합석 보장이라니!
이 날에 아카라카에서 한 일일호프를 차마 들어가볼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다음날 사장님을 찾아가 많은 얘기를 해볼 수 있었다.

“일일호프는 좀 많이 해요. 이화여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서울여대 … 여대란 여대는 다 봤던 것 같아요(웃음) 서강대, 연대, 홍대. 항공대도 얼마 전에 와서 하고. 근데 여기 규모가 워낙 커서 이 자리를 다 채울 수 있겠다 자신할 수 있는 친구들만 보통 오죠. 공간도 좋잖아요, 무대도 있으니까 공연도 하고, 분위기도 좋고. 뭐 시원하고. 허허”

사장님의 말에서 얼마나 이 공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던지. 넓고 분위기 있는 공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도 더 이 공간이 멋져 보이는 것은 사장님이 직접 전등, 배수 라인, 주방 등 다 신경 써서 만들고 애정을 가졌던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카라카도 이제는 없어질 이름이지. 5월 말까지만 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에요.”
???!
축제의 즐거운 분위기를 담고 싶어 찾아간 아카라카의 폐점 소식이라니 넘나 청천벽력이었던 것.

“신촌에 점점 단체 손님들을 받는 가게들이 줄어들고 있잖아요, 더블더블도 없어지고… 단체 손님을 받는 가게들은 대부분 시즌 별로 손님이 확 있다가 없다가 하니까 방학 같은 경우엔 아예 장사가 없다고 볼 정도로 격차가 심하죠. 신촌이 많이 죽기도 했고. 솔직히 운영이 많이 힘들어요. 단체 술집 같은 경우에는. 가게들이 신촌에서 빠르게 바뀌어 나가는데, 단체 손님을 받는 가게들도 계속 없어져서 학생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요.”

 

술을 위해, 또는 친목을 위해 오고 가던 신촌의 술집에는 그들만의 스토리와 사장님들의 고민, 그리고 애착이 담겨있다. ‘아카라카’도 마찬가지다. 단체 손님이 우르르 나가면 공허한 마음이 들기 전에 다 채워주는 치워야 할 빈 잔들과 그릇들에 힘이 들다가도, 술에 취해 토한 학생들 옷을 빨아주기도 하고 가게에서 자며 지치더라도, 이를 계기로 친해진 단골들과 장소에 대한 추억들은 어느새 사장님의 청춘이 되었다.

 

이제 떠나시면 단골들은 못 보겠네요.
“개인적으로 연락해야죠. 맞팔 되어있어 하하하. “

 

아카라카는 축제의 달 5월이 끝을 맺음과 함께 문을 닫는다. 축제로 신나게 시작한 글이 어쩌다가 추억이 담긴 장소를 떠나 보내는 아련한 글이 돼버린 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축제나 여러 가지 행사들을 진행하고 다같이 놀기 위한 단체 술집들이 신촌에서 점차 사라지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여러분들도 음악 아래 즐거움 아래 술을 마시던 아카라카에 대한 추억으로 5월 전까지 마지막 인사를 해주길!

 


위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7길 34-5
Open: 평일 17:00~02:00, 주말 17:00~05:00
연락처: 02-325-4001

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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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

신촌 발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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