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팝 컨테이너
에디터는 팝 컨테이너에 처음 갔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건드리기만 해도 넘어질 것 같은 아찔한 높이의 오레오 빙수. 오레오와 빙수의 조합만으로도 정신을 붙들고 있기 어려운데 그 빙수가 바벨탑마냥 하늘로 솟아있으니 그 감동은 이루 다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천장을 향해 아슬아슬 뻗어 있는 빙수를 먹기 위해서는 겉부터 살살 긁어먹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쓰러져 버리기 때문이다. 또, 숟가락을 든 순간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는 탐스러운 오레오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하며 시작되는 눈치싸움은 꽤 볼만 하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은 오레오 빙수.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퍼먹어야 한다.
팝 컨테이너는 오레오 빙수와 함께 2012년 처음 신촌에 등장했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빙수 덕에 팝 컨테이너의 인기는 뜨거웠다. 언제 가도 빈자리가 없고, 테이블마다 빙수 한 그릇씩 앞에 두고 시끌벅적 수다떠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떠오르는 밥 약속의 성지였던 시절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몇 년간 에디터는 팝 컨테이너에 가본 기억이 없다. 당시 에디터와 문지방 닳도록 팝 컨테이너에 드나들던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 하다고 한다. 그토록 유명하던 팝 컨테이너도 자다 깨면 하나씩 생기는 카페와 디저트가게의 범람 속에 알게 모르게 잊혀진 것이다.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과 함께 스멀스멀 올라오는 추억을 붙잡고 팝 컨테이너를 오랜만에 방문해 보았다.
빨간 잠망경에서 이대를 향해 명물거리를 걷다가, 메가박스를 향해 오른쪽으로 살짝 꺾을 때쯤이면 오른편에 위치한 팝 컨테이너를 발견할 수 있다. 2층에 주황색 컨테이너가 박혀있는 건물이다. 가게 이름에 충실한 외관이다. 팝 컨테이너가 처음 유명해진 데에는 이 독특한 외관도 한 몫 했다.

가게 자체가 이름 그대로 컨테이너. N이 보이지 않지만 당황하지 말자.
최근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흔해졌지만 오픈 당시에는 파격적인 외관이었다. 건축학과 출신인 창업주가 전부 직접 설계, 시공했다고 한다. 전선이 여유롭게 늘어져 있는 조명이나, 경사진 빌트인 책장 등도 팝 컨테이너가 가장 빨리 도입한 축에 속한다. 그러나 팝 컨테이너 인테리어 중 신의 한 수를 꼽으라면 바로 의자다. 언뜻 보면 포대자루 같은 이 마성의 의자는 푹 앉으면 몸에 맞는 모양으로 변한다. 일단 의자에 몸을 맡기면 의자와 물아일체가 되어 도저히 떠날 수 없다.

고개를 저절로 기울여 보게 되는 기울어진 책장. 사이사이 소설, 만화책도 있으니 참고!

바로 이 의자! 개강병때문에 고생이라면 꼭 방문해서 쉬어가시라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팝 컨테이너는 뭔가 휑했다. 2012년의 북적대던 카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심지어 가게 한 켠에선 노트북을 켜고 공부하시는 분도 있다. 그 동안 카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음을 직감하고 만감이 교차하던 차에 사장님께서 다가오셨다.
그런데 이럴 수가! 사장님이 바뀌었다. 에디터가 알던 그 분이 아니다. 알고 보니 지금 사장님께서는 작년부터 팝 컨테이너에서 일하시다 최근에 가게를 인수받았다고 하셨다. 사장님께서 신메뉴라며 추천해주신 ‘팀탐빙수’와 ‘오봉라떼’를 시키고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빙수는 이렇게 사장님께서 한땀한땀 만들어 주신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팀탐빙수! 맛있으면 0칼로리…
에디터 : 최근에 가게를 인수받으셨다고 하시는데, 처음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장님 : 작년 부터 알바를 하다가 지난 3월 1일부터 가게를 맡게 됐어요. 음료 만드는 것은 작년부터 해와서 익숙하지만, 생각보다 가게 운영하는데 신경 쓸 부분들이 많더라구요. 다행히 손님이 많은 시즌이 아니라(웃음) 천천히 배워가고 있어요.
에디터 : 팝 컨테이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독특한 메뉴가 많은데요,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면?
사장님 : 아무래도 가장 잘 팔리는 오레오빙수가 아닐까 싶네요. 매번 찾아주시는 손님분들께서도 항상 오레오 빙수를 시키시거든요. 오레오 빙수가 없으면 저희 가게도 없죠. 알바 시절에는 빙수 주문이 들어오면 싫었었어요(웃음). 만들 때 자꾸 쓰러지고 시간도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젠 제일 소중하네요. 그런데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저희 가게가 빙수 말고도 맛있는 음료가 많거든요. 특히 ‘오레오 라떼’나 ‘마쉬멜로우 라떼’같은 음료는 달달하고 따뜻해서 겨울철에 마시면 정말 좋은데, 사람들이 잘 몰라서 찾지 않아요. 안타깝네요.

조리퐁의 고소함과 오레오의 단맛을 동시에 잡은 오봉라떼!, 출출했던 에디터는 팬케잌도 곁들였다.
에디터 : 최근에 카페 열풍이 불면서 신촌에 개인카페가 많이 생겼는데요, 카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팝 컨테이너의 비책이 있다면?
사장님 : 요즘 정말 힘들어요. 특히 근처 스타벅스에서 손님을 다 빨아들여서 더 힘드네요. 원래 겨울철에 손님이 적은편이긴 하지만 올 겨울은 유독 심했어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어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오레오 빙수에 질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작년에는 ‘팀탐빙수’를 개발했어요. ‘팀탐’이라고 유명한 외국 초콜렛을 오레오빙수처럼 높게 쌓은 빙수예요. 시그니쳐 빙수 메뉴가 두 개가 된 것만으로 호응이 상당하더라구요. 그리고 최근에는 ‘오봉라떼’를 만들었어요. 개발한지 일주일 조금 넘은 따끈따끈한 메뉴인데, ‘오레오라떼’와 ‘조리퐁라떼’를 합친 메뉴예요. 조리퐁의 고소함과 오레오의 달콤함이 잘 어울리는 메뉴죠. 여름 시즌에는 ‘딸기빙수’도 만들어볼까 해요. 딸기를 끝없이 쌓아올리는거죠.
에디터 : 딸기빙수라니! 기대되는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팝 컨테이너가 어떤 곳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사장님 : 사람들이 팝 컨테이너 하면 빙수만 떠올려요. 그런데 제가 팝 컨테이너 처음 왔을때 가장 좋았던 것은 의자거든요. 일하다가 종종 앉아서 쉬기도 했는데 너무 편하더라구요. 사람들이 팝 컨테이너를 빙수집이 아니라 편히 쉬다 가는 곳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힘들고 지칠때 잠시 와서 달달한 음료 마시면서 위안을 얻는 곳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 팝 컨테이너 >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명물길 70
영업시간 : 11:00~23:00(일~목) / 11:00~24:00(금,토)
연락처 : 02-6012-9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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