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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7 · 07 · 14

168. 최유리

Editor 미나미

 

최유리(23)

 

간단한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자, 잔치의 피플팀에서 최유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유리입니다.

 

잔치는 어떻게 알게 됐고 어떤 이유로 들어오게 됐나요?

지난 겨울방학 때, 동아리나 대외활동을 찾다가 한 어플을 통해서 잔치 리크루팅을 보게 됐어요. 그곳에 피플팀은 꽃집 사장님, 길 가는 대학생 등 사람 냄새 나는 것은 모두 취재한다고 쓰여 있었는데요. 당시에 제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해 하던 시기여서 더욱 눈길이 갔어요. 또 그 유명한 신촌에 와서 1년이나 살았지만 아는 곳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곳곳이 알아보자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럼 잔치를 통해 알게 된 신촌은 어땠나요?

사실 아직도 신촌을 잘 안다고 하기엔 너무 부족해요. 신촌엔 숨겨져 있는 매력이 많거든요. 매주 올라오는 잔치 에디터들의 글만 봐도 그래요. 다만 잔치를 하기 전에는 대로변의 왁자지껄하고 술집이 많은 신촌의 모습만 알았다면, 지금은 가게마다 개성과 이야기가 있고 전 세대를 이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올해에 유리씨는 새로운 신촌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됐네요. 이외에도 상반기에 유리씨에게 가장 의미있었던 것 세 가지만 고른다면 뭐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일본어 모임이요. 일본인 친구 두 명,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인 친구 두 명과 저까지 총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모임인데요. 한 주에 한 번이나마 일본어를 공부 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어 모임 겸 친목모임이 되더라고요.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탓이었죠. 아쉽게도 일본인 친구들은 일본으로 돌아가서 일본어 모임의 생사는 알 수 없게 됐어요. 두 번째는 학점이요. 정말 힘든 한 학기를 보냈어요. 저는 중간고사 지나면 급격히 힘이 달리거든요.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다음 학기엔 휴학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래서 아빠께  ‘휴학하면 어떨까?’ 하고 연락드렸죠. 그런데 바로 거절당했어요. 더 나이 먹으면 공부하기 더 힘들다고요.(웃음) 슬픈데도 바로 수긍했어요. 제가 2년이나 날리고 작년에 새내기가 된 사람이거든요. 요즘 나이 탓인지 정말 힘들어요.

마지막으론 수영이요! 처음으로 수영을 배웠어요. 항상 목욕탕에서 바가지 두 개 겹쳐 헤엄치던 게 다였는데, 학교 수영 강의를 수강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거죠. 그런데 전혀 초보자를 위한 강의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수영 프로그램을 보충으로 다녔어야 했죠. 수영이 정말 너무 힘들어요. 한 시간하면 몸이 녹초가 돼요. 잘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학점은 포기하고 있었는데요. 결국에 A+을 받는 쾌거를 이루어냈어요. 역시 노력하면 되나 봅니다. 끝나고 보니 수영은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인 것 같아요.

 

 

정말 여러가지에 도전하고 노력한 알찬 학기네요. 일본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일본어는 초등학교 때 투니버스를 즐겨보면서 다른 언어에 비해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는데요. 본격적으로는 중학교 때 처음 접했어요. 근데 본격적이라 하기도 민망한 게 지금까지도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외우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일본어를 잘하게 되면 제일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다!’ 이런 로망이나 소원 같은 게 있나요?

사실 제 버킷리스트 하나가 있는데요. 일본 고등학교가 배경인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거에요. 예를 들어, 여고생 92 쯤으로 대본에도 나오지 않지만 뒤에서 멋진 남자배우 나오면 놀라는 그런 배역이요. 일본의 학교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입학은 못하니 출연이라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런 것도 어릴 적 만화를 보면서 생긴 로망인가 보네요. 유리씨가 나온 영화를 보는 날이 올거라고 믿어요! 벌써 종강 후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잖아요.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나요?

방학 때 무얼 해야겠다는 세세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큰 흐름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계절학기하면서 아르바이트도하고 있고 이제 다음 주에는 제주도로 일하러 가거든요. 8월 말까지 있을 예정이니 이번 방학은 거의 제주도로 채워지겠어요.

 

와 제주도에서 일을 하다니, 되게 멋져요. 어떤 일을 제주도에서 하게 됐나요?

언니가 제주도에서 펜션을 해요. 더불어 국수집을 개업했는데 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가는 거에요.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 두 곳에서 땀을 흘릴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유리씨가 기대하는 제주 라이프는 어떤 그림인가요?

일단 2학기에 수강할 과목을 공부해요. 정치외교학과 학생답게 제 정치관과 지식이 무르익는거죠. 또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을 펜션 주변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읽어요. 제 앞에는 푸른 바다와 따뜻한 햇살이 쬐고 있네요. 가끔은 멀리 나가서 ‘효리네 민박’에 나온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실은 이렇지 않을 것 같아요.(눈물)

 

 

유리씨는 서울처럼 복잡하고 북적북적한 곳에서 사는 게 좋나요? 조금 더 한적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사는 게 좋나요?

저는 서울처럼 북적북적한 곳이요. 원래 학교 기숙사에 살다가 신도림에 잠시 머물게 됐는데요. 아침, 저녁마다 지옥철을 경험할 때 빼곤 서울이 좋아요.

 

서울이 좋다고 느껴지는 특정한 순간들이 있나요?

지하철에서 바깥 창문으로 한강 풍경이 나오는 그 잠깐이요. 2호선으로 얘기하면 당산역! 제가 서울에서 먼 지방 출신이라  ‘서울이란 도시가 있지만 그곳에 갈 수 없다.’라는 생각이 어릴 때부터 무의식 중에 있었어요. 제게 너무나 먼 곳이었죠. 그래서 가끔 ‘와 내가 진짜 서울에 있구나.’ 라는 게 갑자기 피부로 느껴질 때 감회가 새로워요. 큰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거나 ‘2017 서울로’처럼 서울에만 있는 장소를 볼 때요. 바쁜 사람들 틈에 내가 온전한 익명으로 존재하는 게 돌연히 느껴질 때도 그렇고요.

 

그렇게 생각만 하던 서울, 그 안의 신촌에 산 지도 벌써 2년 차이고 잔치꾼으로서도 반 년이 흘렀어요. “내 글에는 이런 매력이 있다!” 에디터로서 PR을 해본다면?

PR… 인터뷰 중 가장 어려운 시간이네요. 다른 건 다 제쳐두고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제 글에는 새로움이 있어요. 반복되는 건 자연스럽게 피하거나 틀에 박히지 않도록 질문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결과도 색다르게 나올 때가 있어요. 또 그림을 넣어본다든지 인터뷰를 한 문단으로 한다든지. 그 인터뷰에 맞게 글을 변화시키는 거죠!

 

자기의 특성을 정말 잘 알고 노력하는 에디터라는 게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가장 맘에 드는 인터뷰 하나 꼽자면 뭘까요?

하나만 꼽긴 어렵네요. 모두 시간과 애정이 들어가 있어서요. 어떤 건 도입부를 쓰는 게 힘들었고 어떤 건 본문 한 문장을 고치기 위해 여러 번 수정했고요. 그래도 제 첫 번째 글(4명의 일본인 여대생들)이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써야할 지 갈피도 못 잡고 헤매긴 했지만 네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각각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긴 무엇일까.’ 생각하고 여러 번 수정한 과정이 있었어요. 네 명이나 한 글에 올려야 했었고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이런 과정이 어려우면서도 재밌었어요. 또 잔치 회의 시간에 이 글로 칭찬을 받았던 기억도 있어서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네요.

 

 

피플팀 에디터로 한학기를 보냈어요. 피플팀 에디터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어나가는 일을 하잖아요. 평소에도 유리씨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편인가요, 아니면 말을 하는 편인가요?

저는 듣는 편이요. 제가 말주변도 없고 제 삶을 사소하게 잘 기억하는 편이 아니에요. 물론 애를 써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려면 할 순 있겠지만, 친구에게 이러쿵저러쿵 수다를 떠들만한 일이 기억이 나질 않아요. 자동 기억삭제일까요?

 

말을 ‘못한다’라기 보단 듣는걸 ‘잘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럼 듣는 일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유리씨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 그 사람의 매력을 캐치하는 방법이 있다면?

진짜 하늘아래 같은 사람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에, 저와 같은 자리에, 저와 같은 일을 해서 이런 인터뷰를 쓰는 최유리가 어디 있겠어요. 즉,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게 분명 있다는 거죠. 제가 올해에 돌연히 눈이 뜨인 점인데요. 미모가 출중하거나 패션피플이 아닌 평범한 사람에게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예를 들어 저번 학기에 항상 같은 후드티에 우울반 짜증반 섞인 표정을 짓는 한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들었는데요. 누구나 호감을 느낄만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귀엽고 그루미한 매력이 느껴졌어요. ‘와 내가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양해졌구나.’ 생각했어요. 가끔은 지나가는 사람한테도 무작정 “당신은 이 점이 정말 매력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 때가 있는데요. 소심해서 아직은 해보지 못했네요. 매력을 캐치하는 방법이 딱 있기보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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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

신촌 바닥 굴러다니기를 즐기는 어노잉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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