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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7 · 07 · 18

169. 주재현

Editor 최유자

 

주재현(26)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잔치 플레이스팀에서 활동 중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11학번 주재현입니다. 올해 유독 활동하는 곳마다 최고령자를 꿰차고 있어요. 이제 슬슬 학교를 떠날 때가 됐나봅니다.

 

플레이스팀에 지원한 건, 신촌이 가지고 있는 장소로서의 어떠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네! 신촌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편안함이죠. 저한테는 그래요. 익숙하고 구석구석 잘 알고.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거의 7년 째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이젠 고향인 부산동네보다도 여기가 편해요. 그런 의미에서 신촌은 저에게 제2의 고향이죠. 또 개인적으로 건축이나 공간에 관심이 많고 맛집이나 좋은 가게를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신촌이라는 장소에 자연스럽게 끌린 것 같아요. 아, 사실 잔치를 처음 알게됐을 때 읽은 글이 르뱅이라는 플레이스 글이었다는 점도 하나의 선택 이유가 됐죠.

 

그 글이 잔치에 들어오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니, 어떤 이유에서 그런거죠?

처음 잔치를 알게되었을 때 이 웹진이 담는 건 흔한 맛집 리뷰 정도의 글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르뱅을 읽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글에 녹아있는 에디터의 감성이나 경험은 마치 제가 에디터와 같이 가게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했어요. 또 사장님과 이야기하면서 추천받은 메뉴를 가게의 분위기에 녹아들게 언급하는 점은 그 가게의 매력이 자연스럽게 돋보이도록 만들었고요. 메뉴를 일일이 열거하고 인테리어를 하나하나 읊는 보통의 리뷰글과는 달리 새로웠죠. 그래서 저도 ‘잔치에서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이랑 그런 글을 함께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재현씨가 쓴 글 중 독자가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글이 있나요?

잔치에 업로드 한 고향이란 글인데요. 이곳은 이전부터 좋아했던 고기집이라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장소였어요. 그런데 사전에 드린 전화에서 사장님이 인터뷰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셔서 걱정이 됐죠. 그런데 직접 찾아뵈니 사장님께서 진솔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제 글에 가게의 특징이 잘 녹아들기를 바라요. 또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저와 함께 가게에 들어가서 사장님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사장님 인생이야기를 듣는 그런 경험을 하기를요. 이렇게 느껴주시는 분이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사장님과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지는 고향 글 中

 

그런 독자가 있다는 건 어떤 에디터든 바라는 일일거예요. 고향이 부산이라고 하셨는데, 신촌의 느낌이 나는 장소가 부산에도 있을까요?

경대(경성대학교) 앞이 경성대, 부산외대, 부경대 등 여러 대학들이 가깝게 붙어있어서 신촌이랑 비슷한 느낌이에요. 이곳도 신촌처럼 ‘젊음의 거리’로 불리다가 최근 프렌차이즈 가게가 많아지면서 개성이 사라지고 있어요.

그리고 신촌은 과거 사대문까지만 서울이었던 시절에는 신도시 역할을 하다가, 서울 범위가 넓어지면서 도심에 편입되었잖아요. 그 점도 서면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서면도 원래는 부산원도심 바깥쪽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였다가 부산이 커지면서 중심부가 됐거든요.

 

와, 처음 듣는 정보에요! 피플팀 에디터로서 질문이 있는데요. 재현씨는 사람과 장소는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 같나요?

저는 장소가, 정확히는 건축이 거기에 사는 사람을 닮아간다고 생각해요. 머무름으로써 그 사람의 삶이 공간에 배어드는 거죠. 그래서 같은 집이라도 어르신이 살면 중후한 느낌이 나고, 젊은 사람이 살면 발랄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공간을 보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엿볼 수 있죠. 그러면서도 건축은 머무르는 이와 같이 늙어가죠. 그런데 신기한 건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바로 낡기 시작해요. 며칠만 비워도 그런 느낌이 나죠.

 

멋진 답변이네요. 혹시 재현씨를 닮아가는 장소가 있나요?

그런 장소를 가지는 게 꿈이긴 한데요. 아직은 매년 집 옮기는 노마드(Nomad) 신세라 제 집이 제 집이 아니고, 거기에 또 월세라 제 방이 제 방이 아니에요. 20살이 되고 나서 꾸준히 제가 담겨있는 공간은 신촌과 연대인데요. 그 공간이 저 하나의 모습을 닮아가기엔 너무나 많은 이들의 공간인 것 같네요. 아직 제 공간이 없는 것 같아 슬퍼요.

 

 

초점을 더욱 재현씨에게 맞추어볼까해요. 재현씨는 에디터명이 ‘주디’죠?

네. 처음에 어떤 에디터명으로 할 지 고민이 많았어요. 별명이 죄다 공적으로 쓰기 민망한 것들이라서요. 그런데 어렸을 때 제가 말이 많고 거기다 성씨가 주씨라 주디라고 불리던게 떠올라서, 주디로 결정 했죠. 주토피아의 그 귀여운 주디가 아니라 사투리로 입(주둥아리)을 주디라고 하거든요. 사실 약간 귀엽단 생각도 했습니다.(웃음) 제대로 읽으려면 부드럽게 읽으면 안되고 ‘디’에 악센트를 줘야해요. 주-디.

 

그럼 주디씨의 말 많은 성격이 글에도 드러날 것 같아요. 그런가요?

그런 것 같아요. 제 글은 상당히 설명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에요. 원래 말이 많고 이것저것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글에도 나타나는 거죠. 아는 것을 다 담아내고는 싶은데 다 적으면 문장이 길어지고 내용이 복잡해지고요. 그래서 매번 짧게 쓰는 연습을 하는데 아직은 먼 것 같아요. 고로 잔치에 올라온 제 글들은 첨삭을 받은 다이어트된 문장들입니다.(웃음) 그래도 글에 인포메이션이 많아서 친절한 글이라는 장점도 있어요.

 

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재현씨의 모습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들이 어떤 경험을 통해서 쌓여왔을까요?

저를 형성한 결정적인 순간은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대학 입학, 군대, 복학 등 저는 각 시기마다 조금씩 변하고 달라졌거든요. 각 순간마다 나름의 경험과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죠. 가장 최근에 저를 변화하게 만든 경험은 작년에 한 여행인데요. 첫 해외방문이자 첫 장기여행이기도 한 84일간의 여정이었습니다. 세계의 15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애매했던 진로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엄청났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그런 경험이었죠.

 

 

2017년 1월에 ‘올해는 꼭 이뤄야지’하는 목표가 있었나요?

올해는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하는 해인것 같아요. 그래서 상반기는 졸업준비, 하반기는 취업준비라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계획을 세웠는데요. 지난 한 학기동안 졸업요건을 얼추 마무리 지었고요. 하반기는 휴학을 해서 언론인이 되는데 필요한 자격증 공부를 할 예정입니다. 제대로 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해가는 중이죠.

 

글에 어떤 걸 담고 싶으셔서 언론인을 꿈꾸시는거죠?

언론인 중에서도 기자를 꿈꾸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언론인이 꿈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기사로 쓰고 싶은 지 묻더라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떤 것을 담느냐보다 어떻게 담느냐에 대한 것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혹은 최소한의 사유도 없이 글로 옮겨져서 유통되고 있지 않나 불편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아직 방법론이 명확한 건 아니에요. 아직 배워나가는 중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나요?

원래는 저희집 가훈이자 제 신조이기도했던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 생각이 변한 건지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삶에 회의가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보단 내가 뭘 하고싶은지 귀 기울이고, 내가 원하는것을 해내면서 만족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최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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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자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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