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조은경

봄이 오려나보다했는데 다시 추워졌다. 안그래도 가기 싫은 학교, 추우니 더 가기 싫다. 개강의 괴로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들로 가득한 카페에서 아직 개-강(强)하다는 은경씨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조은경이라고 합니다.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서 너무 떨리네요. 잘 부탁드려요.
먼저 오늘 개강하신 기분이 어떠세요?
아직까지는 개-강합니다. 하하 농담이구요. 방학 때 잘 쉬어서 그런지 공부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네요. 이번 학기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게 목표예요.
방학 때 잘 쉬셨다고 했는데,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방학 때 연극 동아리에 도전해봤어요. 연극 무대에 배우로 서는 것은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성공적으로 끝내서 기분이 좋아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 동아리라 더 설렌 것도 같아요.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제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경험이었죠.

SES 바다 스타일의 엄마 은경씨
어떤 내용의 연극이었나요?
<난뎃손님>이라는 제목의 연극인데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저승여관을 배경으로 난데없이 그 여관에 찾아오게 된 여러 손님들의 이야기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평생 가족만 바라보고 살다가 죽은 엄마 지혜 역을 맡았어요
어린 나이에 엄마 역을 맡으셨다니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 같은데요.
처음 배역을 정할 때 다들 엄마 역은 꺼렸어요. 학생은 늘 일상 속에서 해오던 거니까 익숙한 반면 엄마라는 역할은 아직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어려울 것 같았나봐요. 그게 저한테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아요. 제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었달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엄마 역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생각해보면 엄마는 당신의 이름보다는 ○○엄마, ○○아내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 연극을 통해서 그 동안 엄마가 엄마라는 이름에 갇혀서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었는지 느끼게 되었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은경씨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겁이 없는 성격 덕분이에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야는 다 도전해보려고 해요. 한 번뿐인 인생,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살아야죠.

혼자 여행의 단점은 예쁜 배경에 내가 안 나온다는 것
그럼 은경씨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수능 끝나고 혼자 45일간 미국으로 배낭여행 갔던 거요. 어릴 때부터 해외를 많이 다녀봤나보다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전 제주도 갈 때를 빼곤 비행기도 타본 적 없었던 사람이에요. 돈이 없어서 1일 1햄버거 하고 열 시간 넘게 야간버스 탄 적도 있어요. 돌이켜보면 어떻게 했나 싶은데,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무서운 것도 없었어요. 그 때 이후로 여행에 맛을 들여서 돈만 생기면 해외로 떠나요. 처음에는 주변에서 엄청 걱정했는데, 하도 많이 돌아다녀서 이제는 다들 그러려니 해요. 이번 가을에는 엄마랑 사이판 가려고 벌써 티켓도 샀어요.
모녀와 함께 하는 사이판 여행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혹시 국내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나 도전해보고 싶으신 것이 있나요?
굳이 멀리 가기보단 제가 사는 신촌을 좀 더 즐기고 싶어요. 사실 제가 올해로 신촌러 3년차인데, 작년까지는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신촌에서 신나게 논 기억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올해는 신촌을 마음껏 즐겨보고 싶어요. 물총 축제처럼 신촌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도 해보고 친구들과 함께 맛집 탐방도 열심히 할 거예요.
신촌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신촌의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본인에게 신촌은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요.
제가 김해에서 올라와서 서울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는데, 신촌이 딱 제가 생각하던 서울 그 자체 였어요. 지방에 없는 가게들도 많고 특히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물론 지금은 익숙해져서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 싶어요. 그래도 신촌은 젊음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신촌에서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식상하지만 신촌으로 이행시 한 번 지어주세요.
신! 신신당부할게요
촌! 촌년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욧!
오랜만에 학교를 갔더니 아무개는 대기업 인턴을, 또 다른 아무개는 학회를 시작했단다. 다들 방학 때 아무것도 안 했다더니 진짜 먹고 자고 논 것은 에디터뿐이었나보다. 안 그래도 추운데 마음까지 춥다. 추운 날 제격이라는 국물대신 열정으로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은경씨를 만나고나니 에디터의 마음에도 조금씩 온기기 생긴다. 온기를 전해준 은경씨에게 고마움을, 그리고 응원을 전한다.
*Sinchon, new : 잔치는 2018년 신촌의 봄·여름을 SHOW라는 주제로 기록합니다. 매월 SHOW 중 하나의 알파벳을 메인 테마로 선정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드릴 예정인데요. 이달의 ‘S’는 바로 ’Sinchon, new’입니다. 이곳에 숨겨져 있는 신촌 그리고 새로움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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