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PEOPLE 2024 · 08 · 06

436. 정현승, 에디터 현

Editor 글루

당신의 글을 읽을 때면 꼭 당신이 내 옆에 달려와 앉아있는 것만 같습니다.

서로가 굽이굽이 언덕 너머에 있어도 말이죠.

 

잔인한 더위가 한 걸음 물러난 오후 6시.

신촌의 어느 고개에서 어김없이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야 여기!”

. ╱◥████◣

│田│▤╠╣▤│

이제 나는 당신의 글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아, 일단 오미자 하이볼 한 모금만 마시고요!

 

 

안녕하세요, 현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23학번으로 재학 중인 정현승입니다. 잔치에서는 에디터 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잔꾼들 중 가장 직관적인 에디터명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했어요. 왜 에디터명을 ‘현’으로 짓게 되었나요?

일단 생각하신 것처럼 제 이름 정현승의 ‘현’에서 따온 게 맞아요. 그리고 사실 잔치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는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한 게 있어요. 저는 ‘고개 현峴’을 쓰는데 보통은 ‘밝은 현炫’을 많이 쓰나 봐요. 저는 항상 의미를 부여하거나 그 속의 이야기를 읽는 걸 좋아해서 ‘왜 내 이름은 고개 현일까’라는 생각을 이리저리 많이 해봤죠. 근데 어느 순간 그 이름이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느껴지더라구요. 저는 스스로가 항상 고점과 저점을 잘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행복과 슬픔을 모두 잘 끌어안고 살 줄 아는 사람이랄까요. 그래서 일기에 이런 결론을 내렸어요. 

 

‘아, 내 이름은 나의 모든 고개를 사랑하라는 의미구나.’ 

 

그때부터 ‘현’이라는 글자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 것 같아요. 잔치에서도 제가 그런 마음으로 활동하길 바랐구요!

 

(노트에 ‘미.쳤.다’를 휘갈기며) 정말… 너무 좋은 이름이네요. 왜 자기소개 때 이걸 말해주지 않았나 개탄스러울 정도로요…! 삶에서 여러 고개를 넘고 있을 현님은 요즘 어디쯤 있나요? 어느새 절반 넘게 지나간 이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일단 생애 처음으로 서울에서 7월을 보냈어요. 지금 스물 한살인데 스무 살 여름방학 때는 종강과 동시에 본가인 부산으로 달려갔거든요. 근데 이번 7월에는 계절 수업도 듣고, 학보 활동도 하고, 잔치 활동도 하면서 알차게 보냈던 것 같아요.

 

여행도 다녀오셨죠?

맞아요! 대만에 다녀왔는데 온 세상이 초록초록하고, 사람들도 친절했어요. 대만의 풍경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꼭 숲 같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같이 간 친구들도 너무 좋았구요. 제가 여름을 좋아해서 그런지 푹푹 찌고 죽을 것 같이 더워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미화된 거일 수도 있지만요. (웃음)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오셨네요! 8월에도 여행 계획이 있나요?

일단 내일부터 본가에 내려가서 힐링할 예정이에요. 얼른 달려가서 고양이에게 뽀뽀를 하고 싶네요. 

 

막간을 이용해 고양이 자랑 좀 해주시죠.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

*어리요. 

 

덩어리요…?

정어리요. (웃음) 제가 정 씨라서 정으로 시작하는 재치 있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거든요. 조금 바보 같은 구석이 있지만 착하고 귀여운 아이랍니다. 

현의 남동생 ‘정’어리

 

👨🏻: 가지튀김이랑 사천식 닭무침 드릴게요.

이거 녹음본 들으면 진짜 웃기겠다.

 

다음 학기 플레이스팀의 팀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일단 너무 축하해요! 여러모로 잔치에 더욱 애정이 생겼을 듯한데요. 잔치에, 그리고 그중에서도 플레이스팀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항상 잡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저에게 딱 맞는 잡지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잔치를 알게 되었어요. ‘신촌에서, 신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잔치에 들어오게 되었죠. 평소에도 흔히들 말하는 분좋카(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고, 신촌의 구석구석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플레이스팀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아주 찰떡인 팀에 들어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지난 한 학기간의 플레이스팀 활동은 어땠나요?

일단 플레이스팀 사람들이 너무 좋았어요. 박수치는 동물의 숲 주민들 같달까요. (진짜 박수를 치며) 참 따뜻한 사람들이고, 제가 크고 작게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항상 응원을 보내주는 언니들이었죠. 그래서 한 학기를 잘 마칠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학기에 제가 팀에서 막내였는데, 영원히 막내이고 싶네요. (웃음)

 

저는 현님을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글쟁이 국문과 여름 소녀’가 생각나는데요, 국문과 학생답게(?) 이대학보에서도 활동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곳에선 어떤 글들을 쓰고 있나요?

제가 국문학과이다 보니 학보 활동을 한다고 하면 많이들 기자일 거라고 생각해 주시는데, 놀랍게도 이대학보에서는 글이 아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콘텐츠를 만들고, 관련 행사를 주관하는 부서에서 활동하고 있죠. 

 

의외네요. 어쩌면 저조차도 조금 닫힌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봐요. 그곳에서의 활동은 어떤가요?

잔치에서는 제가 묻어나는 글을 쓰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 학보에서는 관심사를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학보 내에서는 디콘마(디지털, 콘텐츠, 마케팅)라고 부르는데, 제가 그런 분야에도 꽤 관심이 있더라구요. 

 

현님이 간간이 SN에 올리는 책, 글과 관련된 곳들에서의 경험 등으로 미루어 보아 글과 굉장히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부터 글을 가까이했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주체적인 글을 써왔는지 궁금해요.

저에게 있어서 글쓰기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행위라기보다는 ‘배출’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항상 턱밑까지 차오른 상태로 살았고, 그것들을 표현하고, 뱉어낼 수 있는 게 글쓰기였던 거죠.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는 건 잔치가 처음이지만, 일기나 단발적인 생각을 적어내는 것들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해왔던 것 같아요.

 

책도 많이 읽는 편이었나요?

어렸을 때는 그랬어요. 고등학교 때는 학업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요. 저는 그 시기를 잠시 책과 이별했던 시기라고 하는데, 다행히 대학에 와서는 책과 재회하면서 제가 좋아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틈새 콘텐츠로 책 추천도 한 번…

국문과 필수 질문인 거죠? (웃음) 저는 소설보다 시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플레이스팀 팀글에서 제가 도리 에디터에게 선물한 책이기도 한데 고명재 시인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이라는 시집을 좋아해요. 이 시인의 산문집인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는 책도 추천하고 싶고… 그냥 고명재 시인을 추천하고 싶네요. 항상 사랑을 말하는 시인이거든요. 성애적인 사랑을 떠나서 자신이 받았던 사랑, 그가 갖고 있는 사랑 등 사랑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인이어서 볼 때마다 마음이 좋아지더라구요. 저는 평소에 시를 온전히 이해하고 읽는 편은 아닌데, 고명재 시인의 시도 머리보다 마음에 먼저 도착하는 시여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얼마 전 다른 플레이스 팀원인 라미와도 인터뷰를 했어요. 나.. 플팀을 제법 사랑하는 걸까? 저는 잔치에 들어오고 난 뒤로 맛집에 가면 ‘아 여기 잔플에 올리면 너무 좋겠다!’ 하면서 사진을 찍게 되던데, 플레이스팀 사람들은 이런 잔업병(잔치직업병)이 유독 심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현님도 이런 경험이 있나요?

신촌을 걷다가 괜찮은 곳이 있으면 우뚝 멈춰 서서 그 자리에서 지도를 뒤져봐요. 그리고 잔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죠. 근데 대부분 다른 에디터들이 이미 다룬 공간들이더라구요. 어쨌든 계속해서 새로운 곳들을 소개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항상 장소에 목말라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신촌이 아닌 다른 동네에서 괜찮은 가게를 발견하면 ‘아 이 가게가 신촌에 있었으면 당장 잔치 글로 쓰는 건데!’, ‘나의 소재가 되면 할 얘기가 진짜 많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너무 공감돼요. 사실 장소라는 게 한정되어 있다 보니 매번 새로운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맞아요. 좋은 공간에 가도 그냥 ‘아 좋다’로 끝인 곳들이 있잖아요. 감사하게도 지난 학기에는 말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는 공간들을 금방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은 상경러로서 신촌의 소규모에 대해 다룬 글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인터뷰를 빌미로 더더욱 현님과 이곳에 와보고 싶었구요! 현님에게 서울이란, 그리고 신촌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대학에 오기 전까지 서울은 마법의 도시 같은 곳이었어요. 여기 오면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만 같았죠. 하지만 막상 서울에 올라와 마주한 민낯은 꼭 그렇지마는 않더라구요. 왜 그렇게까지 좋아했는지 모르겠고, 허상이었나 싶었죠.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고, 실제로 본가와 서울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적응하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근데 결국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보낸 지금의 서울은 뭐랄까… 두 번째 사랑 같은 느낌? 첫사랑은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애틋하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웃음) 그래도 앞으로 서울과 저의 인연이 끈질기게 이어질 것 같고, 이제는 이곳에서 발붙이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생겼어요. 이렇게 마음을 붙인 데에는 잔치도 큰 역할을 했죠. 잔치에 들어올 때 ‘신촌은 나에게 먼 친척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그 친척과 제법 친해진 것 같아요. 

 

두 번째 사랑이라… 인상적인 표현이네요. 하지만 서울이 마지막 사랑은 아닐 수도 있잖아요. 앞으로 머물러 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사실 외국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나는 떠돌면서 살고 싶어’라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일본에서도 살아보고 싶고, 프랑스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프랑스에도 살아보고 싶어요. 이곳저곳 떠돌면서 살다가 제가 ‘나는 한국에서 왔어’라고 소개했을 때 상대방이 ‘아 서울?’이라고 말하면 ‘서울… 내가 참 좋아하는 곳이지’라고 아련하게 대답하는 게 저의 최종 꿈이에요. (웃음)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니! 현님의 수식어가 하나 더 생겼네요. 좋아하는 프랑스어 단어 하나만 알려줄 수 있을까요?

좀 부끄러운데… (로딩 중입니다) ‘Au revoir’라는 말이 있어요. ‘다음에 또 봐’ 같은 말인데 단순한 작별 인사가 아니라 우리의 다음을 기약하는 말인 것 같아서 좋아해요. 실제로 현지 식당에서 나올 때도 그냥 인사하는 것보다 “Au revoir!”라고 하면 표정이 달라져요. 저 같아도 외국인이 가게를 나설 때 “또 봐요!”라고 하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거든요. 그런 사소한 차이로 듣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이건 다소 사심이 담긴 질문일 수 있는데, 혹시 당신의 글이 절 울린 적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저도 카레 라이스를 보고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어떻게 그런 감동적인 글을 쓸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요. (‘카레 라이스’ 글씨를 누르면 글로 이동합니다..🍛)

목적한 바를 달성했네요. (웃음) 그 글을 쓸 당시에 생각이 많았어요. 요즘 사회를 소위 ‘열심 중독 사회’라고 하잖아요. 주위 친구들을 비롯해 다들 정말 열심히 사는데, 정작 자신의 마음을 챙길 시간은 없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그 모든 사람들을 제 글에 나오는 ‘너’에 대입해서 쓰고 싶었어요. 글에서 ‘너’를 정말 자세히 묘사하는데, 누군가를 콕 찝어 썼다기보단 떠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따왔어요.

 

특정 인물을 묘사한 게 아니었군요?

네. ‘아 그 사람은 그런 면이 있었지. 그런 면이 참 기억에 남았지’하는 부분들을 다양하게 가져다 썼고, 그렇게 완성하고 보니 모두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세상에 크게 외치는 위로랄까요. 사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위로를 건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정말 필요할 때 찾아 먹을 수 있는 위로를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세상에 내뱉어진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게 글의 묘미죠. 여러 장소 중에 특별히 히메지를 고른 이유가 있나요?

발 디딜 곳 없다고 느껴지는 이 신촌에서 제 마음이 바빠질 때 무의식적으로 가던 곳이 히메지였어요. 저는 카레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연희동이 집 코앞 거리인 것도 아닌데 그냥 거기서 정갈한 카레 한 끼 맛있게 먹고 나오면 마음이 좀 정리되는 것 같더라구요. 위로를 건네는 글이니 제가 가장 위로를 받았던 공간을 필두로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현님의 글을 읽을 때면 꼭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어요. 바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지금처럼요! 글을 쓸 때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쓰는 편인가요?

글을 쓸 때 ‘읽는 사람이 이 글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생각을 많이, 그리고 산발적으로 하는 편이라 사실 혼자 보는 글을 쓸 때는 맥락 없이 쓰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잔치에서의 글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크니 조금 더 후루룩 읽히고, 읽는 이로 하여금 저의 말을 잘 따라올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노래 연극이 끝난 후를 모티브로 한 전시 글과 이름 그 자체인 술식당 소규모, 간결함이 매력적인 카레집왠지 고즈넉한 시골이 떠오르는 카페까지. 제가 보는 현님은 예스러우면서도 소박한 공간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음 학기에 써보고 싶은 유형의 글이나 공간이 있을까요?

지난 학기에 쓴 글들은 저로부터 시작하는 글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주로 저의 취향이 많이 보이는 글이었죠.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조금 더 밖으로부터 시작되는, 조금 더 신촌 그 자체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어요. 

 

어느새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랐네요. 공통 질문도 하나 드릴게요. 현님은 강렬한 이끌림으로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했던 경험이 있나요?

어떻게 보면 조금 사소한 경험이기도 한데 이번 계절 수업에서 팀플을 했어요. 제가 원래 앞장서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때는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속되게 말해 광대 역할을 자처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사실 저는 스스로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호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삶 자체가 낯선 것으로의 이끌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전혀 생각지 못한 곳으로 끊임없이 이끌려가는 거죠. 

 

그렇다면 정말 마지막으로 묻고 싶어요. 인터뷰로 만난 모든 분들께 여쭤보는 질문인데, 사실 인터뷰라는 게 어느 정도 명목을 가지는 행위잖아요. ‘작가’ 인터뷰, ‘에디터’ 인터뷰처럼요. 그래서 에디터라는 수식어 너머의, 인간 정현승 그 자체의 이야기도 궁금했어요. 요즘 현승이는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나요?

조금 전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한데 다른 사람들이 보는 저는 취향이 분명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마치 청개구리 심보로 ‘아 현승이는 이런저런 걸 좋아하지’라고 얘기하면 ‘아닌데?’라고 말하고 싶어지더라구요. 나를 규정짓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일종의 방어책이었나 봐요. 이렇게 ‘본심’은 참 알아가기 어려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가야 하는 존재죠. 그게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게요. 평생에 걸쳐 풀어야 할 난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럼 앞으로의 수험생활(?)을 위해 짠 할까요?

짠~

 

 

 

토크 콘서트를 마친 날 현의 메모. 현은 잔치를 ‘사랑’까지 한다고.

“언니는 공간을 볼 때 뭘 가장 중요하게 봐?”

 

“음… 조명? 형광등은 하얘서 못생겼어. 너무 적나라해.

현승이는?”

 

“나는 공간이 꼭 그 사람의 전부인 것 같을 때,

그래서 그 사람 안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 때 너무 좋더라.”

 

“…뭐야 그렇게 멋지게 대답하면 어떡해. 나 다시 대답할래.”

글루
AUTHOR PROFILE
글루

이마 위 상처는 청춘의 징표!

COMMENTS

댓글 1

  1. 토로
    토로 2024.08.07 23:46

    이름 뜻이 너무 인상깊네요 참 이쁜 이름 같아요
    현을 잘 기억할게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