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 로그인
ART 2018 · 09 · 17

신촌 굿즈를 만들다

Editor 왕 잔치

굿즈를 만들거다 .

잘나가는 도시들은 굿즈 하나쯤은 있는 듯 하다.

내가 사는 신촌 또한 잘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 no1 굿즈를 찍기로 했다

 

세계적인 인싸 도시를 만들어낸 굿즈

 

굿즈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성공하는 게 어려울 뿐..

 

이게 제일 만만해 보인다. 아주 쉽다고 적혀 있지만.. 다음에는 속지 않겠다.

 

도시모형 굿즈를 만들어 보자.

준비물은 간단해 보인다. 도시의 모습을 골판지로 오려서 즐겁게 조립하면 되는 것 같다.

 

STEP 1. 표현 주제와 골판지로 오려낼 대상들을 선정한다.

신촌의 명소 중 모두가 공감하기 쉬울만한 장소를 주제로 잡기로 했다.

신촌의 명소인 빨간 잠망경 

 

청와대를 청화대라고 쓴 적이 있다. 이 역시 잠만경이 아니라 잠망경이다. 원래 이름은 잠수경으로 알고 있다.

.

STEP 2. 사진으로 담아낸다.

5층 화장실 전망 좋았던 녀석, 너로 정했다.

잉크 값을 고려해 색은 두고 간다.

 

STEP 3. 사진을 못 찍은 것들은 그림으로 채운다.

못 그린 그림도 예뻐할 줄 아는 멋쟁이가 되자.

 

STEP 4. 도면을 뽑아 조립한다.

색은 왜 저렇게 했을까. 매사에 이유를 묻지 말자.

 

생각보다 잘 안 잘린다.

 

실력도 없으면서 불만만 많다는 건 올곧은 심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자기 일에 자신이 없다면 답은 간단하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자

 

준비물: 풀칠 가위질 잘하는 친구

수줍게 도면을 전달하면 완제품으로 돌려준다.

 

STEP 5.  조립을 마친다.

손이 참 예쁜 것 같다.

 

STEP 6. 감상

 

미리보기 방지를 미리보기 방지해서 미방.

 

  1. 초등학생 방학 숙제 같다는 의견에 극히 공감하던 구름 에디터(대학교 4학년/ 가위질 잘하는 친구)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2) 혹시 모를 ‘쓸데없는 선물 주기 대회’를 대비해서 한 장 뽑아 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3) 군대에서 휴가를 준다는 말에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시험을 보던 때가 생각이 난다. 싸게 싸게 만들어진 굿즈에서 그때의 못난 내 모습이 보인다. 자괴감이 들었다.

 

STEP 7. 사진으로 남기기

*종이를 받쳤기에 칼질로 희생되는 책상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정말 괜찮게 나왔다. 천재는 이길 수 없다고 했나, 구름 에디터의 배치 능력과 사진 기술에 피사체는 수줍게 매력을 발하고 있었다. 잠망경만 색을 남기고, 기다리는 사람 외에는 흐리게 찍었다. 기다림의 흐리고 낯선 기분을 구름 에디터는 알고 있었나보다.

사진은 예쁘게 찍혔지만 굿즈 본판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웠다. 오래도 보고 자세히도 봤지만 이건 전시용보다 인스타용 굿즈인것 같다. 놀랍게도 대충 찍은 사진마저 상당히 괜찮게 나왔다. 부족한 여건에도 사진 하나는 찰떡같이 찍히고자, 이 친구들은 그렇게 노력 했나보다.

 

대충 찍었는데도 너무 예쁘다.

 

셀카를 백 장 찍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여지없이 훌륭한 본판의 소유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굿즈는 오히려 부실한 본판으로 백 장을 찍어도 백번 모두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STEP 8. 작별

못 그린 그림을 버리면 잘 그린 것만 남는다.

 

둘 다 못 그렸지만 오른쪽을 버림으로 왼쪽이 잘 그린 것이 된다.

작품을 버림으로 남은 사진과 기억들은 아름다운 것이 된다.

 

사실 방에 둘 자리가 없기에, 어차피 들어갈 거  조금 빨리 넣었다.

굿즈에 만족을 못 했다는 건 신촌 역시 여지없이 훌륭하기 때문이 아닐까? 신촌은 신촌이다. ‘기다림’이라는 한 가지 의미로 그 공간을 묶어 보기에는 너무 의미가 많은 장소다. 신촌이 여기 있고 감정도 여기 있는데 굳이 굿즈가 필요하지 않다. 언젠가는 신촌을 떠날 테고 그때는 굿즈를 보고 감상에 젖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상이 가까이 있다면 지금 나가서 의미를 만들자. 나 역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을 뻔 했고 깨달음을 얻어 이불 밖으로 나갔다.

왕 잔치
AUTHOR PROFILE
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COMMENTS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