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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8 · 11 · 13

220. 수험생과 학부모

Editor 쥬디

어느덧 11월, 18학번들이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9학번을 위한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대학 주변에는 신입생들을 반기는 현수막이 가득 찼고, 가게들은 수능 응원을 위한 초콜릿, 떡 등을 팔기 시작했다. 선선한 가을 날씨를 즐길 새도 없이, 수능 한파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거리에는 이른 롱패딩과 두꺼운 코트가 눈에 띈다.

 

학생들의 긴장과 학부모님의 응원이 가득한 곳, 고사장이다

 

지난 3일 이화여대는 대학 입시를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바로 수시 면접 때문이었다. 고사장 앞에는 긴장한 얼굴로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과, 이내 실망한 표정, 후련한 표정으로 고사장 밖을 빠져나오는 학생들로 인해 평소의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에게 수능, 그리고 대학입시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먼 이야기이지만, 수험생의 긴장감과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대학 진학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보았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영외고 3학년인 신지원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는 영어영문학과와 국제학부 두 가지 면접을 보러 왔어요.

 

우와 하루에 두 개의 면접보는 거에요? 지금은 모든 면접이 끝난건가요?

방금 본 것이 영어영문학과를 지원한 학생들이 보는 어학특기자 면접이었고, 오후에 국제학부 면접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다음 면접까지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다면 중간에 빈 시간은 무엇을 할 예정인가요?

오후에 국제학부 면접은 최근이슈나 모의유엔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하려고요. 그리고 어머니랑 같이 중간에 점심도 먹을 예정입니다!

 

모의유엔이나 시사공부라니 신기하네요. 혹시 방금 보고 온 면접은 어땠나요?

대기실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엄숙해서 긴장이 되더라구요. 다들 뭐하나라도 더 보고 들어가려고 바빴고, 그러다보니 같은 학교 친구들이나 중학교 동창들이 있었는데도 눈인사만 하고 나왔어요. 반면에 면접 볼 때는 교수님께서 웃으시면서 호응도 잘해주셨어요. ‘교수님’이라고 하면 딱딱한 분일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냥 저희 부모님처럼 느껴져서 편하게 대답하고 왔네요.

 

수험생이라서 공부나 입시 중심으로 늘상 가던 곳만 다녔을거 같은데 이렇게 밖으로 나와보고 면접보니까 어때요?

공부할 때는 독서실이나 닫힌 공간에서 ‘어디 가고 싶다’만 상상했는데 이렇게 캠퍼스에 와보니까 제가 대학에 갖고 있던 로망도 더 생기는거 같고, 학교도 예뻐서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면접 다 보고 나면 무엇을 할 거예요?

제가 오늘 면접이 두 개이다 보니 선배들이 “교수님께서 아무리 반응을 잘해주시고, 편하게 면접을 보았다고 한들 진이 빠져 피곤할 것이다”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오늘은 가족들이랑 맛있는거 먹고 푹 쉬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입시 끝나면 하고 싶은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입시가 끝나고 나면 여행을 가거나 고등학교 때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어요. 매번 방학은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는 기간이었는데 이제는 하고 싶던 것이나 공부와는 관련없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자 해요.

 

면접을 보고나온 학생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고등학교 때가 생각났다. 수능이 끝나면 모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것만 같고, 대학생이 되어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 생활을 누릴 것이라고 예상하던 그 시절 말이다. 그 때는 선배가 학교를 찾아와 대학생활 얘기를 해주는게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이제는 내가 이런 얘기를 해줄 수 있는 선배라니 이 학생과 인터뷰를 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마무리에 대한 기다림과 또 다른 시작에 대한 설레임을 보여준 학생을 뒤로한 채 이번에는 면접을 보는 학생을 기다리는 한 학부모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딸이 체육과학부에 수시 지원을 해서 2차 면접까지 같이 따라온 일산에 살고 있는 김숙희라고 합니다.

 

따님이 체육과학부에 지원하셨는데, 원래 이 분야를 계속 준비했던 건가요?

네, 체육을 희망해서 이 쪽으로 지원하게 됐어요. 평소에 배드민턴과 피구와 같은 자율동아리를 중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했었고, 학교 스포츠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어요. 초등학교때부터 운동을 시켰는데, 그 때는 아이가 밝고, 활동적이고 꾸준히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게 정말 꾸준히 해서 대학까지 운동으로 원서를 쓸 줄은 몰랐네요!(웃음) 사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진로를 결정할 때, 저랑 딸이랑 엄청 고민을 했어요. 저는 딸이 체육 분야로 진학하는 게 개인적으로 내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분야로 가려거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길 바란다고 했더니 자극을 받았는지 모의고사 점수를 잘 받아오더라구요. 한 번이었으면 의심했을텐데 두어번 점수를 괜찮게 받아온 후로는 저도 확신이 들었던거 같아요.

 

따님이 하고싶은 거를 하려고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모습이 정말 멋있네요.

아마 끈기 있는 성격이 많이 도와준거 같아요. 중학교 때는 그렇게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아니였어요. 저 스스로도 공부보다는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아이가 뚜렷한 목표가 생겼는지 공부에도 힘을 쏟더라고요.

 

평소에도 끈기 있는 따님이신가봐요?

제가 보기엔 이런 끈기는 어렸을 때 경험에서 키워진 것이라고 봐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인천까지 가족이랑 함께 7시간 코스를 자전거를 타고 간적이 있어요. 거의 100km인 거리였는데 오다가 일산 주변의 밭에서 길을 잃었어요. 집 근처에 다 왔는데 길은 안 보이고 답답했죠. 그 때 딸이 짜증내면서 자전거 그만 타겠다고 할까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예상 밖으로 군소리 없이 잘 따라오고, 끝까지 가려고 하는 독한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이런 경험이 계속 끈기있는 사람이 되도록 힘을 실어 줬다고 느껴요.

 

얘기를 듣다보니 따님을 많이 믿어주시고,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도록 많이 밀어주시는 거 같아요.

사실 저희 아이가 무언가를 시킨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하는 아이는 아니에요. 저는 꼭 체육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어서, 논술이나 비교과 등 여러 분야로 많이 공부시켰어요.  하지만 4월말부터는 아예 논술이나 자소서는 안하겠다라고 선언을 하더라고요. 저도 계속 강요할 수는 없었어요. 엄마의 입장에서 조금 아쉽고 속상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는게 맞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엄마의 욕심으로 다양한 걸 계속 고집할 수 없으니까요. 또 딸이 자기가 하는 것이 확고해서 더 지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따님을 제가 직접 보진 않았지만 똑부러지는 친구 같아요. 사실 제 주변에는 정말 대학가기 전에, 대학을 다니면서도 자기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어머님은 그래도 잘 아시고 도와주시는 느낌이에요.

저는 딸이다 보니 더 대화가 상대적으로 더 수월했어요. 주변에 아들을 둔 가족을 보면 대화의 시작이 어려운데 그래도 저는 맛있는 음식 두고 같이 얘기하면 상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니까요. 대화를 많이 하니까 원하는 것도 알게되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그럼 지금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집에서 따님은 어떠세요?

아휴 못 살겠어요~ 변덕이 심한건 아니지만, 딸이 자기 주장이 강해 제가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어서 정말 한달만, 조금만 참자하고 있어요.(웃음)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수시든 정시든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도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어머님의 서포트와 함께 따님이 하고자 하는 모습도 보이니 잘 될 것만 같아요. 혹시 수능 끝나고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건 끝나고 둘이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어쩌다 정시까지 가게 되면 실기도 있고 그만큼 준비기간이 길어지긴 할테지만 그래도 빨리 좋은 결과가 나와서 어디로든 놀러 가고 싶네요.

 

대학에 들어온 이후, 내가 치렀던 입시와 멀어지면서 잊고 살았던 수능의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 떠올랐다. 밤샘 공부 중 한 줄기 빛이었던 친구들의 수다, 기대하지 않았던 대학 원서 추천으로 인한 담임 선생님과의 갈등, 힘들었던 시간동안 위로가 되었던 엄마의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 모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겨내고 견뎌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편하게 웃으며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추억들이다.

생각해보면 수능, 입시가 전부였던 고교시절에는 대학만 오면 모든 걱정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대학에 오고나니 대학이란 곳은 정말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이 온전히 부여되는 공간이었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감이 넘치는 이 면접 속에서 내년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열정과 끈기를 가진 이라면 어디서 출발하던 간에 모두 자신이 원하는 즐거운 시작을 하길 바란다. 그 출발점이 어디든 당신이 서있는 그곳이 인생이란 긴 레이스에서 빛을 내줄 하나의 과정일테니-!

 

내 마음이 그들에게 닿기를 -!

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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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

나는 모든 것을 해 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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