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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9 · 04 · 09

237. ‘람블루’ 사장님, 김우람

Editor 왕 잔치

“우리 3차 어디 갈까~”

“나 너랑 꼭 같이 가고 싶은 신촌 술집이 있어.”

“오 어딘데? 내가 아직 모르는 술집도 있어?”

“당연하지! 내가 아는 선배가 얼마 전에 차린 술집인데, 이 형 진짜 사람 좋아.”

 

이미 2차를 거하게 하고 갔어서 일까, 사실 사장님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희미하다.
희미한 기억 속의 사장님, 그리고 이 술집은 담백한 매력이 넘쳐 흘렀다.

 

신촌러 n년차, 시끄러운 신촌에 지치는 순간이 있다. 친구 덕분에 람블루를 알게된 후 나는 그런 순간마다 람블루를 종종 방문하곤 한다. 오늘은 신촌의 힐링 스팟, 람블루의 사장님을 만나보았다.

 

웃는게 매력적이신 람블루 사장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아, 안녕하세요. 람블루를 운영하는 김우람이라고 합니다.

 

짧고 간결해서 좋네요! 혹시 신촌에 가게를 차리게 된 계기가 있나요?

고2 때 처음으로 술집을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다가 금방 잊고 살았죠. 그리고 대학 다니다가 휴학을 한번 했는데, 그때 바에서 일하면서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물론 그 당시 사장님은 엄청 반대했지만… 그래도 졸업 할 때 즈음 취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소서를 쓰는데, 너무 자존감이 떨어지고 취직을 하기가 싫어지더라구요. 그때, 가게를 차려야겠다 생각이 확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혹시 후회는 안하시나요?

절대 안해요. 한번도 해 본적 없어요. 아, 물론 가끔 ‘아…망했나…’ 생각이 들긴 해요. 금전적으로는 조금 힘들지만 사는게 너무 재미 있어요! 단톡방에서 취직한 친구들이 돈, 보너스 얘기 할 때 좀 부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했던걸 하고 싶지는 않아요.

 

람블루에 대해서 좀 더 알려주세요! 여기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일단 작년 7월에 오픈해서 운영한지 9개월 정도 됐고, 영감은… 딱히 없어요.(웃음) 어렸을 때 생각한 그림은 그냥 사람들이 편하게 놀러 와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조용한 바 느낌이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것 저것 얹다 보니 지금의 람블루가 되었어요.

제가 대학 다니면서 음악에 관심이 생겨서 라이브 음악을 많이 들으러 다녔는데 라이브 음악 문화가 많이 죽었더라고요. 사람들이 라이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별로 없어서 좋다 나쁘다 라는 인식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여기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밴드들은 무료로 공연 장소를 제공해주고 있어요. 라이브 음악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고 람블루가 그럴 수 있는 장소였으면 해요.

 

 

람블루의 스테이지 + 로고

 

 

‘람블루’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나요? 혹시 ‘우람’씨의 ‘람’ 과 사장님이 키우시는 고양이 겨울이가 러시안 ‘블루’ 종이여서 ‘블루’…?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진짜 많은데 아니에요! 제가 친구들한테 이름 공모를 했는데, ‘블루’가 들어가는게 유일한 조건이었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색이어서 꼭 이름에 넣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친구가 람블루 어떠냐고 던져서 이걸로 정하게 됐어요. 제가 파란색이 주는 감정을 좋아해요. 시원함, 맑음 같은 밝은 이미지 뿐만 아니라 우울한 면까지 있는게 너무 좋더라구요. 사람이 항상 밝을 수는 없으니까. 술 마시면서 우울한 것도 털어놓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름을 ‘람블루’로 짓게 되었어요. 아 근데 사진 속 로고는 제가 키우는 고양이 겨울이가 맞아요! 집에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겨울이의 뒷모습이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서 제가 직접 땄어요. 람블루의 마스코트에요.

 

 

람블루의 ‘진짜’ 사장님 겨울이

#나만없어진짜사람들고양이다있고나만없어

 

겨울이 진짜 너무 사랑스러워요. 저는 겨울이 보러 여기 오는걸요? 그래서 그런데 겨울이는 언제 볼 수 있나요? 오늘은 없네요…

겨울이가 원할 때요.(웃음) 겨울이 보러 오시는 분들 진짜 많아요. 보통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데려 오는 거 같아요. 일단 공연이 있는 날은 데려오지 않으니까 당분간은 월요일, 금요일에 데려올 것 같아요.

 

여기는 진짜 너무 좋은 곳인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르더라구요. 저도 사실 처음에 여기 간판만보고 예쁜 카페일줄 알았어요. 일부로 비밀스러운 곳으로 남겨 두시는 건가요?

아니요. 일부러 홍보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제가 원하는 람블루의 느낌이 카페 같은, 사람들이 집처럼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인 건 맞아요. 가끔 주변에 보면 이런 사람들도 있어요. 사람이 술을 먹고 취하면 귀소본능이 있잖아요? 그럴 때 집으로 안 가시고 여기로 오시더라구요.(웃음) 사람들이 그런 공간으로 느끼는게 저는 좋아요.

 

계속 여기에 쭉 있어주실 거죠?

그건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이렇게 가게를 차리는게, 어떻게 보면 한 곳에 계속 갇혀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거 말고도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있어서요. 그래도 아마 문을 닫지는 않을 거예요. 닫고 싶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이어서 할 수도 있는거고, 무튼 람블루라는 공간은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아늑한 술집이라고 사장님까지 노잼이라는 생각은 금물!

 

가게 주인 대 손님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본 람블루 사장님은 ‘블루’ 그 자체였다.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공간 속, 또 다른 파란색의 사장님.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그의 모습 뒤에는 궁극적인 목표를 꿈꾸는 인생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는 또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겠지만 그의 흔적은 람블루에 평생 남아 있을 것이다.

왕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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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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