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글벗서점 사장님 ‘김현숙’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나는 책 자체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책에 둘러쌓여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삶을 동경해왔다. 오늘은 내가 동경하는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 중 한 분의 이야기를 소개해보려한다. 신촌 글벗서점, ‘김현숙’사장님의 이야기다.

비오는 가을 날에 운치가 더해지는 글벗서점에 들어가면
안녕하세요. 사장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촌에서 글벗서점을 운영하는 김현숙입니다.
사장님께서 운영하시고 있는 글벗서점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글벗서점은 마포구 서교동에서 탄생하여 오늘날 마포구 동교동에 있기까지 어언 40년이 된 헌책방입니다. 그 시간들을 이어오면서 다양한 손님들과 많은 책들이 모인 중고서점이라 할수있어요. 저에게 글벗서점은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하는 ‘저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제 건강이 허락하는 데까지는 책방을 유지하고 싶어요.
와, 정말 오랜 시간동안 자리를 지키고 계셨군요. 40년 장수의 비결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꾸준히 찾아와주시는 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많은 대학생 손님들이 방문해주십니다. 그 중에는 결혼해서 아이를 데리고 와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최근에는 홍대에 다니는 학생이 강원도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했던 적도 있었어요. 먼 곳에서부터 오셔서 우리 서점을 방문해주신 것이 참 감사했죠.
40년 역사의 시작도 궁금해요. 특별히 신촌에서 서점을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무척 단순한 이유지만 결혼과 함께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생활을 시작한 곳이 신촌 근처여서 자연스럽게 신촌에서 서점을 시작했어요. 신촌은 대학교도 많고 학군이 뛰어나서 책이 함께하기에 참 좋은 동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어요. 이 곳에서 지내며 정도 많이 들어서 신촌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에게 신촌은 삶의 터전입니다. 반 평생을 함께 해왔고 남은 생도 아마 이곳에서 많은 손님들을 만나며 보낼 것 같아요. 제 삶에서 ‘신촌’은 뺄 수 없는 단어가 되었네요.

빼곡한 책들 사이에 계신 사장님이 우리를 반겨주신답니다
글벗서점은 오래된 책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헌책방’이잖아요. 헌책방의 매력을 마구 자랑해주세요.
헌책방은 지나간 추억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추억의 장소인 것 같아요. 책방에 오셔서 서가에 꽂힌 책들을 고르며 추억을 되새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을 거예요. 바쁘게 삶을 사는 요즘 친구들에게는 시간낭비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바쁜 시간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부리고 싶을 때 찾아주신다면 편안하게 쉬어갈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든 환영해요!
책방 주인으로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책에 둘러쌓여 살면 우선 행복해요. 언제든 손 닿는 곳에 책이 있잖아요 그만큼 배부른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손님들이 오셔서 ‘서점을 지키고 있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실때와, 찾으시는 책을 우리 서점에서 한 번에 구해가실 때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책과 함께하는 인생이라니, 개인적으로 정말 부럽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수 많은 책들 중 사장님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사실 책방에 앉아있으면 일이 계속 밀려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책을 읽기는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읽고 싶은 책들은 한 번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한하운 시인의 ‘한하운의 명시’ 입니다. 시라는게 단순히 몇 줄로 끝나서 매우 쉽게 읽힐 때도 있고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간단한 내용으로 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주기도 하고, 작가의 삶이나 시대적 배경을 알게 된다면 그 내용들이 단순하게 받아들여지지만은 않더라고요. 특히 이 시는 작가의 삶을 알고 읽게 된다면 눈물 없이 읽기 힘드실거에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네요.
시의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을 느끼셨나요?
시인 한하운은 나병환자라는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많은 시를 썼어요. 그런 자신의 상황을 덤덤하게 써내려갔을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면 많이 슬펐답니다.

사장님과 같은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세요!
저도 시를 읽어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네요.마지막으로 잔치 독자분들께 글벗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책 몇 권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소설로는 아직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조정래 작가님의 ‘태백산맥’과 ‘아리랑’ 등을 추천하고 싶어요. 장편으로 매우 긴 소설이지만, 우리가 만나볼 수 없던 역사의 사건들을 간접경험하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도와주더라고요. 그리고 인문 도서로는 채사장 작가님의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추천하고 싶어요. 몇 년 전만해도 자기계발서나 경제서적을 많이 찾으셨는데 요즘에는 인문학 책을 많이들 찾으러 오세요. 그 중에서 이 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쉽고 깔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방학의 끝무렵,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 앞에서 동기 한 명과 마주쳤다. 날씨와 맞지않는 긴 셔츠를 입고 품에는 두꺼운 소설책을 두 권이나 지니고 있었다. ‘이 친구가 평소에 책을 읽었던가.’ 시비아닌 궁금증으로 의아함을 표현했더니 친구는 곧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 가을에는 책을 읽어야지.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정갈한 대형서점도 좋지만 이번에는 어둑하고 조용한 헌책방, 글벗서점에서 사장님께 책 한 권을 추천받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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