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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20 · 11 · 09

백 투 더 퓨처

Editor 이후

백 투 더 퓨처 – 신촌 탐험, 과거의 음악을 찾아서

 

<버스커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답니다>

 

오랜만이네요, 에디터 이후입니다.

혹시 당신은 신촌의 음악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이제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든 버스커들의 노랫소리인가요? 

혹시 홍익 문고 앞 피아노에서 연주하는 누군가의 잔잔한 플레이리스트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코로나가 휩쓴 쓸쓸한 거리에 어울리는 우울한 재즈일까요.

 

당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든,

오늘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주제를 가져와 봤어요.

신촌의 거리 뿐만 아니라 상가에도 음악이 가득합니다. 카페나 음식점에 들어가면 신나는 가요들을 틀어 놓은 곳도 많고, 클럽 음악이 크게 들리는 술집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음악들은 당신이 더 잘 아실 테니, 저는 신촌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과거의 음악들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당신이 모르실 수도 있고, 알고 있지만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던 예전의 노래들을 찾으러 함께 연세로로 출발해 볼까요?

 

 


<덩실덩실>

1. The Blues Brothers

연세로의 한 구제 의류점 간판 위의 춤추는 남자들, 진정한 신촌러라면 이리저리 지나다니며 많이들 보았을 텐데요. 이들은 한명은 통통하고, 한명은 길쭉한데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 양복을 입고 있어요.

이 그룹은 <Blues Brothers> 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코미디언 겸 가수로, 1976년에 결성되어 활동했습니다. 코미디언이라 그다지 음악성이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전설적인 블루스 아티스트들과 여러 차례 협업을 하는 등 음악사에 아주 큰 자취를 남긴 사람들입니다! 구두를 신고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아주 흥이 오르는 군요.

 

Blues Brothers – Soul Man(1978 Saturday Night Live)

<1978년 미국 SNL에서 공연하는 블루스 브라더스를 보고 가시죠!>

 

 


<우드스탁 정면. 자전거가 뭔가 잘 어울리는.>

2. WOODSTOCK

그곳에서 신촌 서쪽의 작은 길로 들어가다 보면, 술집이 즐비한 거리 한가운데서 낯선 곳을 하나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창문이 없고, 반쯤 열린 붉은 문의 술집, 문 틈에선 롤링 스톤즈의 노래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술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당신은 매료될 지도 모릅니다. 이곳은 <Woodstock>입니다. 

우드스탁은 90년대부터 창천동의 이 자리를 지키던 락 카페입니다. 과거엔 신촌, 이대 등지에 락을 전문으로 틀어주는 카페가 많았습니다. 마치 바텐더에게 칵테일을 부탁하듯, 락 카페 사장님에게 좋은 락 음악을 주문하던 예전의 그 느낌. 거리에서 클럽 노래가 공허하게 울려퍼지는 2020년에도 우드스탁에는 그 감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woodstock festival>

 

당신, 혹시 이 유서 깊은 술집의 어원이 궁금해지지 않았나요? 우드스탁은 1969년 미국에서 개최된 전설적인 뮤직 페스티벌입니다. 이 축제는 히피 문화의 절정이었고, 현대 락 페스티벌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축제입니다. 단 한번 개최된 이 축제에서는 더 후,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빛냈죠.

 

Jimi Hendrix – National Anthem(1969 live at Woodstock Festival)

https://youtu.be/TKAwPA14Ni4

<지미 헨드릭스의, 당시 베트남 전쟁에 절어 있던 미국을 비꼰 안티테제.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PJ는 사장님의 영어 이름 약자라고 합니다.>

3. Bohemian PJ

우드스탁의 기타 그래피티에서 눈을 왼쪽으로 돌리면, 아주 유명한 프레디 머큐리의 시그니쳐 포즈와 함께 <보헤미안 피제이> 라는 바가 눈에 띕니다. 누가 봐도 이 술집의 사장님은 퀸의 팬이실 것 같죠? 당신이 익히 알듯이 이 바의 이름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당시 싱글 치고 긴 러닝타임과 독특한 곡 구성으로 주목을 받은 곡이죠.

 

<간판의 바로 그 포즈>

 

어쨌든 보헤미안 피제이는 그 이름에 걸맞게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스피커와 우퍼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여기서는 음악을 신청할 수 있는데, 당신이 요청한 곡이 그 좋은 음향장비에서 나오는 기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혹여 신청곡을 바로 틀어주지 않아도 낙담하지 마세요. 곡들을 재생하는 순서는 사장님의 마음대로니까요. 천천히 여유롭게 당신의 노래를 기다리시면 됩니다.

 

Queen – Radio Ga Ga(Live Aid 1985)

 

 


<조금 낡아 보이는 비틀즈 간판>

4. Beatles

엘피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엘피가 듣고 싶지는 않은가요? 여기 골목에서 한번만 돌면 당신이 원하던 엘피바가 있습니다. 이곳의 이름은 <Beatles>입니다. 정면엔 누가 봐도 음악을 좋아하시는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듯한 느낌의 나무계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입구에서 들려오는 브리티쉬 락을 들으면 이곳이 이름 값을 제대로 한다는 느낌이 확 들죠. 

실제로 들어가 본다면 당신은 안쪽 벽을 꽉 채운 거대한 엘피 책장을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데군데 해지고 너덜너덜한 것도 있고, 반짝반짝한 새 엘피도 있는 게, 마치 작은 음악 도서관에 온 느낌입니다. 이곳 사장님은 신청곡을 받습니다만, 엘피가 없는 곡은 틀지 않습니다. 현대 디지털 시대에서 모든 노래를 아날로그로 재생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인 바입니다. 

 

<1967년,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발매 직후>

 

비틀즈는 당신이 알고 있듯이, 영국 출신의 세계 최고의 밴드입니다. 그들이 현대 대중음악의 기초를 다져놓았다는 것은 모두가 이견 없이 동의할 정도로, 밴드음악 역사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지금 쓰이는 거의 모든 코드 진행이 비틀즈에 의해 만들어졌을 정도니까요. 아무튼 이러한 이름 때문에 당신은 여기에서 비틀즈 노래를 꼭 들어야겠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방문하기 전에 7, 80년대 노래를 조금 알아간다면 당신의 귀는 훨씬 더 즐거워질 겁니다.

 

The Beatles – Don’t Let Me Down

<비틀즈의 마지막 콘서트 a.k.a the Rooftop Concert(1969)>

 


5. 세시봉

비틀즈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도 우리가 찾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세시봉입니다. 지금까지 보았던 곳들이 외국의 음악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이곳은 한국 최초의 대중음악감상실의 이름에서 따 온 세시봉을 모델로 한 곳입니다. 

세시봉은 1950년대 서울 종로에서 개업한 라이브 카페였는데요, 송창식 등의 여러 유명 아티스트들이 세시봉을 거쳐 갔고, 그 후 인기를 얻어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세시봉에도 공연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뮤직 펍으로서는 사운드도 꽤나 훌륭하구요. 특히 입구의 스타일과 분위기는 여느 공연장 못지 않네요.

 

https://youtu.be/Gqm89q3d7Uw?t=80

<세시봉을 거쳐갔던 포크 레전드들의 합동 공연>

 

 


<기타… 쳐보시지 않겠어요?>

 

당신은 이렇게 멀지 않은 신촌에서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옛날의 음악을 직접 느껴 본 적은 없지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이런 감정을 뭐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하지만 저와 방금 둘러 보았듯이 당신이 찾아 들을 수 있는 과거의 음악과 그것을 함께할 맥주가 있는 곳은 신촌에 무척 많습니다.

 

당신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얘네처럼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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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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