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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1 · 05 · 19

155. 산책길의 네 계절

Editor 챌라또

처음이었다. 

공간에 비밀을 약속한 적. 아주 가까이 있지만 놀라울 만큼 한적한 것이 신기해서였나. 나무 밑동 비슷한 것에 한참이나 가만히 앉아있어도 사람 한 명 지나가지 않는 게 새삼 신기해서. 나는 타지 못하는 전동 스쿠터와 자전거, 수많은 발자국으로 소란한 틈에서 딱 서른 걸음. 서른 걸음도 채 안되는 곳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게 당황스러워서. 그렇게 조용히 눈을 감았다 뜨면 상상했던 모든 하늘과 모든 풀잎, 모든 색과 모든 살랑임이 그대로 펼쳐지는 게 어이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서. 그래서 엉겁결에 나는 이 공간을 비밀에 부치기로 해버렸다. 신기하고, 당황스럽고, 놀랍고. 예뻐서. 

 

참 고요한 예쁨이었어

 

그 봄, 꽃가루 때문이었을 테다. 공공장소에 그까짓 비밀 하나 만든 것 가지고 안절부절할 내가 아니지. 그럼, 그렇고 말고. 아무튼 설명하기 힘든 괜한 죄책감과 묘한 간질거림이 합쳐져 재채기가 나오려는 딱 그 무렵, 바알간 볼의 너를 만났지 뭐야. 

 

처음이었다. 공간에 사계절을 약속한 적. 아마 우리가 처음 분홍빛 비를 맞은 날 그렇게 말했었던 것도 같다. 꼭 여기서 여름의 초록, 가을의 빨강, 그리고 겨울의 하양을 보자고. 하얗고 여린 종이가 온통 물들어 투명히 번질 때까지 색을 한 움큼 모아보자고.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나면 다 번져 찢어지기 직전인 이상한 수채화 한 폭이 완성되겠지, 하고 혼자서 약간은 창피한 상상을 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또 하나. 그 모든 붓질의 순간마다 너, 네가 이렇게 내 왼편에 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별 뜻은 없었다. 이왕 처음 비스무리한 걸 같이 한 김에, 앞으로도 같이 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유치한. 

 

수 많은 오름, 그 끝에

 

가장 뻔하지만 기적 같은 일. 작은 산책로는 그 모든 장면의 증인이었다. 연세대학교 학생보다 연대 뒷동산 산책을 즐겨 하시는 등산복 차림의 어르신들을 더 많이 마주치는 그 곳. 학교를 구석구석 잘 아는 친구들도 전혀 모르거나 아무 생각 없이 통과해버리고 마는 그 곳. 강의실 옆, 약속한 것마냥 모여 담배를 태우는 곳과 꽤나 가까워 가끔 숨을 흡- 하고 셋을 세어야 했던 그 곳. 몇 차례의 지옥철 환승을 거쳐 도착한 신촌역에서 유플렉스 쪽 출구의 무거운 유리문을 열고 나와, 상당한 운때를 필요로 하는 연대 앞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너, 정문에서 백양로를 따라 주욱 걸어오다보면 나오는 언더우드 동상을 지나쳐 올라간 뒤, 학식이 맛있기로 소문이 난 청경관의 뒷편으로 꺾어 들어가, 우거진 나무 틈새로 조그맣게 보이는 돌계단을 힘겹게 밟아 올라가면, 그 수 많은 오름 끝에 다다를 수 있었던 그 곳. 생각해보면 뭐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여기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던, 그런 곳. 끝없는 터널을 걷다 마침내 고요하고 여린 햇살 한 줄기를 마주하기 직전의 두근거림과 같은 위안. 그런 곳의 비밀을 공유한 것에 대한 무게만큼일까. 그 곳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은 미처 준비되지 못한 나를 두고 온통 너로 뒤섞여, 네 살 냄새처럼 짙은 풀향이 났어. 맞아. 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턱 끝이 찌릿한 순간들이 있다. 너무 달아 이가 아픈 순간들도. 생각이 채 단어가 되기 전부터 눈에서 주르르 떨어지던 순간들. 온 몸으로 기억하는 순간. 느려졌던 보폭과 일렁이던 마음, 그리고 바람인가 비인가 헷갈렸던 분홍. 맞아 우리는 항상 비를 몰고 다녔지. 그리고 그 땐 세상에서 가장 예쁜 비를 맞았었던 것 같네.”

 

 

무언가가 떨어지는 순간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나는 유난히 떨어지는 것들을 싫어했었다. 아니, 애달피 여겼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를 정확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문학 시간 밑줄을 긋고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받아 적었던 구절을 이해하기엔 중학교 때의 나나 스물 다섯의 나나 별 차이 없이 어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때가 오면 어김없이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 것만 같은 생각에 아이처럼 치맛자락을 붙들고 싶었는지도. 떨어지는 모든 것 뒤에는 다른 어여쁜 것들이 오게 마련이지만 나는 아직도 지는 것들이 슬프고, 외롭고, 또 미련이 된다. 그래서일까, 한 번도 벚꽃이 지는 걸 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나는 없었다. 

 

유독 바람이 살랑살랑 잘 불었던 날, 처음으로 같이 올라간 산책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지는 것들에 슬프지 않고, 외롭지도 않았던 것 같아. 하롱하롱, 글 위에서 상상만 하던 말이 눈 앞에 수 놓이는 그 순간에, 마치 벚꽃이 떨어져 네가 된 것 같았으니까. 나리는 이 분홍빛 이별 뒤에 어여쁜 네가 온 것만 같아서. 신기하게도 그 벚꽃 비를 맞은 다음부터 나는 떨어짐에서 자주 새로운 시작을 보곤 했어. 지금까지 왜 보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많이.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이별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조금은 아름다웠다 여길 수 있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길이었고, 너였기 때문인가봐. 

 

강렬한 첫인상 때문일까, 그 날 이후 나는 수업이 빌 때마다 산책길을 찾았어. 등교할 때는 죽도록 싫던 꼭대기의 과 건물이 이제는 산책길과 가까워 용서가 되었고, 수업이 오 분이라도 일찍 끝나는 날에는 산책길을 거쳐 다음 수업을 갈 생각에 들떴고. 캠퍼스 정 반대편에서 수업을 듣는 너에게는 멀었던 길이라 대부분은 나 혼자였지만, 갈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네 생각이 나 항상 사진을 찍어두곤 했네. 고요한 풍경에 잠겨 멍하니 있다 늦어버린 수업을 향해 뛰느라 미처 다 보내지 못한 것들이 많긴 했지만. 그래서인지 풍경 사진이 거의 전무한 내 사진첩에서 유일하게 간직되는 자연은 개나리, 철쭉, 그리고 이름 모를 봄 꽃들로 알록달록 가득한 산책길이었어. 

 

너에게로 가는 길은 늘,

 

 

 

여름


“유약한 손으로 잡아보려 하면 할수록 틈새를 비집어 흘러나오고는 하는. 찬란한 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 여름의 해일 거야. 간신히 해가 삼켜진 밤에도 여전히 뜨거웠던 나무 밑동에 앉아 우리는 몰래 웃고 또 죽도록 많이 울었지. 움켜쥐기엔 너무 뜨겁고 놓기에는 너무 찬란한 서로였기에. 온통 엉망이 될 때까지 가보자, 했어.”

 

 

봄의 길이 동화였다면, 여름의 길은 수필이었다. 두둥실 떠있던 비눗방울을 톡 하고 터뜨린 것처럼 우리는 땅에 발을 디뎠고 하루 내 달구어진 땅은 뜨거워 아픈 날들이 많았다. 아플수록 잡았어야 하는데 아파서 자꾸만 손을 놓았고, 남몰래 소리내어 펑펑 울 수 있는 곳으로, 그 여름의 산책길은 기억되었던 것 같다. 

 

내가 생애 첫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산책길은 여러 시간의 얼굴을 한 채로 나의 하루에 있어주었다. 일교시 수업 시작 전의 아침 공기와 새들의 소리로, 오후 수업이 끝난 후 기숙사로 걸어 올라가는 길의 고즈넉한 사선의 햇볕으로, 맨 얼굴에 아무 옷이나 걸쳐 입고 나와 폼프리츠에서 맥주 두어 잔을 마신 뒤 폴짝이며 돌아가던 선선한 여름밤의 바람과 별과 음악으로. 아마도 산책길을 가장 많이 간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이 쯤이었으리라. 

 

마찬가지로 기숙사 생활을 하던 너였기에 우리는 자주 밤의 산책길을 즐기고는 했다. 낮의 시간에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기는 했지만 밤에는 더욱 고요했기에 이 모든 공간이 우리 것인 마냥 행복했었던 날들도 있었던 것 같고. 그러나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가까이 오래 있으면 있을 수록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기는 순간들이 많아졌고 예쁜 말로는 차마 꺼내기 어려운 응어리들이 뭉쳐서 점차 커졌다. 마땅히 다투고 마땅히 울 장소가 없었기에 우리는 자주 그 길을 찾았던 것 같다. 

 

하루는, 비가 오는 날 술을 진탕 마시고 기숙사 통금을 놓쳐버린 나였어. 그런 나를 두고 혼자 기숙사로 들어가 나와주지 않던 너에게 어떻게 이별을 고해야 할지 고민하며 그 산책길 나무 밑동에서 덜덜 떨며 밤을 샜었어. 또 하루는,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로 너와 다투고 핸드폰도 꺼버린 채 기숙사에서 산책길에 도착할 때까지 펑펑 울며 걸어갔었지. 한참이나 그 길에 앉아서 우는데 넌 어떻게 알고 나를 찾아와서 익숙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미안해, 하고 나를 안았던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마카롱 한 박스를 들고. 울다가도 마카롱은 먹어야 했었는지, 그 때 그 맛이 아직도 선명해. 맞아. 그 여름 우리는 울다가 먹는 마카롱의 딱 그런 맛의 연애를 했던 것 같네. 쌉쌀달콤한 여름 밤의 맛. 

 

내겐 보랏빛이었고

 

 

 

 

가을


“빨강을 좋아하는 나와 노랑을 좋아하는 너. 유난히 빨강과 노랑이 많았던 그 너울에서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서늘한 바람이 무서워지곤 했다. 사그락 사그락, 떨어진 잎을 밟는 그 소리가 좋아 네 손을 끌고 몇 번이고 그 언덕을 오르내렸던 것 같아. 아이처럼 좋아하는 나를 너는 아마 가을 하늘이랑 비슷한 미소로 예뻐했던 것 같고.”

 

 

참 신기한 게, 영원할 것 같던 더위는 정말이지 소리소문 없이 물러간다. 그렇게 정신을 쏙 빼놓던 너와의 여름, 그 뜨거움은 놀라울 정도로 잔잔히 식었고 그렇게 가만히, 가을이 왔다. 가장 기대했던 가을의 산책길은 어때, 기대할만 했지? 하는 것처럼 예뻤다. 온갖 색으로 파도를 만들면 딱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채롭고 웅장하기까지 한 단풍들로 채워진 길은 막 액자에서 튀어나온 그림 같았다. 빨강, 노랑, 초록으로 채워진 점묘화처럼 하늘부터 바닥까지 흩뿌려진 단풍잎들을 밟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그 길이 끝나 있어 한참을 다시 돌아 걷고, 또 걷곤 했던 것 같다. 

 

한 차례 전쟁같은 뙤약볕을 겪은 우리도 서로에게 적당한 온도로 맞추어 식었다. 나는 빨강을 너는 노랑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잠이 없어도 너무 없는 나와 달리 너는 잠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나는 주량이 너보다 셌지만 항상 먼저 취하는 건 내 쪽이라는 것도. 너는 사람들과 좋게 잘 지내는 것이 중요했고 잔 걱정이 참 많았다. 나는 성격이 급하고 내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종종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뜨거운 여름을 걸어내며 알게 된 것들로 우리는 조금은 더 선선하고 선명한 가을을 맞이했던 것 같다. 

 

우리가 조금은 어색하던 그 봄의 어떤 날에, 손을 잡고 걷다 불쑥 나는 오른쪽에 서는 게 좋다고 말했던 것 기억나? 이유는 단순히 내가 왼 얼굴이 더 마음에 들기 때문이었고. 다시 생각해도 조금은 어이없는 이유였지만 그때를 시작으로 늘 너는 왼쪽, 나는 오른쪽이었어. 그 자리가 익숙해지던 어느 가을 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너는 왼쪽, 나는 오른쪽 이렇게 산책길을 걷던 중이었고, 잠시 나무 밑동에 앉았다 가자던 너는 불쑥. 내 오른쪽에 앉아봐도 되냐고 물었지. 그렇게 한참을 내 오른편에서 조잘조잘 얘기를 하던 너는 또 불쑥 그랬어. 오른 얼굴도 예쁜데. 그런 가을이었어. 익숙해져 한결 편했지만 새롭게 더 예뻤던. 그런 점을 더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그런 가을. 

 

그 길에 기대어 쉴 수 있었어

 

 

 

 

겨울


“소복이 눈이 쌓이면 쌀포대를 가져다 썰매를 타자고 했었다. 쌀포대를 어디서 구해야하는지도 모르면서. 여민 옷깃을 기어코 뚫고 들어오는 차가워진 공기를 마주하기 싫어 이를 악문 보랏빛 미소가 더 간절했는지도. 유난히 눈이 안 온 해였던 것 같아, 그치? 끝내 그 하양에는 우리의 자국이 없었던 걸 보면.” 

 

 

파도와 같은 단풍이 밀려왔다가 쉬이 간 그 어디쯤이었던 것 같다. 들를 때마다 앙상해지던 가지들을 보게 됐던 게. 추위를 잘 타지만 두껍게 입는 걸 싫어하는 나는 유난히 겨울의 외출을 꺼렸다. 산책을 하기에는 너무나 찬 공기 탓인지, 앞선 계절들보다 조금은 덜 예뻐진 탓인지, 산책길을 향한 발걸음은 점차 줄어들었다. 누군가 그랬던 것도 같다. 안하는 것도 습관이 되는거라고. 그렇게 참새 방앗간처럼 매일 찾던 산책길이었는데. 하지 않는 습관은 하는 습관보다는 훨씬 빨리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된 첫 겨울이었다. 

 

눈이 왔으면 했다. 진눈깨비나 싸락눈 말고, 함박눈이. 그것도 오래오래 곱게 와서 소복이 쌓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눈이 하얗고 예쁘게 쌓이면 너와 썰매놀이를 하려고 했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겁이 많았던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썰매를 타본 적이 없었네. 산책길의 적당한 경사와 함께 네가 옆에서 같이 달려준다면 그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느닷없이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눈이 오면 오랜만에 같이 산책길을 가자고. 가서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자고. 꼭 약속하자고. 

 

끝내 눈은 오지 않았어. 아니, 눈은 왔겠지. 우리에게 주어진 눈이 없었던거야. 썰매는 못 타도 산책길에 쌓인 눈에 우리 발자국은 꼭 남기고 싶었는데. 짧은 기숙사 생활을 끝내고 겨울 방학이 시작되면서 함께 학교에 갈 일은 점차 없어졌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산책길 눈의 약속도 잊었던 것 같아. 참 웃기지. 이런 사소한 일에 약속을 했다는 게. 돌이켜보면 불안해서였던 것 같아. 살을 에는 바람 때문인지, 뜸해지는 모든 것들에 불안해서. 

 

마지막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처음보다는 더욱 최근의 일인데, 기억은 훨씬 흐릿하다. 특별하다고 믿었던 처음과는 달리 너무나 평범한 끝이어서일지도. 그렇게 뜸해지는 모든 것들 속에서 우리는 산책길의 겨울처럼 그렇게 서서히 멀어졌다. 눈이 왔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미련한 생각도 했다. 그 겨울, 한 번이라도 더 산책길을 같이 갔다면 아직 우린 함께일 수 있었을까. 

 

모든 길과 쉼에 진심으로 고마워

 

가끔은 너와 함께 칠한 산책길의 수채화를 가만히 펼쳐보곤 해. 처음의 분홍부터 끝내 보지 못한 하양까지 전부 다. 완성된 그림은 색으로 닳고 닳아 헤져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나만 볼 수 있는 이상한 그림일 줄 알았는데. 참 예쁘더라. 놀랄 만큼. 색만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그림에서는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가만히 흔들리는 많은 것들이 들리고, 짙은 풀 향이 났어. 봄의 바람과 여름의 햇볕, 가을의 하늘과 겨울의 공기가 합쳐진 짙은 풀 향.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그 그림 앞에서 나는 한참이나 서성였어. 꽤나 오래도록. 그건 아마 그 풀 향 때문이었을거야. 그리고 그건 아마 너였을 테고. 

다시 온 봄, 나는 가끔 산책길을 가. 이번 봄에는 그 분홍 비를 맞지는 못했네. 

 

 

 

 

 

 


 

연세대학교 신학관 뒤 편 작은 산책길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든.

 

챌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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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라또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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