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송서연, 에디터 송사리
안녕하세요 송사리 에디터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잔치 한 학기 활동을 끝낸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인 송서연이라고 합니다.
송서연, 에디터 송사리
에디터 명이 ‘송사리’인데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에디터 명 정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송사리였어요. 사실 어릴 때 되게 싫어했던 별명이에요. 송씨면 무조건 송사리였어서(웃음).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이상 아무런 별명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렇게 싫어했던 별명이 애정있게 불렸던 거 같고, 기억에도 잘 남아서 ‘송사리’로 정하게 된 거 같아요.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송사린데 그걸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간단하면서 기억에 잘 남고 애정이 담긴 이름이 적합할 거 같아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별명 누가 제일 먼저 불렀는지 기억나세요?
진짜 어릴 때여서 누가 제일 먼저 시작했는지는 기억 안 나는 거 같아요. 초등학교 1, 2학년때부터 불렸는데 그땐 송사리라는 별명이 너무 싫었어서 난 왜 송씨지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차라리 김, 이, 박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런생각도 하고(웃음).
맞아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귀엽지만 그땐 이름 때문에 지어진 별명을 정말 싫어했던 거 같아요. 그럼 글 얘기를 조금 해볼게요. 첫 글 never surrender에서 자는데 방해된다고 새벽에 쫓겨났던 그 처음의 신촌과 현재의 신촌에 대한 느낌은 어때요? 처음과 지금의 느낌이 달라졌을 거 같아요.
옛날에는 신촌이 내가 있을 곳이 아닌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대학 생활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언제가도 편한 곳이 된 거 같아요. 그래도 저에게 신촌이란 아직도 쫓겨나는 곳이긴 해요(웃음). 제가 대학생이 된 후로는 방역 수칙 때문에 9시만 (혹은 10시) 되면 나가야 해서요. 하지만 무엇보다 신촌이 주는 그 기운이 저에게 많은 시도를 하게 해요. 그리고 이미 익숙해질 만큼 자주 갔는데도 저 스스로도 많이 변해가는 걸 느껴요. 예를 들어 흥미도 없었던 낚시 카페에 간다던지, 혼자서 도넛 먹으러 굳이 신촌까지 간다던지. 사소하면서 색다른 경험들을 하면서 저도 몰랐던 제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신촌의 어느 낚시 카페
첫 글 제목이자 서연님의 첫 타투 never surrender 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타투를 하고 싶었는데 뻔한 건 하기 싫었어요. 그리고 정교한 그림보다는 낙서 타투를 하고 싶었어요. 좀 모나 보여도 그 자체로 매력적인 낙서 타투나 거리 미술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자연스럽게 고르게 된 거 같아요. 타투가 무의식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수단일 수 있으니까 삶의 태도 자체가 도전적이면 좋겠어서 이 문구로 정하게 된 거 같아요. 또 원래 도안은 이 캐릭터가 울상이었는데 웃는 걸로 바꿔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타투를 여러 개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독립하고 나가살라하셔서(웃음). 그래도 안 보이는 곳에 타투를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다음 건 문구 말고 그림인데 제가 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그림인 거 같아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렇게 살려고 노력 해야지 라는 생각을 담은 그림을 하고 싶어요.
never surrender
항상 새로운 글 형식을 찾아내려고 하시는 거 같아 저도 볼 때마다 매번 놀라는 거 같아요. 글 형식에 대한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는 건가요? 생각해내신 과정이 궁금해요.
첫 글은 친구가 이메일을 보여줬을 때 그 이메일만 담고 다른 내용은 그냥 글로하려다 아예 다 메일 형식으로 해버리면 괜찮겠다 싶어서 전체 형식을 이메일 형식으로 하게 되었어요. 두번째 글 형식은 사실 첫번째 글 쓸 때부터 생각했던 형식이었어요. 그런데 이메일 형식으로 쓰게 되면서 못 썼기 때문에 두번째 글에서 시도를 했어요. 썼던 글들을 따로따로 다 캡쳐해서 해보면 재밌겠다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보통 형식을 먼저 생각하고 글을 쓰는 편인 거 같아요.
사실 글들이 길진 않잖아요. 문장들도 짧고. 그런데 그 짧은 글들에 솔직한 마음들이 담겨서 그런지 항상 여운이 남는 거 같아요.
사실 글 쓸 때 너무 너무 괴로웠어요. 처음엔 글 쓰는 것 자체가 되게 두려웠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마음을 비우고 쓰려 했고 점점 간결해지고, 솔직해졌던 거 같아요. 처음엔 나만 보는 글이라 생각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던 말들을 썼어요. 그래서 검토하는 걸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그 글을 읽어야 하고 그 감정을 다시 떠올리기 너무 힘들어서요.
아트 팀 글에서 ‘중구난방’ 이라는 제목이 글 내용과 서연님과 너무 잘 어울려요.
제목을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닌데, 각자 키워드를 정하자는 말이 나와서 하루종일 뭘로 해야하나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 글 전체를 아우를만한 한 단어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게 좋을까 하다가 제 흩어진 생각들과 다양한 장소들을 담을 수 있는 단어가 ‘중구난방’이겠다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마음에 들어요.
신촌에서 쫓겨나던 시절, 연희사러가쇼핑센터에서 만났다가
21살이 된 이후 한 번 더 방문했을 때 똑같이 제자리에 있어 반가웠던 코끼리들
잔치에 들어오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있나요?
20살 때 처음 잔치 모집 게시글을 봤을 때 너무 지원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용기가 없어서 말았었어요. 그러다가 1년 뒤에 또 모집 글을 보고 이번엔 지원해야겠다 생각 들었어요. 제가 한 곳에 고여있는 느낌을 받았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좋아하는데 자신이 없어서 시도를 못했던 분야인 거 같아서 그걸 깨보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저에겐 새로운 시도였어요.
잔치 활동이 서연님에게 새로운 시도였던만큼 한 학기 활동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 거 같나요?
생각보다 글 하나 쓰는 게 굉장히 만만치 않구나 많이 느꼈어요. 다른 분들 글을 읽으면서 배우는 점이 정말 많은 거 같아요. 제 글은 아직 형식적인 부분에서 엉성한게 많은데 되게 짜임새 있는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애정이 가득 담긴 글들을 보면서 태도도 많이 배운 거 같아요. 적극적으로, 열정 가득하게 활동하시는 분들 보면서 결과물만이 아니라 잔치 활동에 임하는 자세도 많이 배웠어요. 많이 배웠으니 앞으로 달라질 예정입니다(웃음). 다음 학기 활동에서는 제 글에 좀 더 정성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창 시절에는 발표 같은 걸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사실 생기부에 써야 되니까 거의 강제적으로, 억지로 했던 거였어요. 그러다 보니 막상 성인이 되어서는 나서서 하는 일들을 아예 안 하게 된 거 같아요. 그런데 잔치 활동은 어떻게 보면 주도적으로 하는 거니까. 첫 잔치 회의 때는 제 생각을 말하는 게 너무 무서웠었어요. 그런데 계속 하다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진 거 같아 개인적으로 잔치에게 고마운 거 같아요.
벌써 2022년이잖아요. 개인적으로 올해 꼭 하고싶은 게 있나요?
지난 2021년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후회되는게 사소한 것들에도 겁을 많이 냈던 거예요. 주변 사람들이 보면 그냥 잘 지내는 거 같아 보이겠지만 속으로는 혼자 오두방정 떨면서 사소한 거 하나에도 신경 쓰는 편이어서 2022년에는 겁을 내지 않고, 내려놓고, 제가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에겐 그게 너무 스트레스였던 거 같아요. 오히려 인간관계 같은 문제에서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데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2022년에는 극복하고싶어요.
다음 학기에는 어떤 글을 쓰고 싶나요?
어떤 글을 쓰고싶다기보다는 이번 학기 글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좀 더 나은 글을 쓰고싶다 생각했어요. 앞에서 말했듯이 글 쓰는 게 괴로웠었는데 이번엔 글에 애정도 많이 담고 글 쓰는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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